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원욱 한국냉동공조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

“콜드체인 E다소비기기 ‘쇼케이스’
효율관리로 산업경쟁력강화 필요”
고효율 쇼케이스 시장안착, 제도·산업생태계조성 병행 필수

2025.09.02 17:35:07

한국냉동공조시험연구원(K-HVAC)은 한국인정기구(KOLAS)에 의해 인정된 국제공인시험기관이다. 한국에어컨냉동기기 연구조합으로 처음 시작됐으며 2006년 국내 냉동공조산업 진흥 및 해외 인증지원을 위해 냉동공조인증센터를 설립해 20여년간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성장해왔다. 현 기관명은 올해 6월 변경했다.

K-HVAC은 에너지공단과 협력해 콜드 체인 냉동·냉장시스템 효율관리제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도적으로 규제를 도입한 글로벌사례를 검토하며 국내 실정을 함께 감안해 국내 시장상황에 알맞은 기준 구축 및 시험규격 개발에 힘쓰고 있다.

김원욱 K-HVAC 책임연구원을 만나 상업용 콜드체인설비 효율관리제도의 필요성과 글로벌현황에 비해 뒤처져있는 국내 효율관리 실정에 대해 들어봤다. 또한 연내 고시안을 마련해 2026년 전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쇼케이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개발현황 및 제도 도입 후 기대효과까지 이야기 나눴다.

▎ 쇼케이스업계 현황 및 전망은
국내 주요 쇼케이스 제조사는 CRK(캐리어냉장)와 아르네코리아다. CRK는 밀폐형 도어타입 쇼케이스 중심의 제품이 강점이며 친환경·고효율 제품과 인버터 제어기술 등을 통해 시장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아르네코리아는 개방형 쇼케이스 라인업에 강점을 보인다.

최근에는 일체형 쇼케이스(Plug-in)제 품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버터압축기를 적용한 모델은 저소음·간단한 설치·스마트운용 등이 가능해 백화점이나 소형매장 에서 인기가 높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친환경 냉매 채택 △고효율 압축기·팬모터 적용 △IoT기반 스마트 제어기술 등이 확산되고 있으며 고효율 제품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 국내·외 쇼케이스 효율관리 현황은
해외 주요국은 이미 다양한 제도를 통해 쇼케이스에 대한 에너지소비효율을 관리하고 있다. 쇼케이스의 시험규격은 크게 미국 ASHRAE 72(AHRI 1200)와 ISO 23953 으로 나뉘는데 미국 외에는 대부분 ISO 23953기반과 부합화한 국내규격 또는 ISO 23953을 일부 인용한 효율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냉동·냉장 기준온도 △쇼 케이스내부 부하온도 측정을 위한 부하의 개수와 위치 △문개폐시험방법 △효율관리 대상범위 등을 각국 시장에 맞게 설정해 관리하는 중이다.

유럽연합(EU)은 에너지라벨제도와 에코디자인(Eco-design)규제를 병행해 에너지효율지수(EEI)를 기준으로 제품을 등급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DOE(에너지부)의 최소효율기준(MEPS)과 에너지스타(ENERGY STAR)프로그램을 통해 강제적·자발적 규제를 병행하고 있다.

일본은 탑러너(Top Runner)제도를 적용해 JIS B 8631시험기준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관리하고 있으며 중국은 GB 26920 을 통해 국가차원의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아직까지 쇼케이스를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효율관리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 쇼케이스의 한 종류인 음료용 냉장진열대가 ‘상업용 전기냉장고’ 품목에 포함돼 있지만 쇼케이스전체 종류로 봤을 때는 작은 비율이다.

▎ 글로벌대비 국내 효율관리제도의 미진한 부분은
해외 주요국은 EEI나 MDEC(Maximum daily energy consumption) 등 이미 정량적 효율지표를 기반으로 효율규제를 시행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공식적인 에너지효율관리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

또한 ISO 23953기반 시험법 적용사례 부족, 제품별 에너지소비량 DB부재 등이 국제조화 측면에서 취약한 부분이다. 쇼케이 스부문 제품별 시장통계 역시 존재하지 않으며 각 제조사별 매출에 기반한 추정 통계만 있을 뿐이다.

국내 효율관리제도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에너지효율관리를 위한 기준 설정과 통계관리다. 미국은 에너지부에서 쇼케이스에 대한 효율관리를 하고 있으며 등록 및 판매량을 CCMS(Compliance Certification Management System)로 관리한다. 각 규격별, 효율관리제도별 쇼케이 스의 구분은 매우 다양하나 현재 국내 개발 중인 제도만은 주요 특성을 기반으로 8가지로 재구성해 구분하고 있다.



▎ 쇼케이스 효율관리 필요성은
쇼케이스는 상업용 건물 내에서 전력소비 비중이 매우 높은 설비로 꼽힌다. 냉동· 냉장부하가 전체 전력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효율관리를 강화할 경우 매장전체의 전력소비 절감효과가 크며 국가차원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에도 직접 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주요 수출국들이 이미 강력한 효율기준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도의 미비는 곧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수 있다. 에너지효율관리제도 도입은 국제 경쟁력 확보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 고효율 쇼케이스 개발을 위한 기술은
고효율 쇼케이스 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술적 진보가 요구된다. 우선 인버터 압축기와 EC팬을 적용해 운전효율을 높이고 LED조명을 통해 불필요한 전력소모를 줄여야 한다. 또한 고성능 도어와 단열재를 적용해 외부 열침투를 최소화하며 나이트 커버의 자동화기능을 통해 영업 외 시간 동안의 에너지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냉매를 활용해 환경친화적인 설계도 필수적인 기술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 효율관리제도 도입을 통한 기대효과는
쇼케이스에 효율관리제도가 도입될 경우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매장단위에서 소비전력 절감을 통해 운영비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전력피크 억제와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효율기준을 충족하는 고효율제품이 시장에서 차별성을 획득하면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소비자입장에서도 에너지비용 절감과 품질개선이라는 이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결국 효율관리제도 도입은 산업적·환경적·사회적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 고효율 쇼케이스 시장정착을 위해 제언한다면
단순히 제도적 장치마련에 그치지 않고 산업전반의 생태계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

첫째는 정부차원에서 효율관리제도의 지속적인 보완과 함께 고효율제품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다. 초기 도입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일수록 보조금·세제혜택· 녹색금융연계 등을 통해 시장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는 제조업체에서 연구개발 투자확대를 통해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기술을 상용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계·연구기관과 공동연구 및 해외 선진기술 도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유통업계와 소매점 운영자 등 수요자 측면의 변화다. 고효율 쇼케이스 사용이 운영비절감과 매장가치 제고로 이어진다는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효율성에 대한 투명한 정보제공과 성능검증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통해 업계가 소비자신뢰를 얻으며 시장이 자발적으로 고효율 제품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쇼케이스는 국내·외 냉동공조산업의 핵심 에너지다소비기기인 만큼 효율관리제도 도입은 시급하고 필수적이다. 국내 제조업계와 유통업계, 정부·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해 고효율 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면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와 국가적 에너지절감 등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완 기자 jwlee@khar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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