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서비스기업 JLL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내 A급 물류센터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권역에서 물류센터가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울경 권역은 제2의 물류중심지로 부상하며 견고한 수요와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수도권은 순흡수면적(일정 기간동안 시장에 새로 들어온 면적에서 퇴거한 면적을 뺀 면적)이 신규 공급량을 상회하며 공급과잉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
2025년 공급, 지난해 36% 수준
수도권 A급 물류센터 시장은 2025년 1분기 51만0,542㎡(15만4,439평)의 순흡수면적을 기록하며 신규 공급량을 크게 상회했다. 이번 분기에는 3PL, E-commerce, F&B 등의 신규 임차인이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신규임차를 체결한 센터들 중 86%가 최근 2년 내 준공된 센터로 나타났다.
이번 분기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1.54% 하락한 16.5%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권역에서 양의 순흡수면적을 기록한 가운데 북부만이 매우 소폭의 마이너스 순흡수면적을 기록했다. 권역들 중에서는 2024년에 공급량이 가장 많았던 서부에서 약 23만6,710㎡(7만1,605평)의 가장 많은 순흡수면적을 보였다.
2025년 총 공급은 지난해의 36% 수준으로 예상돼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공급 과잉 우려는 순차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심혜원 JLL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크게 꺾인 신규공급과 맞물려 공실이 수요-공급 균형을 되찾는 중”이라며 “이커머스기업간 경쟁 재점화, 주 7일 배송서비스, 뷰티·명품 등 판매 품목 확대로 견고한 수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025년 1분기 물류센터 투자시장 거래 금액은 약 1.3조원으로 전 분기대비 65%, 전년 동기대비 31% 상승했다. 주요 거래로는 그린웨이브 시화 물류센터(4,750억원), S&K복합물류센터(2,450억원), 드림물류센터(2,300억원) 등이 있었다.
올해 거래된 주요 센터들은 대부분 준공이 2년 이내의 신규 센터들로 투자자들이 최신시설과 높은 효율성을 갖춘 물류센터를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수희 JLL코리아 캐피털마켓 상무는 "해외 투자자 중심의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기관들의 물류자산 투자 검토 재개로 시장유동성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라며 "향후 코어성매물 거래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부울경 물류센터, 대형화 추세
부울경 권역은 한국 남동부에 위치해 태평양과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제2의 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부울경 지역 경쟁력의 핵심인 부산항은 2024년 기준 연간 2,440만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는 세계 2위 환적항이다. 국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인천항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국내 물동량의 78%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부울경 권역 물류시장은 인구, 입지, 동북아 물류허브로서의 기반을 바탕으로 견고한 임차수요와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국내에는 약 5,300만㎡의 창고시설이 있으며 이중 수도권 권역에는 약 68%, 부울경 권역에는 약 13%가 있다. 부울경 권역 창고시설 규모는 약 700만㎡로 부산(38%)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창원(27%), 양산(15%), 김해(9%), 울산(7%)가 뒤를 잇는다.
최근 부울경 권역 물류센터는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3만3,057㎡(1만평) 이상 센터들의 연도별 분포를 살펴보면 2000년대에 지어진 센터가 약 61만㎡, 2010년대에 125만㎡, 2020년대에 약 171만㎡가 준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단 4년 만에 이전 20년간 지어진 면적의 92%가량이 신규 공급됐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몇년 간 부울경 권역 물류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수요증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Grade A 물류센터들은 대부분 최근 5년 사이에 준공됐다.
2010년 이전에는 대부분 3만3,057㎡(1만평) 이하의 소규모 센터가 주를 이뤘으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3만3,057㎡(1만평) 이상의 중대형 센터들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다. 3만평 이상의 임대형 Grade A 메가센터들은 2020년에 이르러서야 등장했다.
부울경 권역의 물류수요는 수도권과 차별화된 특성을 보인다.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수산물 저장을 위한 F&B업종 수요가 두드러지며 최근에는 E-commerce기업 진출도 활발하다. 쿠팡은 2024년 말 기준 부울경 권역에 8개의 풀필먼트센터를 운영 중이며 2개 센터를 추가로 건설 중이다.
그러나 부울경 내 3만3,057㎡(1만평) 이상 Grade A 센터 중 순수 저온센터의 비중은 4%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상온 또는 상저온(복합)센터로 복합센터가 63%, 상온센터가 33%를 차지한다. 수도권에 비해 저온센터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인구 대비 Grade A 저온센터 면적은 수도권(0.76㎡/인)에 비해 부울경(0.33㎡/인)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산의 저온 물류센터들은 서구 암남동과 사하구 감천동 일대에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으며 지역 3PL기업이 자가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부산항과 대규모 농수산 유통시장으로 인한 수요로 신선한 농수산물을 부울경 권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로 빠른 배송하기 위한 수요이기도 하다.
박재길 JLL코리아 물류산업 자산서비스 부산사무소 이사는 “부울경 지역 물류센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신규 공급도 활발하다”라며 “우수한 입지와 현대화된 A급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 이 지역 물류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부울경 권역에 현대식 물류센터 도입이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만큼 투자시장에서는 수도권 권역 대비 많은 거래가 관찰되지는 않았다. 최근 주요 거래로는 2023년 3분기 로지스팟 부산 물류센터 매각(1,850억원)과 2023년 1분기 LG전자 두동 통합물류센터 거래 등 있었다. 대부분 2019년 이후 준공된 신규 센터들이 거래 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