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장·냉동창고의 핵심설비인 콘덴싱유닛(CDU)과 유니트쿨러(UC)의 경쟁기준이 정격 냉동능력과 초기구매가격에서 연간에너지효율과 생애주기비용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콘덴싱유닛과 유니트쿨러를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기술기준안을 공개했다. 기준안은 정격 냉장능력 30kW 이하, 정격 냉동능력 20kW 이하인 제품을 우선 대상으로 하며 유니트쿨러는 에너지효율계수(EEF: (Energy Efficiency Factor)), 콘덴싱유닛은 연간에너지성능계수(AEPF: Annual Energy Performance Factor)를 평가하도록 했다.
냉동·냉장업계에서는 고효율인증 도입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1대1 세트시험방식과 제상에너지를 제외한 유니트쿨러 효율평가, 자연냉매 적용제품 시험기준, 시험기관 부족과 중소기업의 비용부담은 시행 전 반드시 보완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특히 업계는 인증제도가 단순히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냉장·냉동설비시장을 초기투자비 중심에서 전력비와 유지관리비를 포함한 생애주기비용(LCC)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효율관리, 연간·계절성능 중심 전환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냉장·냉동설비를 정격조건 한 지점이 아닌 연간 또는 계절성능으로 평가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Walk-in Cooler and Freezer 냉동시스템을 전용 콘덴싱시스템과 유니트쿨러 등으로 구분하고 연간효율지표인 AWEF(Annual Walk-in Energy Factor) 최저기준을 의무적으로 적용한다. 현재 중온용 실외 전용 콘덴싱시스템은 AWEF 7.60Btu/W-h 이상, 중온용 유니트쿨러는 9.00Btu/W-h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저온용은 순냉동능력에 따라 산식 또는 고정값을 적용한다.
EU는 콘덴싱유닛에 에코디자인 최저효율기준을 적용한다. 중온용과 저온용, 용량범위에 따라 소용량은 COP, 일정 용량 이상은 외기온도와 부분부하를 반영한 SEPR로 평가한다. 2018년 7월 이후 중온용 5~20kW 제품은 SEPR 2.55 이상, 20~50kW 제품은 2.65 이상이며 저온용 2~8kW는 1.60 이상, 8~20kW는 1.7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GWP 150 미만 냉매제품에는 일정 범위의 기준완화도 허용한다.
유럽의 유니트쿨러 성능은 Eurovent Certified Performance와 같은 제3자 인증을 통해 검증된다. Eurovent는 HFC 및 CO₂ 직접팽창식 에어쿨러를 대상으로 표준 냉동능력, 팬 소비전력, 풍량, Energy Ratio와 에너지등급을 인증한다. Energy Ratio는 표준조건에서의 냉동능력을 팬모터 총소비전력으로 나눈 값으로 국내 EEF와 기본 개념이 유사하다.
국내 기준안이 AHRI 시험방법과 국내 기상데이터를 결합해 EEF와 AEPF를 도입한 것도 정격성능 중심의 평가에서 실제 운전조건을 고려한 효율평가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유니트쿨러, EEF-콘덴싱유닛, AEPF 적용
국내 기준안에서 유니트쿨러는 냉매 직접팽창식 제품 중 정격 냉장능력 30kW 이하 또는 정격 냉동능력 20kW 이하인 제품이 대상이다. 냉장 2℃, 중온냉동 -12℃, 저온냉동 -23℃로 구분해 시험하며 냉장제품은 EEF 30 이상, 냉동제품은 EEF 15 이상을 고효율 기준으로 제시했다.
EEF는 유니트쿨러의 총 냉장·냉동능력을 팬 소비전력으로 나눈 값이다. 동일한 냉동능력을 구현하면서 팬 소비전력이 낮은 제품일수록 높은 효율을 받는다. 냉매열량측정방법 또는 열량계법으로 시험하며 단독시험과 콘덴싱유닛을 연결한 1대1 세트시험을 허용한다. 시험에서는 제상운전과 Wet 조건이 제외된다.
콘덴싱유닛은 실외에 분리형으로 설치하는 정속형 또는 가변용량형 제품 중 정격 냉장능력 30kW 이하, 정격 냉동능력 20kW 이하가 대상이다. 냉장제품은 AEPF 2.23 이상, 냉동제품은 0.92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AEPF는 냉장·냉동공간에서 1년 동안 처리한 시스템부하를 연간 총에너지사용량으로 나눈 값이다. 시험조건별 측정결과에 연간 8,760시간의 외기온도 빈도인 BIN데이터를 가중해 산정한다.
정속형은 외기온도에 따른 운전·정지상태를 측정하며 가변용량형은 고속·중간속도·저속 운전성능을 평가해 부분부하 효율을 반영한다. 시험방법은 AHRI 1250·1251 계열을 준용하되 외기온도 빈도에는 국내 기상데이터를 활용한다.
업계 “초기구매가격서 LCC 중심 전환” 강조
기업들은 고효율인증이 제품의 객관적인 효율비교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콘덴싱유닛과 유니트쿨러에 대한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도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한국마이콤의 관계자는 “냉동·콜드체인설비가 산업·물류분야에서 전력소비 비중이 높은데도 소비자가 제품효율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기준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증제도가 정착되면 제조사의 기술개발과 소비자의 고효율제품 선택이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제조원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공조달과 정부지원사업, 에너지절감사업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티엔씨의 관계자도 “냉동·냉장설비가 365일 24시간 운전되는 특성상 초기투자비보다 운전비와 정비비를 포함한 LCC가 중요하다”라며 “인증제품에 공공조달 우선구매,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스마트팜 및 콜드체인 지원사업 우대 등 실질적인 수요정책이 연결돼야 제도가 규제가 아닌 시장창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르네코리아의 관계자는 “현재 국내시장이 제품가격과 정격 냉동능력을 주요 선정기준으로 활용하지만 실제 에너지효율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할 제도는 부족하다”라며 “객관적인 성능평가가 가능해지면 인버터 압축기와 고효율 팬, 열교환기, 전자팽창밸브, 정밀제어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영종합기기의 관계자도 “고효율인증이 냉동능력·가격·납기 위주의 시장을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다만 정부사업이나 공공조달 우대가 없다면 중소기업의 투자와 인증제품 확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원냉열의 관계자도 “인증제품이 관급시장에 공급될 경우 민수시장에서도 제품 선택의 중요한 경쟁요소가 되고 제조사의 고성능·고효율 제품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며 “제시된 EEF와 AEPF 기준은 대체로 도달 가능한 수준이지만 일부 제품은 샤시와 모듈설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1대1 세트시험, 현장 구성과 괴리
가장 큰 쟁점은 콘덴싱유닛과 유니트쿨러를 1대1로 조합하는 세트시험이다. 콘덴싱유닛과 유니트쿨러는 단독으로 완전한 냉동시스템을 구성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조합상태의 성능을 확인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다.
중원냉열의 관계자는 “두 제품이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은 반제품 성격을 갖고 있어 세트시험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단독시험과 세트시험 중 제조사가 시험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트시험을 모든 제품에 1대1 방식으로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한국마이콤의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 하나의 콘덴싱유닛에 여러 유니트쿨러가 연결되거나 동일 유니트쿨러가 다양한 콘덴싱유닛과 조합되는 사례가 많다”라며 “모든 조합을 각각 시험하면 시험건수와 비용이 급증하는 만큼 대표모델 시험, 성능계산, 파생모델 인정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티엔씨와 삼영종합기기의 관계자도 “실제 냉동·냉장시설에서는 1:N 조합이 일반적이며 설치조건, 배관길이, 용량과 제상방식에 따라 시스템 구성이 달라진다”라며 “동일 압축기, 인버터, 열교환기와 제어방식을 사용하는 제품은 패밀리모델로 묶고 단품시험과 대표 조합의 세트시험, 성능계산을 병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태화인더스트리의 관계자는 “산업용 냉동설비가 규격화된 가전제품과 달리 현장조건에 맞춰 주문 제작되는 것이 특성”이라며 “파생·비표준모델마다 개별 인증을 요구하면 대형 장비의 운송비와 시험비용, 납기지연으로 정상적인 사업수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설계데이터를 활용한 파생모델 인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명을 밝히지 않은 A사의 관계자는 “콘덴싱유닛과 유니트쿨러가 시스템으로 판매되는 경우 개별 효율표시보다 시스템 전체 효율기준이 필요하다”라며 “각각 별도 판매되는 제품은 단품인증이 의미가 있지만 동일 조합으로 시스템을 구성할 때는 중복시험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EF서 빠진 제상⋯ “현장효율 왜곡 가능성”
유니트쿨러 EEF가 냉장·냉동능력과 팬 소비전력만을 비교하고 제상운전과 습윤조건을 제외한 점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니트쿨러는 저온·고습환경에서 코일에 서리가 형성되며 착상이 진행되면 풍량과 열교환성능이 저하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전기히터, 핫가스, 살수 등의 제상운전을 시행하며 제상방식과 횟수, 제상진입제어에 따라 연간에너지소비가 달라진다.
태화인더스트리의 관계자는 “제상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되는데도 이를 제외하고 팬 소비전력만으로 효율을 평가하면 실제 현장성능을 왜곡할 수 있다”라며 “또한 냉매별 온도글라이드 등 열역학적 특성이 열교환기 설계와 효율에 영향을 주는 만큼 모든 냉매제품을 단일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마이콤의 관계자는 “제상방식과 제상횟수에 따른 소비전력이 전체 운전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유니트쿨러 효율평가에 제상을 반영해야 한다”라며 “AHRI 1250에는 착상유도와 제상시험 조건이 규정돼 있어 국내 기준도 제상진입 방식과 소비전력 차이를 충분히 검토한 뒤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티엔씨의 관계자는 “외기 온·습도, 문 개폐, 착상과 제상주기, 배관길이와 정압저항 등이 실제 운전효율에 큰 영향을 준다”라며 “초기에는 시험 반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에서 제도를 시작하더라도 향후 현장실증 데이터를 축적해 용량범위와 시험조건, 효율기준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원냉열도 실제 대응기술로 핫가스와 다른 제상방식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제상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향후 유니트쿨러 효율경쟁이 팬 소비전력뿐만 아니라 착상억제와 제상에너지 절감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내 고온·다습 환경 반영해야
국내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와 설치환경을 시험조건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중원냉열의 관계자는 “도심의 콘덴싱유닛 설치공간이 협소하고 방열여건이 열악한 경우가 많아 실제 응축기 입구온도가 표준시험조건보다 높아질 수 있다”라며 “이에 따라 고외기온 조건을 추가하거나 시험온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르네코리아의 관계자는 “냉동설비가 실제 운전시간의 상당 부분을 부분부하에서 운전하기 때문에 정격조건만으로 인버터제품을 평가하면 현장효율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냉장·냉동 운전조건 구분, 국내 하절기 고외기온도, 부분부하 및 실제 연간운전패턴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사의 관계자는 “냉장과 냉동 모두 8,760시간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연간성능 산정방식도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겨울철 저외기온에서 냉장운전이 중단되거나 운전패턴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시설별 운전시간을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델당 1,000만원⋯ 시험 병목 우려
시험비용과 시험기관 부족은 업계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다.
CRK의 관계자는 “공개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인버터 콘덴싱유닛의 시험비용이 모델당 약 1,000만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품종 제품라인업 전체를 인증하면 초기비용이 수억원에 달할 수 있으며 1대1 조합시험을 위한 제품 준비와 시험기관 일정확보도 추가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원냉열의 관계자도 “다수 모델을 보유한 제조사는 인증비용 합계가 수억원에 이를 수 있다”라며 “인증비용이 제품 원가와 판매가격에 반영되면 인증을 받지 않은 저가제품과의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비용산정 과정에 제조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영종합기기의 관계자는 “여러 부분부하 조건을 시험할 경우 시험기간이 길어지고 초기 신청이 집중되면 수개월의 대기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특히 자연냉매와 가연성 냉매제품은 고압·방폭 등 별도 안전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갖춘 시험기관이 소수에 그치면 필요한 시점에 인증시험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A사의 관계자는 “국내 산업용 냉장·냉동장비업계의 상당수가 시험·개발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이라며 “인증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대규모 시험설비를 보유한 기업과 중소 제조기업 간 격차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공동 시험설비 구축과 생산시설 개선, 연구개발 및 시험·인증비용 지원,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티엔씨의 관계자는 “수입제품의 경우 해외 제조사와 시험용 제품 생산·운송, 기술자료 제공, 공장심사 일정을 추가로 조율해야 한다”라며 “Eurovent와 AHRI 등 해외 공인시험성적서를 합리적으로 인정하고 해외 제조공장 심사절차를 간소화하지 않으면 국내 인증이 수입 고효율제품의 과도한 시장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화인더스트리의 관계자도 “국내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고압 CO₂용 열교환기와 부품 등 해외 선진기술 도입까지 차단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돼서는 안 된다”라며 “인증은 국내 기술개발을 촉진하되 신기술 도입과 융합을 막는 폐쇄적인 비관세장벽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버터·EC팬·제어기술 경쟁 본격화
고효율인증이 도입되면 압축기와 팬, 열교환기 개별효율뿐만 아니라 이들을 실제 부하에 맞춰 연동하는 제어기술이 제품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기술은 인버터 압축기, EC팬, 고효율 열교환기, 전자팽창밸브, 응축압력 및 과열도 제어, 지능형 제상, 원격 모니터링과 예지정비다. 정속형 설비가 최대부하에 맞춰 기동과 정지를 반복하는 것과 달리 인버터형은 실제 냉동부하에 따라 압축기 회전수와 팬 풍량을 조절해 부분부하 효율과 온도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CRK는 R410A 인버터 콘덴싱유닛 2~20HP와 유니트쿨러 2~30HP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CRK SQUARE’ 플랫폼을 통해 원격 모니터링과 이상알람 분석, 예지정비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R455A와 CO₂를 적용한 인버터 냉동기를 개발해 2029년 상반기까지 냉장·냉동 인버터 라인업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아르네코리아는 CO₂ 자연냉매와 BLDC 인버터를 결합한 2HP·4HP·10HP 콘덴싱유닛을 전략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자팽창밸브와 압축기 운전을 연계하고 콘덴싱유닛과 유니트쿨러를 실제 적용온도와 외기조건에 맞춘 하나의 냉동시스템으로 최적화하는 것이 개발방향이다. 향후 고효율 유니트쿨러와 제어시스템을 결합한 패키지형 시스템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이어레프코리아는 BITZER의 VARIPACK과 COPELAND의 BLDC 스크롤기술을 활용한 인버터 콘덴싱유닛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COPELAND 시험실에서 진행한 비교시험과 실제 현장 운전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절감 효과와 경제성을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국제티엔씨는 EC팬과 속도제어팬, 인버터 압축기, 전자팽창밸브 기반 과열도 제어와 착상상태 기반 지능형 제상을 핵심 대응기술로 제시했다. 압력·온도·전력·경보이력을 축적해 예방정비와 운전 최적화에 활용하고 CO₂시스템의 고외기온 대응제어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자연냉매 전환, 고효율인증과 함께 추진 필요
기업들은 고효율화와 냉매전환을 별개의 정책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국마이콤은 암모니아를 1차 냉매로, CO₂를 2차 냉매로 사용하는 NewTon과 MC 시리즈, CO₂ 단일냉매 초임계시스템 MC-ECO₂ 등을 공급하고 있다. IPM모터와 인버터, 고효율 열교환기 및 고외기온 대응제어를 결합해 자연냉매의 환경성과 실제 운전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다. 향후 냉동기의 개별효율을 넘어 응축열을 공정온수와 난방에 재활용해 사업장 전체 열수지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삼영종합기기는 기존 HFC 제품에 인버터 압축기와 EC팬, 냉매충전량 저감을 적용하는 한편 자연냉매분야에서는 CO₂ 콘덴싱유닛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응축열을 급탕과 난방에 사용하는 열회수·히트펌프 옵션도 확대한다.
중원냉열은 인버터 콘덴싱유닛과 멀티 유니트쿨러를 연동한 시스템, 핫가스 하이브리드 제상, 냉난방과 급탕을 동시에 공급하는 WTW 히트펌프 개발을 추진 중이다. 냉매전환에 대응해 친환경 고내압 설계와 핵심부품 적용기술을 확보하고 동남아·남미·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태화인더스트리는 암모니아 히트펌프와 CO₂ 냉동기를 중심으로 산업용 냉동·냉장설비의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신규 대형물류센터와 달리 투자여력이 부족한 기존 소규모 보관창고는 설비전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맞춤형 금융과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연냉매제품의 시험기준은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AHRI 1250·1251의 적용범위는 글리콜·암모니아시스템과 공랭식 CO₂ 콘덴싱유닛·가스쿨러를 제외한다. 국내 기준이 AHRI를 준용하더라도 CO₂와 암모니아 등 자연냉매제품을 평가할 수 있는 별도의 시험방법과 안전요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업계 요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반면 Eurovent 열교환기 인증은 HFC뿐만 아니라 CO₂용 에어쿨러와 가스쿨러를 별도 제품군으로 운영한다. 국내에서도 냉매별 특성과 압력조건을 반영하되 제품 간 성능비교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평가체계가 요구된다.
인증제품 수요창출, 제도 성패 좌우
고효율인증이 콜드체인산업의 실질적인 에너지절감으로 이어지려면 시험기준 확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단품과 시스템의 인증범위를 명확히 하고 1대1 세트시험 이외에 대표모델·패밀리모델, 성능계산, 제조사 시험설비에 대한 공인기관 입회시험 등 다양한 검증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제상과 착상, 냉매별 특성, 고외기온, 부분부하, 실제 운전시간을 단계적으로 반영해 인증성능과 현장효율의 격차도 줄여야 한다.
시험기관은 HFC 제품뿐만 아니라 고압 CO₂와 가연성 냉매를 안전하게 시험할 수 있는 설비와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제도 시행 전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시험비 지원과 기술상담, 해외 공인시험성적서 인정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험 대기와 비용부담이 고효율제품의 시장진입을 오히려 늦출 수 있다.
무엇보다 고효율인증제품이 공공 냉장·냉동시설, 농식품 저온유통 현대화, 전통시장·노후설비 교체, 스마트팜 및 에너지절감 지원사업에서 실질적인 우대를 받아야 한다. 인증을 위해 추가비용을 투자한 제품이 시장에서 저가 미인증제품과 동일하게 경쟁한다면 제조사의 기술개발과 인증참여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콘덴싱유닛과 유니트쿨러의 고효율인증은 국내 냉동·냉장설비시장을 가격과 정격능력 중심에서 연간효율, 부분부하 제어, 자연냉매, 유지관리와 성능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인증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 실제 현장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제조사와 사용자가 그 경제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콜드체인 설비시장은 ‘정격능력 경쟁’을 넘어 ‘연간효율 경쟁’으로 전환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