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동수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지열원 통합 히트펌프기술
콜드체인 차세대 에너지효율 대안”
통합 열관리⋯ 대형 물류센터 적용 유리

2026.09.15 21:37:01

콜드체인은 온도에 민감한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냉동·냉장설비가 장시간 운전되는 분야로 공간 내 온도균일성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 콜드체인의 에너지부담을 줄이며 안정적인 저온유지를 위한 지열원 통합 히트펌프 활용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콜드체인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지열원 통합 히트펌프기술’을 연구한 장동수 국민대학교 교수를 만나 지중열 기반 통합 히트펌프의 콜드체인 적용가능성과 향후 실증방향을 들었다.

장동수 국민대 교수는 미국 NIST에서 방문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주거용 ZEB에 적용되는 지열원 히트펌프(GSHP)와 지열원 통합히트펌프(GSIHP)를 연구하며 △동적 에너지시뮬레이션 △가변속 히트펌프 △재생에너지 연계 △지능형 제어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 주요 연구분야를 소개하면
열유체 및 에너지시스템분야를 중심으로 △고효율 히트펌프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이상유동 및 열전달 △히트파이프 △배터리 열관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공통적인 관심은 열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동·활용함으로써 시스템 전체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실제 주거용 NZEB 연구에서는 GSIHP의 연간 냉난방·제습·급탕 에너지사용량이 기존 2단 GSHP와 별도 히트펌프 급탕기 조합보다 37% 낮게 나타나 이러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지중열원과 통합열관리기술을 냉동·냉장 및 콜드체인분야로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 연구배경은
콜드체인은 식품, 의약품, 바이오소재 등 온도에 민감한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냉동·냉장설비가 장시간 운전되는 분야다. 특히 고온다습한 시기에는 외기 유입에 따른 현열·잠열부하, 문 개폐와 제품 입출고, 제상운전 등이 겹치면서 에너지소비와 피크전력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대형 저장공간에서는 평균온도뿐만 아니라 공간 내 온도 균일성과 문 개방 이후 온도회복도 중요한 문제다.

지중은 외기보다 연중 온도변화가 작아 안정적인 열싱크로 활용할 수 있어 기존 냉동기 중심 접근을 넘어 △지중열원 △열회수 △축열 △재생에너지 △예측제어 등을 하나의 통합 열관리 관점에서 연결하면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 지열원 히트펌프의 원리와 특장점은
히트펌프는 △증발기 △압축기 △응축기 △팽창장치 등으로 구성되는 증기압축 사이클을 이용한다. 공기열원시스템은 외기를 열원 또는 열싱크로 이용하지만 지열원 히트펌프(GSHP)는 지중열교환기를 통해 지중과 열을 교환한다. 지중온도는 외기온보다 연중 안정적이기 때문에 냉방이나 냉동 운전 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방열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콜드체인에서는 저장공간에서 제거한 열과 압축기에 투입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외부로 방출해야 하기 때문에 여름철 외기온 상승에 따라 응축압력과 압축비가 커지는 문제가 중요하다. 지중을 열싱크로 활용하면 이러한 성능저하와 피크전력 증가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장기간 열을 지중으로 방출하면 지중온도가 상승할 수 있으므로 장기 열수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콜드체인설비에 GSHP가 적용되는 구조는
콜드체인에서는 지중열교환기를 냉동시스템의 보조 또는 주 열싱크로 활용하는 구성을 생각할 수 있다. 지중을 주 열싱크로 활용하는 구성도 가능하지만 콜드체인에서는 장기간의 열불균형과 초기 설치비를 고려할 때 외기 열교환기나 냉각탑과 병렬로 구성해 조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방식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기조건이 유리한 계절에는 외기측 방열을 적극 활용하며 혹서기나 피크부하 시에는 지중측을 활용해 응축조건의 급격한 악화를 막는 방식이다.

핵심기술은 지중열교환기의 적정 용량과 길이 설계, 냉동시스템과 지중측 열교환 방식, 가변속 압축기·펌프·송풍기의 부분부하 제어, 그리고 폐열회수다. 이를 통해 혹서기 방열조건 악화를 완화하고 압축기 소비전력과 피크전력을 줄이는 동시에 냉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응축열을 급탕이나 제상, 난방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어느 한 요소의 효율보다 냉동기와 열싱크, 펌프까지 포함한 전체 시스템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 GSHP와 GSIHP의 차이점은
일반적인 건물용 GSHP가 주로 공간 냉난방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면 지열원 통합히트펌프(GSIHP)는 하나의 히트펌프시스템에서 냉난방·급탕 등 여러 열수요를 통합적으로 담당하는 개념이다. 

최근 연구한 GSIHP는 난방, 냉방, 급탕, 냉방과 급탕 등의 동시 운전이 가능하며 냉방 중 실내에서 제거한 열을 급탕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콜드체인으로 확장하면 냉동·냉장에서 발생한 열을 △세척수 예열 △제상 △사무공간 난방 △제품 전처리 △제습시스템 재생열 등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주거용 GSIHP를 그대로 냉동창고에 적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냉동부하와 열수요를 함께 관리하는 통합 열관리 개념’을 콜드체인 특성에 맞게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 해외 대표사례를 소개하면
아직 주거용 GSIHP와 동일한 형태가 냉동창고에 보편적으로 적용된 단계는 아니지만 지중 열저장과 냉동시스템을 통합한 사례는 유럽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보고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CO₂ 냉동시스템과 지중 열저장을 연계해 지중열을 냉동시스템의 서브쿨링과 여름철 공조에 활용하며 회수하거나 지중에 저장한 열을 겨울철 난방에 이용하는 통합 시스템이 적용됐다. 

해당 매장은 비교대상 슈퍼마켓보다 에너지사용량이 낮은 것으로 보고됐지만 이는 지중열뿐만 아니라 열회수와 고효율 냉동·공조시스템 등 다양한 에너지절감 기술이 함께 적용된 결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스웨덴의 실제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현장 측정자료와 열역학 모델을 결합해 분석한 연구에서는 지중열을 활용한 서브쿨링을 통해 냉동시스템의 연간 에너지사용을 약 9%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해외사례는 지중열을 냉동시스템의 안정적인 열싱크이자 열저장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기후와 부하특성, 시스템 구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서 보고된 절감효과를 국내 시설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국내 조건에서 별도의 성능 및 경제성 검증이 필요하다.

❙ 콜드체인설비에 GSIHP를 적용할 경우 주안점은
가장 큰 차이는 부하의 방향과 지속시간이다. 일반 건물은 계절에 따라 냉방과 난방이 반복되지만 냉동창고와 저온물류센터는 냉동·냉장부하가 연중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지중으로 방출되는 열이 장기간 누적돼 지중온도가 상승하고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설계 시 피크부하뿐만 아니라 연간 열수지와 수년간의 지중온도 변화까지 평가해야 한다.

또한 저장온도, 제품종류와 열용량, 적재율, 문 개폐, 외기 유입에 따른 잠열부하, 증발기 결빙과 제상, 공간 내 공기유동까지 반영해야 한다. 

저온 냉동영역에서는 낮은 증발온도와 높은 압축비로 인해 단일 시스템보다 CO₂·NH₃ 냉동시스템, 캐스케이드, 지중열싱크 등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구성이 더 적합할 수 있다.

❙ 자연냉매를 결합할 경우 기대효과와 기술적 과제는
자연냉매와 지중 열싱크는 서로 보완가능성이 있다. 특히 CO₂ 냉동시스템은 고온 외기조건에서 운전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어 지중을 가스쿨러 후단의 서브쿨링이나 고온기 열방출보조에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으며 실제 해외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이 연구되고 있다.

NH₃시스템 역시 지중측 열싱크와 폐열회수와 연계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CO₂의 높은 운전압력과 제어특성, NH₃의 안전성, 냉매측과 지중측 사이의 추가 열교환 손실, 펌프동력, 장기 지중 열불균형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자연냉매와 지열을 각각 적용하는 것보다 두 기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전체 시스템 수준에서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다. 저온영역에서는 CO₂나 NH₃ 냉동시스템, 캐스케이드 구성과 지중 열싱크를 적절히 조합한 하이브리드시스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 적용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콜드체인분야와 조건은
우선 연중 가동시간이 길고 부하가 큰 신선식품 저온물류센터, 식품가공·저장시설, 대형 농산물 저장시설 등이 유력하다. 특히 신규 대형 물류센터처럼 지중열교환기를 설치할 부지를 확보할 수 있으며 냉동과 동시에 세척수나 난방 등 열수요가 존재하는 시설은 폐열회수까지 활용할 수 있어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반면 도심의 기존 창고처럼 천공공간이 부족하거나 계절적으로만 짧게 운전하는 소규모 저장시설은 경제성이 불리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적용가능성은 있지만 온도 안정성과 백업설비의 신뢰성이 최우선이므로 보다 보수적인 실증이 필요하다.

❙ GSIHP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는
가장 큰 변수는 지중열교환기 시공에 드는 초기비용이다. 이 비용은 토양 열전도율, 지하수 조건, 천공 깊이와 개수(필요한 열교환기 길이), 가용부지 면적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반대로 콜드체인은 연중 운전시간이 길기 때문에 에너지절감량이 충분히 크다면 높은 초기비용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전력단가뿐만 아니라 최대수요전력 저감에 따른 전력비와 수전설비 부담 완화, 냉동폐열의 급탕·난방 활용가치, 유지관리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모든 피크부하를 지중열교환기가 담당하도록 크게 설계하는 것이 항상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지중열교환기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두고 외기측 방열설비와 하이브리드로 운전하는 것이 초기비와 운전비 사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특정한 투자회수기간을 일률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설비 수명 동안의 에너지비와 유지비 등을 포함한 생애주기비용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 실제 냉동창고·저온물류센터 적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현재 수행한 GSIHP 연구는 주거용 고성능 건물을 대상으로 시스템 모델링과 장기 성능평가를 수행한 단계다. 미국 6개 대표 기후대에 대한 10년 시뮬레이션에서는 GSIHP가 ASHP, 기존 GSHP, 가변속 GSHP대비 냉난방·급탕 에너지사용량을 각각 평균 43%, 41%, 18% 줄였으며 피크전력도 각각 63%, 59%, 23% 낮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지중열원, 가변속 운전, 급탕 통합 및 열회수와 같은 GSIHP의 특성이 장기 에너지사용과 피크전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콜드체인적용은 이 연구기반을 냉동·냉장 영역으로 확장하는 초기 단계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국내 시설의 실측부하, 저장온도, 문 개폐와 적재율, 제상, 장기 지중온도 변화 등을 포함한 모델검증이 필요하며 이후 △실험실 장치 △파일럿 저장시설 △실제 물류센터의 단계적인 실증 등이 필요하다. 제품온도 안정성과 고장 시 대응성까지 확인해야 산업현장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 향후 실증·연구계획은
냉동창고와 저온물류센터의 실제 부하특성을 반영한 TRNSYS-Python 연계 동적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도어개폐, 제품입고온도와 적재율, 제상, 외기조건 등을 반영해 기존 냉동시스템과 지중열싱크 연계시스템의 연간 에너지소비와 피크전력을 비교할 계획이다.

또한 지중열교환기와 기존 공랭식 또는 냉각탑 시스템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구성, 장기 지중 열불균형, 자연냉매와 열회수의 연계 가능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후 실험실 규모의 성능평가와 파일럿 실증으로 모델을 검증하며 장기적으로는 △외기조건 △전력요금 △태양광 발전량 △제품 입출고 일정 등을 예측해 압축기 속도와 펌프유량, 축열·축냉, 제상시점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제어까지 연결하고자 한다.

실증 초기에는 기존 시스템과 병렬 운전하는 방안도 검토해 운전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지중열 적용효과를 평가한 뒤 최적용량과 제어전략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접근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최종적으로는 실제 물류센터의 장기 운전데이터를 확보해 에너지절감뿐만 아니라 경제성과 신뢰성을 함께 평가하는 것이 목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콜드체인은 식품과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을 지키는 필수 인프라인 동시에 많은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분야다. 향후에는 냉동기 한 대의 효율만 높이는 것보다 시설전체에서 열이 어디서 발생하고 어디에 버려지며 다시 어디에 활용될 수 있는지를 통합적으로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지중은 안정적인 열싱크이자 열저장공간이 될 수 있으며 냉동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은 다른 공정의 유용한 열원이 될 수 있다. 다만 지열이나 GSIHP가 모든 콜드체인 시설에 적합한 만능기술은 아니다. 부지, 지중조건, 부하특성, 열수요와 경제성을 고려해 효과가 큰 시설부터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이러한 실증이 축적된다면 지중열 기반 통합 열관리 기술은 차세대 콜드체인의 에너지효율과 안정성을 함께 높이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현·성유진 기자 jhkim@coldch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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