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추계학술대회가 대구 엑스코에서 11월27일부터 29일까지 열렸다. 이 가운데 11월28일 특별세션으로 ‘콜드체인 물류 안전관리 인증체계 구축 및 시험평가 기술개발’ 과제 현황발표가 진행됐다.
특별세션에서는 과제의 개략적인 공유와 함께 콜드체인 업계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연구과제 발표는 과제총괄을 맡고 있는 김대진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부교수가 진행했으며 전문가토론에는 양수정 엔로지스 대표, 문상영 한경대 경영학전공 교수, 김도현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수 부연구위원, 양범모 윌로그 연구기획팀 매니저 등이 참여했다.
콜드체인 물류현장 친화 인증체계 구축 집중김대진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부교수는 ‘콜드체인 물류 안전관리 인증체계 구축 및 시험평가 기술개발’을 주제로 향후 진행할 연구과제의 목표와 추진계획을 공유했다. 이번 과제는 국토교통부 연구과제로 연구개발기간은 2025년 9월1일부터 2027년 12월31일까지다.
이번 과제는 인하대학교가 연구총괄을 맡으며 공동연구기관으로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세중해운 △윌로그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참여한다. 인하대는 콜드체인물류분야별 안전 인증제도 및 세부지침개발과 연구총괄을 담당한다. KCL은 콜드체인 물류화물 취급에 관한 안전관리기준 및 시험평가 기술설계를, 세중해운은 바이오·식품 등에 집중해 국내에서 생산·제조돼 국내 유통을 통해 해외에 수출되는 콜드체인물류 실증을, 윌로그는 국외에서 제조·생산돼 국내에 반입되는 콜드체인 수입물류 실증과 IoT기반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통합물류협회는 인증 훈련프로그램 개발과 확산을 맡고 있다.
과제총괄을 맡은 김 부교수는 “과제는 9월1일부터 시작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연구를 위한 체계를 마련한 것은 10월정도”라며 “현시점에서는 어떤 실행결과를 공유하기보단 현재 이 연구가 왜 필요하며 어떤 체계를 가지고 개발될 수 있을지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콜드체인 화물의 영역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신선식품과 바이오의약품을 넘어 위험화물, 화훼, 전자제품, 장기이식품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에 대응할 안전관리기준과 시험·인증체계가 부재해 물류현장에서 어려움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부교수는 “국내 콜드체인 물류 안전관리에 대한 기준이나 인증체계가 미흡하다 보니 현장은 늘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선진국들은 GDP·GMP·ISO기반 인증제도와 IoT모니터링 체계를 결합해 국가단위 품질보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국내는 이러한 시스템이 미비해 국내 기업 해외진출에도 장벽이 되고 있다”고 이번 과제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국내 콜드체인관리의 경우 공항-차량-창고 등 전주기 벨리에이션(Validation) 인프라가 부족해 실제 운송환경기반의 엔드투엔드 검증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다. 이번 과제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신선물류시장 진입을 위한 평가기술을 확보하며 체계적인 인증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의 핵심목표는 △콜드체인 물류 안전관리기준 및 시험평가기술 개발 △인증제도 도입을 위한 법·제도·표준 기반구축 △국내·외 실증을 통한 적합성 검증 등이다. ‘콜드체인 물류 안전관리기준 및 시험평가기술 개발’은 포장·차량·보관·모니터링 등 요소기술의 성능·신뢰성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운송·보관·하역 프로세스별 가이드라인과 절차서 개발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
‘제도도입을 위한 법·제도·표준 기반구축’을 위해서 △국내·외 법·표준 분석 △인증체계 도입 시 품질·안전효과 및 규제영향 분석 △평가·관리·사후관리체계 설계 등이 수반될 예정이다. ‘국내·외 실증을 통한 적합성 검증’은 바이오의약품·위험물·농수산물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세중해운(수출 실증), 윌로그(수입 실증) 등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했다.
김 부교수는 “새로운 인증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실증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번 과제에서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부분”이라며 “콜드체인 물류서비스 공급자, 콜드체인 장치·장비·시설 공급자, 식·의약품 등 온도민감성 제품공급자 등이 인증 참여자로 함께할 예정이며 몇몇 기업에서는 확약서를 받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콜드체인 안전관리가 구축 시 기대되는 효과는 다양한 측면으로 제시된다. △신선·바이오 물류의 폐기율 및 반품료 감소 △불필요한 이동·폐기물감소 등을 통한 환경부하 감소 △글로벌시장에서의 한국형 인증제도(K-Cold Chain) 경쟁력 강화 등이 언급됐다. 또한 온도민감화물의 품질사고·리콜 등을 줄여 국민 안전확보 및 사회적 비용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교수는 “본 과제의 최종 비전은 ‘프리미엄 고부가가치 K-콜드체인’ 구현”이라며 “국내·외 콜드체인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는 인증체계가 미비해 글로벌시장 진출 시 기업들의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번 과제를 통해 국내 기업의 부담을 덜며 일본·중앙아시아·동남아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선제적으로 K-콜드체인 인증체제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콜드체인물류 안전기준 설정 첫 걸음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을 콜드체인 산업활성화을 위한 인증제도의 역할 및 인증체계의 기대효과를 설명하며 과제의 중요성과 나아갈 방향성을 제언했다. 양수정 엔로지스 대표, 문상영 한경대 경영학전공 교수, 김도현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수 부연구위원, 양범모 윌로그 연구기획팀 매니저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2009년 설립된 엔로지스는 온도민감 화물을 다루는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콜드체인시장 초기부터 전문성을 다져온 기업이다.
양수정 엔로지스 대표는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콜드체인관련 국제표준·단체표준·국가표준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이 콜드체인모니터링 체계는 확립된 상태가 아니며 이제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콜드체인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위해요소를 실시간으로 찾아낼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수이며 산업전반의 인식개선과 표준확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증제가 있어야 시장은 확장될 수 있으며 특히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러한 온도관리 모니터링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인증제도 개발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업이 인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채찍과 당근이 모두 필요하며 인증을 통한 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베네핏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상영 교수는 인증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다양한 콜드체인 화물특성을 하나의 인증으로 포괄하는 것은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문 교수는 “콜드체인화물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인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기본적이고 공통적인 제너럴인증과 품목·산업별특성에 맞춘 스페셜인증이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인증제도가 단순 ‘라벨링’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기업경쟁력 향상과 화물안정성 확보에 기여하는 구조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나아가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인증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구조가 된다면 산업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부연구위원은 “콜드체인기술은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 속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콜드체인은 동시에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이 높아 온난화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향후 콜드체인 표준을 구축할 시 탄소 저감 기준을 포함하는 방향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콜드체인은 수출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콜드체인물류 인증제가 수출경쟁력에 직접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콜드체인 인증이 기업의 실질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민간주도의 인센티브구조의 좋은 사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범모 윌로그 매니저는 국내 콜드체인업계는 데이터공유가 매우 제한적이고 표준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진단하며 이번 연구진행이 업계의 최소한의 준수기준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양 매니저는 “현재까지 국내 콜드체인업계는 각 기업의 콜드체인관련 데이터가 민감한 정보라는 이유로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며 이 때문에 산업전체에 표준이 형성되지 못했다”라며 “이번 과제는 산학연 간 긴밀한 호흡이 필요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콜드체인물류의 최소한의 안전기준을 설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