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류센터시장이 과거 공급과잉 우려에서 벗어나 우량 임차인, 핵심 입지, 대형 거점형 자산 중심의 ‘선별 투자’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성장세는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숙시장으로 접어들고 있으나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퀵커머스 등 저온물류와 직결된 수요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의 질적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콜리어스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한국 수도권 물류센터 마켓 리포트 2026 H1’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전체 소매판매액은 655조원,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75조원으로 전년대비 4.8% 증가했다. 2026년 1분기에도 소매판매액과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각각 166조원, 72조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5.1%, 9.2%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침투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처음 40%를 넘어섰으며 2026년 1분기 기준 43.5%까지 상승했다.
콜리어스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쇼핑 편의성에 익숙해진 만큼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전후 연평균 20%에 달했던 온라인쇼핑 거래액 성장률은 2024년 8.3%, 2025년 4.8%로 둔화돼 이커머스 인프라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콜드체인 관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온라인 신선식품 거래 확대다. 음·식료품 및 농수산물이 전체 온라인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1분기 기준 24.4%로 집계됐다. 해당 거래 규모는 2017년 이후 연평균 약 22.4%씩 확대됐으며 새벽배송·당일배송 인프라 고도화와 함께 저온물류센터 수요와 일정 부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인 가구 증가, 외식물가 상승, 오프라인 유통점포 축소에 따른 온라인 채널 유입 가능성도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택배 물동량도 물류센터 수요를 지탱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택배 물동량은 연평균 약 14% 성장하며 2025년 처음으로 연간 60억개를 돌파했다. 국민 1인당 연평균 약 126개를 이용한 셈으로 2020년 이후 약 5년 만에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이커머스 대중화와 새벽배송·휴일배송 등 물류서비스 경쟁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시장 부담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2025년 수도권에 새롭게 공급된 물류센터는 약 110만m², 22개동으로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2023년 약 600만m²가 한꺼번에 공급되고 2022년과 2024년에도 각각 약 400만m²가 준공되며 과잉공급 우려가 컸던 것과 대조적이다. 2026년 수도권 신규 공급은 약 13개동, 87만m² 수준에 그칠 전망으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공급량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신규 인허가와 착공도 급감했다. 수도권 물류센터 신축 인허가와 착공 건수는 2022년 각각 130건, 94건으로 정점을 기록했으나 2025년 19건, 25건으로 줄었다. 2026년 1분기 기준 신규 허가와 착공은 각각 5건, 2건에 그쳤다. 콜리어스는 PF시장 경색, 금리 상승, 2025년 경기도 물류창고 허가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 등이 신규 진입장벽을 높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순한 ‘공급 절벽’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건수는 줄었지만 신규 물류센터의 평균 연면적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인허가 물류센터 평균 연면적은 12만5,000m²로 기존대비 약 2배 수준이며 착공 물류센터 평균 연면적도 전년대비 약 25% 증가한 7만2,000m²로 나타났다.
콜리어스의 관계자는 “공급 건수는 줄었지만 규모는 커진 만큼 공급 절벽보다 공급 재편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역별로는 동남권 집중현상이 재차 강화되고 있다. 2025년 신규 공급의 약 60%가 동남권에 집중됐으며 2026년 예정 공급 역시 동남권 비중이 약 57.3%로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 전체 물류센터의 약 48%가 동남권에 분포하고 있으며 영동·중부·제2중부고속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망을 활용해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임대시장에서는 상온과 저온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수도권 물류센터 전체 공실률은 19.7%로 공급 감소와 함께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상온 공실률은 약 14.0%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저온 공실률은 36.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수도권 물류센터의 상온시설 평균 명목임대료는 m²당 약 1만295원, 저온시설은 ㎡당 약 1만7,9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부 임대인은 장기화된 저온 공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온시설을 상온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 신선식품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저온물류센터시장이 입지, 임차인 신용도, 설비 효율성, 운영비 부담 등에 따라 성과가 크게 갈리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콜드체인 물류센터가 단순히 ‘저온 면적’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에너지비용, 자동화, 배송권역, 상품군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우량 자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투자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약 4조9,000억원으로 2024년보다 증가했으며 2026년 1분기에는 7개동, 약 33만9,000m²가 거래돼 거래 규모 7,520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 전체 기준 m²당 거래가격은 201만원으로 자산가격 하락폭은 2024년대비 약 3.4%에 그쳤다.
거래 회복의 중심에는 대형 코어 자산이 있다. 2025년 연면적 9만9,000m² 이상 대형 자산 거래는 총 9건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청라로지스틱스센터는 연면적 43만m²가 넘는 프라임급 자산으로 단일 거래 기준 처음 1조원을 돌파한 사례로 기록됐다. 반면 저온 비중이 높거나 공실이 장기화된 자산은 경·공매시장에 남아있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주체별로는 해외 투자자의 비중이 높다. 2025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해외 투자자의 매입 비중은 약 71%로 나타났다. KKR, 블랙스톤, GIC 등이 국내 물류센터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하인즈, 피닉스, 블랙스톤, KKR 등의 추가 참여도 예상된다. 다만 2025년 하반기 이후 행정공제회, 사학연금, 소방공제회,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기관투자자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어 국내 기관의 물류센터 섹터 복귀 흐름도 본격화되고 있다.
콜리어스는 2026년 1분기 기준 수도권 물류센터 평균 Cap. Rate가 5.2%로 2023년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5년물 국고채와의 스프레드는 약 1.7%p로 축소되고 있어 레버리지 효과 감소에 따른 투자환경의 보수적 전환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우량 자산에 대한 선별적 투자수요는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콜드체인업계 한 관계자는 “저온물류센터는 단순히 신선식품 성장만 보고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라며 “높은 공실률, 에너지비용, 임차인 확보 경쟁을 고려하면 향후 시장은 대형 화주와 안정적 계약을 확보한 거점형 저온물류센터와 그렇지 못한 자산으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결국 수도권 물류센터시장은 공급과잉에 따른 일괄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 자산별 경쟁력이 본격적으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콜드체인 물류센터는 온라인 신선식품 성장이라는 구조적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은 유지하고 있으나 높은 공실과 용도전환 압박이 병존하고 있어 앞으로는 입지, 에너지효율, 자동화, 임차인 안정성, 배송권역 대응력이 핵심 경쟁요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