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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저감·에너지효율 높이는 'drop in 냉매' 주목하라

전세계 냉매 규제 현실화…국내 영향 ‘미미’
기존 냉매 가격 급등, drop in 냉매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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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매는 각종 냉동공조기기의 작동매체로 널리 사용됐거나 사용 중인 CFC(ChloroFluoroCarbon), HCFC(Hydro ChloroFluoroCarbon), HFC(Hydro Fluoro Carbon) 등의 불화가스(F-gas)를 말한다.


이중 CFC는 ODP를 규제한 몬트리올의정서에 의해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농도가 감소하고 있으나 대체물질인 HCFC와 HFC의 사용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추세다.


냉동공조기기용 냉매의 경우는 오존층파괴(CFC)와 지구온난화(HCFC, HFC) 방지 목적에 따라 이미 규제에 의해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몬트리올의정서나 교토의정서는 냉매의 특성을 감안한 규제안을 담고 있다. 몬트리올의정서에서 오존파괴지수(ODP)를, 교토의정서에서는 지구온난화지수(GWP)를 규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CFC와 HCFC에 이어 현재는 High GWP HFC 사용에 대한 규제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키갈리 개정의정서가 2016년 10월15일 채택됨에 따라 HFC에 대한 냉매규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결국 지구온난화 등 환경인식이 강조되면서 Low GWP 냉매 전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냉매 인식은
국내는 냉매와 관련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냉매 규제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Low GWP 냉매로 전환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지만 당장 닥친 상황이 아닌데 웬 호들갑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 합의된 키갈리 개정의정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A5국 그룹 1에 소속돼 2020~2022년 HFC평균 생산 소비량+HCFC 기준수량의 65%가 기준수량이 되며 2024년 동결, 2029년 10% 감축, 2035년 30% 감축하고 2045년 80%를 감축토록 하고 있다.


국내 냉매사용 현황을 보면 2015년 기준 냉매 86%, 소화 6%, 세정 6%, 발포 2%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냉매는 HCFC계열인 R22와 R123, HFC계열인 R134a와 R410a가 전체 냉매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준 수량을 추정해 보면2020~2022년 HFC평균소비량 2만4,000톤과 HCFC기준수량 65%인 1만7,000톤 등 총 4만1,000톤이다.


동결연도 2024년 예상 소비량은 약 2만9,000톤으로 기준수량대비 1만2,000톤의 여유가 있다.


그러나 감축없이 감축이 개시되는 2029년 3만8,000톤이 예상돼 2029년 기준한도 3만7,000톤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감축시행 전 업계의 대체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냉매로 인한 온실가스 저감 등의 국내 업계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아직 멀리 있는 얘기라는 것. ‘내가 먼저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냉동공조업계는 일부 대기업이나 수출기업을 제외하고 Low GWP 냉매에 대한 관심은 물론 HFO냉매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이 안돼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냉동공조기기 제조사는 물론 대용량의 냉매를 사용하고 있는 마트 등 사용자들도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관심을 보이는 냉동공조업계 관계자들도 ‘냉매 가격’ 등 경제성을 먼저 따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drop in 냉매시대 열린다
그래도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효율 향상은 누가 뭐래도 실천해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으로 인해 새로운 냉매시대로의 전환이 늦어지고 있지만 언젠가는 필수적인 사업이 될 것이 명약관화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당장 GWP지수가 높은 냉매(HFC)를 낮은 HFO나 자연냉매(CO₂)로 갈아타야 하지만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경제성이 당장 발목을 잡는다. HFO냉매는 기존 냉매와 물성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냉동공조기기를 새롭게 모두 개발해야 한다.


특히 개발된 제품이 있다고 해도 기존 제품을 무조건 뜯어내고 다시 설치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건 정말 경제성이 안맞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존 냉동공조기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drop in’ 냉매를 활용하는 것이다.



Drop-in의 경우라도 Filter Dryer, Seal & Gasket 등은 교체가 필요하며 일부 팽창변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Near Drop-in의 경우는 일부 시스템 하드웨어 변경이 필요하기도 하다.


당장 GWP가 10 이하 냉매를 적용할 수 있는 냉동공조기기를 개발하는 것도 어렵고 개발된 제품이 있다고 해도 당장 교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바로 ‘drop in’ 냉매로 기존 high GWP 냉매를 교체하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냉동공조기기에 사용되고 냉매를 ‘drop in’ 냉매로 교체하면 온실가스는 50% 이상, 에너지효율은 7~15%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터보냉동기에 사용되는 냉매는 저압(R123)과 고압(R134a)으로, 냉동냉장용으로는 R22와 R404A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히트펌프, 에어컨용으로 R407C나 R410A가 사용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하면서 냉매만 교체하는 수준인 drop in 냉매는 저압 터보냉동기용으로 사용된 R123는 R514A가, 중압 터보냉동기와 스크류 냉동기용 냉매인 R-134a는 R513A로, 스크롤 냉동기용인 R-410A는 R-452B가 있다. 슈퍼마켓이나 쇼케이스용으로 사용되는 R-404A는 R-407F로 대체할 수 있다.


R404A의 GWP는 3,921, R407F는 1,824다. 당장냉매만 교체해도 GWP를 5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냉매제조사에 따르면 기존 시스템대비 14% 적게 에너지를 소비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R22, R123 등 HCFC는 오존파괴물질 신규장비에 생산과 사용이 전세계적으로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며 R123a, R410A 등 HFC는 생산과 사용은 금지되지 않으나 단계적으로 사용량이 감소된다”라며 “최적화된 냉매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기기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drop-in 냉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냉동기 제조사인 트레인과 존슨 콘트롤즈(요크)는 이미 drop in 냉매를 적용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펙인 영업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냉매 가격도 문제도 없어
그동안 drop in 냉매가 주목 받지 못한 이유가 중 하나가 바로 냉매가격이었다. 냉동기나 쇼케이스에 주로 사용되는 R404A대비 30~40% 이상 냉매가격이 비쌌다. 하지만 올해들어 R404 가격이 급등하면서 drop in 냉매와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5월 업계에서 조사된 R404A 냉매가격은 지난 1월대비 63.7% 증가했다. 당장 내년부터 유럽에서는 R404 냉매수요가 없어진다. 결국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며 이에 따른 가격상승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냉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기존 HFC대비가격이 높은 편이라 단기적으로 볼 때 뚜렷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최근 경험한 바와 같이 HFC류 냉매 공급 부족 및 가격 폭등과 같은 부분에 있지만 drop in 냉매들은 상대적으로 공급·가격 안정성을 가지고 있어 추후 HFC규제가 시작될 시점이 돼서는 냉매간 가격 차이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HFC에 대한 규제가 당장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drop in 냉매로 전환이 급속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쉽지 않지만 변화의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다.


냉매업계의 관계자는 “Kigali Agreement가 한국은 2024년부터 적용되며 최근 차량용 냉매 역시 R134a를 1234yf로 전환하는 시점이 상당히 일찍 도래했다”라며 “결국 온실가스를 저감해야 하는 정부입장에서도 지구온난화를 늦추려는 노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많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HCFC Phase-out Schedule을 고려하면 칠러용 냉매 교체 검토가 시작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유럽·미국향 해외 수출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장비 업체나 특히 R404A를 사용하는 냉장냉동장비라면 더욱drop-in low GWP 냉매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