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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지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

블록체인기반 식품콜드체인, 데이터신뢰성 회복 ‘첫걸음’
관계사 참여독려…소비자관점 콜드체인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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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콜드체인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신선화물의 국가간 교역량도 증가하는 가운데 해상으로 운송되는 화물의 비중은 전체 교역량의 약 8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교역량은 99%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내륙운송과 해상운송의 융합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원장 장영태, 이하 해수원)은 해상운송 비중은 높지만 대부분 해상운송구간 온·습도정보가 참여주체 간 공유되지 않고 컨테이너도 수동관리되는 해상·항만에서의 식품콜드체인 관리현황을 점검했다. 이를 통해 생산지부터 소비지까지 완벽한 콜드체인연구를 진행해 ‘블록체인 기술기반 식품콜드체인 구축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 책임자인 조지성 해수원 항만연구본부 전문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해수원을 소개한다면
해수원은 국무총리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해양이나 수산·항만·물류분야와 관련된 여러 R&D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했다. 연구부서는 △해양 △수산 △항만 △해운의 4개부서로 이뤄졌으며 각각 부서별 본연의 업무는 물론 공동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항만연구본부 첨단항만연구실에서는 미래지향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수요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콜드체인분야는 수산연구본부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두고 있다가 최근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뛰어들었다.

▎국내·외 콜드체인 시장규모는
콜드체인산업의 범위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구분돼있지 않아 시장규모 추정값도 발표기관마다 다르다. 글로벌시장은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이나 그랜드뷰리서치 같은 전문연구기관이 매년 콜드체인 시장규모를 파악하는데 편차는 ±10% 정도다. 그랜드뷰리서치는 콜드체인시장을 △보관 △운송 △모니터링으로, 리서치앤리서치와 마켓앤마켓은 △보관 △운송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랜드뷰리서치는 전 세계 콜드체인 시장규모를 2014년 100조원, 2019년 180조원, 2025년 420조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9년 글로벌 물류시장규모를 9조달러로 추산했으니 글로벌물류에서 콜드체인규모는 2% 정도로 측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 콜드체인시장은 작았지만 최근 수치로는 10년안에 4.2배 성장했으니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슈가 있을 때 그 시점에서 콜드체인시장을 추정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2~22조원으로 편차가 10배 이상되기도 한다. 글로벌시장의 성장세만큼 우리도 관련연구를 깊이 해야겠다는 의견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기술 필요성과 장점은
국내 식품콜드체인은 △많은 서류/기록물 유지관리비용 △온·습도 관리를 위한 인프라·표준안 미흡 △다원화된 관리부처·체계 △이력추적시간 단축 필요 △데이터 위변조 가능성 △낮은 소비자 신뢰도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블록체인기술을 도입하면 △식품이력 데이터 신뢰성 확보(데이터 위·변조 불가, 소비자 신뢰도 제고, 생산-가공-유통-판매 세부정보 확인가능) △거래 효율성 제고(생산, 유통단계별 이력정보, 증명서 등 블록체인 저장해 시간·비용 절감) △식품 오염발생 시 신속한 추적 가능(유통과정 추적시간 10분 이내 단축가능) △4차산업혁명 기술결합 가능성(IoT·블록체인 결합기술로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가능) △공평한 정보접근성(생산자, 중간 유통관리자, 소비자정보 공유가능) 등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모든 블록체인 참가자는 과거로부터 데이터 추가 히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어 정보의 신뢰성이 높다.

블록체인기술은 누구라도 승인없이 네트워크에 참여해 읽고 쓸 수 있는 비허가형과 특수한 사람이나 기관만 참여하며 세밀한 제어를 허용하는 허가형으로 분류된다.

블록체인기술의 전면도입을 위해서는 참여자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며 허가형·비허가형 블록체인 중 허가형 블록체인의 보안성이 비허가형보다 더욱 뛰어나다.

▎해외 블록체인기술 도입사례는
해외 대표적인 블록체인기술 도입사례는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Musk)가 개발한 트레이드렌즈(Tradelens) 플랫폼과 벨기에 엔트워프항(Antwerp) 넥스트포트(NxtPort) 플랫폼이 있다.

스마트 리퍼컨테이너는 대표적으로 덴마크 컨테이너선사 머스크가 개발한 RCM(Remote Container Management)시스템이 있는데 RCM은 기계가 스스로 온도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플랫폼에 올리며 필요한 사람에게 데이터를 공유한다. 문제가 생기면 실시간으로 공유해 처리한다. 머스크 트레이드렌즈 플랫폼은 자사와 참여사정보를 공개하면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레이드렌즈 플랫폼은 글로벌선사와 터미널운영사, 포워더, 일부 관세청과 금융기관도 참여해 물류원스톱플랫폼을 구축했다. 머스크는 전세계에 흩어진 자사 리퍼컨테이너를 스마트 리퍼컨테이너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벨기에 엔트워프항 넥스트포트 플랫폼은 터미널운영사, 선사, 포워더, 화주, 내륙운송사, PA까지 포함해 플랫폼을 만들고 참가자가 정보를 제공하면 넥스트포트 운영사는 비효율성 개선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향후 연구계획은
올해는 태국과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가 협업해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한국에서 태국까지의 해상운송은 보통 8~10일이 소요되는 데 신선제품을 냉장으로 운송했을 때 품질유지관리가 애매한 구간이다. 품목을 바꿔가며 1~2차년도를 진행하고 3차년도에는 서플라이어-바이어 매칭모델과 소싱, 콘솔 의사결정모델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데이터3법(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정부부처별로 데이터활용도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

콜드체인이나 서플라이체인의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예전에는 공급자나 중간제조업자, 유통업자의 관점에서 이를 봤지만 이제는 최종소비자 시각으로 콜드체인관리가 이뤄져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