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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되는 글로벌 냉매 규제…암모니아·CO₂ 등 자연냉매 주목

신선·냉동·냉장식품 콜드체인시장 급성장
산업용 냉동분야, 자연냉매 R&D 지속 확대
국내 고압가스관리법, 자연냉매 확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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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발효된 몬트리올의정서는 오늘날까지 가장 성공적인 환경협약으로 회자된다. 이 협약은 98%의 오존층파괴물질(ODS: Ozone Depleting Substances)을 단계적으로 폐지시켜 오존층을 거의 회복시켜 놓는 성과를 이뤘다. 

1980년대 이후 오존층 고갈위험이 있는 CFC기반의 냉매사용이 금지되면서 대안으로 HCFC(특히 R22) 냉매가 개발됐으나 1992년 11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4차 몬트리올의정서 가입국 회의를 통해 HCFC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HFC냉매는 1990년대 초반부터 가장 일반적인 냉매로 사용되고 있으나 2010년도부터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규제가 시작됐으며 HFC계열 냉매와 관련된 키갈리 개정의정서가 2016년 10월 발표됐다. 

파리협정 제2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키갈리 개정의정서 또한 전세계 평균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많은 국가에서 이 협정을 비준하고 HFC소비와 생산을 점진적으로 감축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HFC냉매 평균 소요량을 기준삼아 2024년부터 생산 및 수입 추가 생산을 전면 금지하고 2029년까지 10%, 2045년까지 80%를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이에 따라 HFOs(Hydrofluoroolefins)로 대표되는 low-GWP 대체물질을 개발해 사용함과 동시에 지구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물, 암모니아, 질소, 이산화탄소, 프로판, 부탄 등의 자연냉매 연구와 적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냉매규제 강화…자연냉매 전환 
시장조사기관인 리포트앤데이터(Reports and Data)에 따르면 세계 자연냉매시장은 2019년에 12억6,000만달러에서 2027년 28억8,000만달러로 연평균 10.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자연냉매의 주요 소비지역 중 한 곳이며 2019년 가장 높은 소비율을 보였다. 

아·태지역은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자연냉매가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2027년까지의 예측 기간동안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지역은 광범위한 자연냉매 사용에 힘입어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11.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미국환경보호국(EPA: The United State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으로 대표되는 미 정부기관은 2020년까지 대부분의 상업용 장비에 R404A, R134a와 같은 HFC계열 냉매사용을 금지시켰다. 또한 유럽은 F-gas규제를 통해 GWP가 2,500 이상인 R507A, R404A와 같은 냉매사용을 금지시켰다. 2050년부터는 3kg 이하 냉매가 사용되는 에어컨도 GWP 750 이하 냉매만 사용할 수 있다. 

신선 및 냉동·냉장 식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는 콜드체인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도시화, 온라인 쇼핑 증가 및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이러한 트랜드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용 냉동분야는 주로 암모니아 냉매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안전 문제와 맞물려 암모니아의 충전량을 점차 줄여 가는 추세이며 이러한 산업용 냉동분야를 CO₂냉매로 대체하는 기술에 대한 R&D 투자 및 더 큰 용량의 CO₂압축기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냉매규제는 자연냉매시장의 성장을 더욱 자극하고 있으며 CO₂가 암모니아시장의 점유율을 계속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각국의 자연냉매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가 증가하고 그 결과 자연냉매를 적용한 장비 제조사의 제품 경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콜드체인용 냉매 현황 
국내 콜드체인시장 역시 글로벌 트랜드와 유사하며 주요 거점을 기반으로 하는 냉동·냉장창고 건설 프로젝트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냉동·냉장창고의 수명을 20~30년 정도로 고려할 시 여전히 R404A 및 R507A와 같이 GWP가 매우 높은 냉매가 주로 채택되고 있어 글로벌 트랜드와는 매우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냉매들의 사용과 함께 보편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장비 시장의 가격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초기 냉동창고 등의 설비는 암모니아(R717)를 이용한 설비가 다수 존재했으나 독성, 폭발성 등 암모니아 냉매의 특성으로 인해 기피하는 성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지역사회의 님비현상이 팽배해지면서 프레온계 냉매로 전환됐다. 특히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 프레온냉매 전환의 기폭제가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설치되고 있는 물류 및 대형 냉동창고의 경우 저온용 냉매인 R404A, R507A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라며 “최근 GWP가 높은 냉매사용 규제에 따라 food retail(대형마트 포함)의 경우 R448A·R449A 등 low-GWP 냉매가 부각되고 있으나 대형마켓시장 침체로 그 수요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최근 암모니아와 CO₂를 조합한 시스템이 보급되고 있다. CO₂를 암모니아와 같이 사용할 경우 암모니아의 냉매충진량을 줄일 수 있으며 저온창고에는 CO₂를 활용함으로써 냉매누설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보관 중인 상품을 보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암모니아와 CO₂를 결합한 캐스케이드시스템과 CO₂를 Brine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암모니아·CO₂냉매 특성 
암모니아(NH₃)냉매의 R넘버는 R717이다. 우수한 열역학적 특성 및 높은 효율을 지닌 냉매로 제빙, 냉동·냉장 등 산업용 증기압축식 및 흡수식 냉동기 작동 유체로 널리 사용돼왔다. ODP와 GWP가 없는 자연유체이지만 유독성, 부식성, 폭발성 등을 가지고 있어 전통적인 냉동사이클을 가진 소형 냉난방 제어장치나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장치들과는 상당히 다른 유형인 물과 혼합된 흡수식 냉동사이클을 가진 대형 냉각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암모니아는 큰 엔탈피 구간을 가지고 있어 매우 효율적인 냉매이지만 독성을 가지고 있어 일정 ppm 이상 누적된 상황에서는 폭발성이 있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다만 프레온계 냉매는 누설 시 인지가 어렵고 이로 인해 냉매 누설 시 산소포화도 부족으로 인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으 나 암모니아는 쉽게 누설을 냄새로 파악할 수 있어 반대론적으로 장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CO₂)의 R넘버는 R744다. 할로카본(Halocarbon)냉매가 사용되기 이전에 선박용 냉동, 사무실이나 극장 등의 냉방을 위한 냉매로 1920~30년대에 가장 많이 사용됐다. 

이산화탄소는 안정성이 뛰어나고 무취, 무독에 부식성이 없으면서 연소 및 폭발성이 없는 물질이다. 냉매회수가 필요하지 않으며 일반 윤활유와 양호한 상용성도 갖고 있다. ODP는 ‘0’이며 GWP는 ‘1’에 불과하다. 다른 자연 유체들이 갖는 부정적인 영향도 없다. 

이에 따라 현재 북유럽과 같이 환경적으로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국가들이 선호하는 추세다. 다른 냉매에 비해 가스의 비체적이 매우 작기 때문에 체적유량이 적으며 냉동장치를 소형시스템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다른 냉매에 비해 최대 10배 높은 운영 압력을 가지고 있어 냉동기 설계 시 내압성 재료를 사용해야 하며 냉매의 임계온도(31.1℃)가 낮아 냉각수온도가 충분히 낮지 않으면 응축기에서 액화가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최근 국내 대형 Contractor에서 NH₃ 와 CO₂cascade system이나 NH₃와 CO₂brine system을 개발하고 제안함에 따라 F&B application위주로 설치현장이 많아지고 있다. 

두 시스템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암모니아설비는 기계실 내에서만 순환하고 CO₂를 식품이 있는 cooler 측에 배치한다. 

이에 따라 암모니아의 충진량을 줄이며 냉매누설 시 암모니아가 상품에 직접 닿지 않도록 구성해 기존 암모니아 단독 설비대비 안정성을 더욱 높인 솔루션으로 국내에서도 reference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CO₂를 냉매로 사용했을 경우에 대한 관련법규는 아직 미비한 실정으로 이미 제정된 법규 해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O₂는 일반적인 합성냉매와 비교해 체적당 냉동능력이 4~12배로 매우 높아 시스템 충전량이 낮으며 열교환기 및 배관설계를 줄일 수 있다”라며 “압력비 또한 일반적인 HFC냉매 및 암모니아 시스템과 비교해 20~50%가량 낮아 상대적인 COP 역시 15~20% 정도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CO₂는 작동압력이 매우 높고 임계점(31.1℃)이 낮아 안전 및 보조장치 등 시스템제어가 복잡해보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CO₂는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누출로 인한 실내 작업자의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누설탐지장치 및 환기장치 등 안전장 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경우 암모니아 및 CO₂냉매는 주로 중대형 규모의 산업용 냉동분야 에 적용되고 있으며 보편적인 합성냉매로 구성된 시스템과 비교해 시스템 성능이 매우 우수하다. 

반면 시스템설계가 비교적 복잡하고 암모니아 냉매의 독성 및 CO₂냉매의 매우 높은 작동압력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안전 및 관리부분에서 특별한 주의가 요구돼 소수의 전문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친환경 및 저탄소정책을 고려할 때 두 냉매는 냉동기술분야에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글로벌 트랜드를 참고할 때 장기적으로 적용분야가 점차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냉매 확대 방안은 
국내에서는 산업용 냉동분야를 제외하고 암모니아 및 CO₂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 소수의 전문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신규 업체에 대한 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특히 암모니아설비의 경우 특정 지역에 설치 시 방폭규정을 이행해야 하는 등 설비 검사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제한이 많아 효율성이 높은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최종 고객이 사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정비와 함께 low-GWP 냉매 사용을 기술개발에 대한 장려금 제도를 통해 다양한 제조사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탄소배출량 절감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은 향후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