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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매관리, 대형기기 규제서 ‘전주기 관리’로 전환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 발의
고GWP 사용제한·정기 누출점검·재생냉매 순환시장 법제화
HFC감축 대응… 제조·유통·사용·회수·처리 관리 공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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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파괴물질을 대체해 냉동공조산업에 보급된 수소불화탄소(HFCs)가 높은 지구온난화지수(GWP)로 국제 감축대상에 포함되면서 국내 냉매관리체계를 전면 정비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의 냉매관리 규정은 대형 냉매사용기기와 냉매회수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냉매가 제조·수입된 이후 제품에 충전되고 유지보수와 폐기과정을 거쳐 회수·처리되기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개정안의 제안이유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10일 냉매의 대기 중 누출을 억제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고GWP 냉매 사용제한과 누출관리 강화뿐만 아니라 회수냉매의 재생·품질검사·공공수요까지 함께 규정했다. 신규 제품의 저GWP 전환과 기존설비의 냉매관리를 병행하는 구조다.

공급량 감축만으로 기존 설비 누출관리 어려워
냉매는 열을 전달해 냉난방과 냉동·냉장기능을 구현하는 물질이다. 염화불화탄소(CFCs)와 수소염화불화탄소(HCFCs)는 오존층 파괴문제로 규제됐으며 대체물질로 HFCs가 확산됐다.

HFCs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지만 강력한 온실효과를 나타낸다. 국제사회는 2016년 채택한 몬트리올의정서 키갈리개정서를 통해 HFCs의 생산·소비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오존층 보호를 위한 대체물질 전환에 이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추가 전환이 요구되는 것이다.

신규 냉매의 공급을 줄이는 것과 이미 설비에 충전된 냉매의 배출을 막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제다. 생산·수입량이 감소해도 기존 냉동기와 에어컨 등에 남아 있는 냉매는 운전·정비·폐기과정에서 배출될 수 있다. 
새 제품의 냉매를 바꾸는 정책과 기존 설비의 누출·회수관리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이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지난 5월 냉매 전주기 관리 시범사업을 발표하면서 유지보수와 폐기 시 냉매를 회수하지 않으면 그대로 대기에 누출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에서도 냉매회수와 기록관리는 시행되고 있다. 법정냉동능력 20RT 이상인 건축물 냉난방용, 식품 냉동·냉장용, 산업용 기기 등이 주요 관리대상이다. 해당 기기 소유자는 냉매 회수·보충·구매 내역을 기록하고 유지보수·폐기 등의 작업에서 냉매를 회수해야 한다.

이번 개정은 냉매관리를 처음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기기 중심 관리에 공급·유통·제품·용기·처리단계의 책임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칸 설문·국회토론회서 확인된 제도 공백
냉매 전주기 관리의 필요성은 칸kharn·콜드체인뉴스와 기후솔루션이 진행한 업계 설문조사와 국회토론회에서도 제기됐다.

2025년 업계 종사자 924명이 참여한 ‘냉동공조업계 친환경냉매 전환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는 냉매회수의 장애요인으로 법적 근거와 규제의 미비, 경제적 인센티브 부족 등이 꼽혔다. 냉매회수 촉진분야 응답자들은 필요한 정책으로 전문인력 교육·인증 활성화, 재생냉매 품질인증체계 구축, 회수냉매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우선 제시했다.

같은 해 11월3일 서왕진·이용우 의원이 주최하고 기후솔루션과 칸·콜드체인뉴스가 주관한 ‘차가운 산업의 뜨거운 책임: HFCs 관리 강화의 길을 말하다’ 국회토론회에서도 제조부터 사용·회수·처리까지 일관된 관리체계와 재생냉매 품질인증, 회수인력 교육 등이 논의됐으며 “회수활성화 없이는 재생냉매시장 확대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의 회수책임 확대와 재생냉매 품질관리·사용촉진 조항은 당시 제기된 정책과제와 맞닿아 있다.

정부도 전주기 관리방안을 현장에서 시험하고 있다. 기후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5월 착수한 시범사업에는 법정 관리대상 밖 기기·제품의 냉매회수, 사용 완료 용기 수거, 잔여냉매 회수, 재생냉매 사용 등이 포함됐다. 당시 정부는 가칭 ‘냉매관리법’ 제정 구상을 밝혔으며 이번 의원발의안은 별도 법률이 아닌 대기환경보전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전주기 관리체계를 담았다.


고GWP 사용제한·제조부터 사용량까지 신고
이번 개정안은 냉매사용기기·냉매사용제품·용기·재생·파괴의 정의를 정비하고 냉매 관련 사항에 대기환경보전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했다. 누구든지 냉매를 고의로 누출하지 못하도록 하며 기기·제품에 고GWP 냉매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다.

공급단계에서는 냉매 제조·수입·판매량을, 수요단계에서는 기기·제품의 제조와 유지보수에 사용한 냉매량을 신고하도록 했다. 냉매사용기기·제품의 제조·수입·판매량도 신고대상이다.

제품에는 냉매종류와 GWP, 충전량 등을 표시한다. 냉매 제조·수입자 등에게는 판매용기를 수거하고 용기에 남은 냉매를 회수하는 관리책임도 부여한다. 이 구조는 냉매 자체의 유통과 냉매가 충전된 제품의 유통을 함께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냉매 판매량만으로는 신규 제품에 충전된 물량과 기존 설비의 보충수요를 구분하기 어렵다. 제품·유지보수 사용량이 연결되면 냉매수요가 발생하는 지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설치·폐기 신고와 정기점검… 소유자 책임 강화
기기 소유자 등에게는 설치·폐기 신고와 정기 누출점검 의무를 부여한다. 냉매가 다량 누출되면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했다. 폐기·유지보수 등의 경우 냉매를 회수하고 회수냉매를 재사용하거나 적정하게 처리하도록 한다. 공공기관 등은 일정 규모 이상의 냉매사용제품까지 회수대상에 포함한다.

냉매회수업은 기존 등록체계를 정비해 시설·장비·인력 요건과 준수사항, 휴·폐업 및 재개업 신고, 등록취소와 권리·의무 승계 등을 규정했다.  

관리책임의 중심에는 기기 소유자가 있다. 유지보수를 외부에 맡기더라도 기기 설치와 폐기, 누출점검, 회수·처리 의무를 이행하는 주체가 정해지는 것이다. 적용대상 사업장은 정비계약에 냉매 점검과 회수, 처리내역 제출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관리업무를 구체화할 수 있다.

재생냉매 품질검사·공공기관 사용의무 결합
회수 이후에는 재생과 파괴 경로를 구분한다. 재생냉매는 품질기준을 충족하고 품질검사를 받도록 하며 파괴대상 냉매는 처리기준에 따라 처분하도록 했다. 

유지보수 시 기기 소유자 등은 재생냉매를 우선 사용하고 공공기관 등은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회수물량을 확보하는 조항과 재생제품의 품질·수요를 확보하는 조항을 함께 마련한 것이다.

냉매정보관리전산망 설치·운영, 실태조사, 냉매 사용·누출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감축사업의 근거도 담았다. 한국환경공단은 현재도 냉매정보관리시스템(RIMS)을 통해 냉매관리기록부 제출, 회수업 등록, 판매량 신고 등을 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산망 신설 자체보다 개정안의 확대된 신고·관리정보를 기존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실무상 과제다.

신규제품 전환과 기존 설비 배출감축 병행
법안이 통과돼 시행되면 냉매감축은 신규 제품과 기존 설비에서 병행된다. 신규 제품에서는 고GWP 냉매 사용제한이 제조사의 제품개발 방향에 영향을 준다. 냉동기·히트펌프·냉동냉장제품 제조사는 냉매 선택과 함께 압축기·열교환기·밸브·배관·제어시스템의 적합성을 검토하게 된다. 기존설비에서는 누출점검과 회수, 재생냉매 사용을 통해 운전·정비·폐기과정의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러한 이원화는 모든 기존 설비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방식과 구분된다. 사용가능한 설비는 누출을 관리하면서 유지하고 신규 도입·교체설비는 저GWP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 설비 소유자는 잔존수명과 누출상태, 에너지효율, 냉매 조달비용을 비교해 유지보수와 교체시점을 판단하게 된다. 이는 개정안의 고GWP 사용제한과 재생냉매 활용조항을 함께 적용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운영상 변화다.

재생냉매 사용이 냉매 자체의 GWP를 낮추는 것은 아니다. 회수한 냉매품질을 복원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므로 감축효과는 회수과정에서의 방출 방지와 신규 냉매수요 대체에 있다. 재생냉매를 사용하더라도 기존 설비의 누출관리는 계속 필요하다.

회수·품질·구매수요 연결한 순환시장 형성
재생냉매시장은 회수물량, 품질 신뢰, 구매수요가 함께 확보돼야 운영될 수 있다. 회수의무만 강화하면 처리할 물량은 늘어나지만 판매처가 부족할 수 있다. 반대로 사용의무만 부과하면 충분한 회수물량과 적합한 품질을 확보하지 못해 공급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회수·처리 의무와 품질검사, 공공기관 사용의무를 결합해 세 조건을 함께 마련했다는 특징이 있다. 공공기관의 유지보수 수요가 확인되면 재생사업자는 냉매종류별 예상 판매량을 바탕으로 회수물량 확보와 설비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 품질검사는 사용자가 재생냉매를 선택할 때 성분과 성능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기존 설비 운영자에게는 신품 냉매 이외의 조달경로가 생긴다. 신규 냉매 공급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재생냉매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유지보수용 냉매 확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경제성은 냉매종류별로 달라진다. 회수물량이 적거나 수거거리가 길고 오염도가 높으면 회수·운송·재생·검사비용이 증가한다. 공공기관 사용의무의 실효성도 필요한 냉매종류와 재생제품 공급량이 일치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사용수요 조사와 품질검사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신축 외 유지관리·리트로핏 수요 확대
냉동냉장기기업계에는 설비 신축과 별개로 기존 설비를 대상으로 한 점검·보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정기 누출점검과 다량 누출 시 조치가 실제 시행되면 냉매 누설진단, 배관·밸브·접속부 보수, 회수, 재충전, 기록관리 등이 지속적인 유지관리 업무로 연결된다. 설비기업의 사업범위가 장비납품과 고장수리에서 법정 관리업무를 포함한 유지관리서비스로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제품전환에 따른 수요와 기존설비 관리수요는 구분된다. 제조사는 저GWP 신제품과 관련 부품을 개발하고 시공·서비스기업은 기존설비의 누출진단과 개보수, 회수업무를 담당하는 구조다. 법안이 제시한 사용제한과 누출·회수관리 조항에서 예상되는 시장 변화다. 

설비 교체가 어려운 냉동창고와 식품공장, 건물 냉난방시설에서는 전체 교체에 앞서 누출이 반복되는 부품과 배관을 보수하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 운영자는 교체투자비뿐만 아니라 냉매 보충비, 정비비, 가동중단 비용을 함께 비교하게 된다.

이 시장이 확대되더라도 모든 기존설비에 냉매만 바꿔 충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대체냉매를 적용하는 개보수와 동일 냉매의 누출보수·재충전은 서로 다른 작업이다. 전자는 장비와 냉매의 적합성 검토를 전제로 하며 후자는 기존 성능과 기밀성을 회복하는 유지관리다.

냉매 통계 고도화… 감축성과 검증 기반 확보
신고정보가 연결되면 냉매의 공급과 사용, 회수·처리 흐름을 비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현재 RIMS도 관리기록과 판매량 등을 수집하지만 개정안은 제품 제조·수입·판매량과 제조·유지보수용 사용량, 설치·폐기 정보까지 법률상 관리체계에 포함한다. 이들 정보를 연계하면 신규 충전수요와 보충수요, 회수·재사용 경로를 구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기업별 신고량을 단순 합산하는 것만으로 실제 배출량이 산출되는 것은 아니다. 유통단계에서 같은 냉매가 반복 집계될 수 있으며 재고와 수출입, 기기 내 잔존량도 구분해야 한다. 동일한 냉매 흐름을 중복없이 연결하는 데이터 설계가 필요하다.

회수성과도 물량만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같은 질량을 회수해도 냉매의 GWP가 다르면 배출방지 효과가 달라진다. 회수 이후 재사용·재생·파괴 경로까지 확인해야 국가 감축정책과 연결할 수 있다. 이러한 관리기반은 감축사업의 검증자료로 활용될 수 있지만 개정안 발의 자체가 냉매회수 실적의 배출권이나 탄소크레딧 인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감축실적 인정에는 별도의 방법론과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비용·인력·적용범위가 시행효과 결정
전주기 관리가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의무 이행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칸·콜드체인뉴스·기후솔루션 설문조사의 냉매회수 촉진분야 응답자 474명 중 54%는 50인 미만 소기업에 근무했다. 회수장비와 운반용기 확보, 교육, 기록작성, 처리업체 인계에 필요한 부담이 소규모 사업자에게 집중될 수 있는 업계구조다. 

회수·운송·검사비용을 설비 소유자와 정비업체, 유통업체 가운데 누가 부담하는지에 따라 제도 이행률도 달라진다. 정비계약에 회수비용이 반영되지 않으면 법적 의무가 생겨도 현장에서는 비용절감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

품질관리와 공급체계의 준비기간도 중요하다. 재생냉매 품질기준과 검사기관, 공급가능 물량이 갖춰지기 전에 사용의무가 적용되면 공공기관과 유지보수업체의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냉매별 수요와 공급능력을 확인해 적용일정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고GWP 냉매 제한과 관련해서는 제품군별 대체기술, 안전기준, 설비 호환성과 전환비용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냉매사용기기와 냉매사용제품에 부여되는 의무도 다르므로 모든 제품에 동일한 신고·점검·회수의무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향후 국회 심사와 세부기준 마련에서는 제품별 고GWP 제한범위, 누출점검 대상과 주기, 공공기관 재생냉매 사용범위, 품질검사체계, 회수비용 부담과 지원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