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원예농업 선도국가인 네덜란드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열렸다.
네덜란드대사관은 2월11월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한국-네덜란드 첨단시설원예 협력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첨단시설원예 △스마트팜 △농업 기술분야 지식 등을 교류하며 미래협력방안을 모색하기위해 마련됐다. 원예기술, 첨단 온실시스템, 고품질 종자분야 등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보유한 네덜란드 선도 기업들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으며 지속가능 농업혁신을 위한 다양한 기술적 제안 및 산업·기관·학계 등의 협력 중요성이 언급됐다.

랄프 반 더 베이크(Ralf van de Beek) 네덜란드 농어업·식량안보·자연부 국제농업 및 식량안보국장은 “이번 행사는 네덜란드와 한국 원예부문의 공통된 과제와 목표에 대해 통찰해보기 위해 마련됐다”라며 “첨단시설원예분야의 네덜란드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 전문성,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양국의 결집된 전문성이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생산이라는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우켜 더 프리스 (Aukje de Vries) 네덜란드 통상개발장관은 “온실원예는 네덜란드와 한국 파트너십의 오랜 핵심축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네덜란드는 온실건설, 기후제어 및 생산시스템에 대한 전문 지식을 공유하며 한국 온실기술과 산업발전을 지원해왔다”라며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압박을 받고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식량안보 의제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어 첨단원예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네덜란드가 가진 첨단시설원예는 단순히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안전한 식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번 행사에는 네덜란드의 기술기업, 종묘기업, 교육기관, 정부대표 등이 함께하고 있으며 한국과 네덜란드의 강점을 결합하는 협력으로 더 강력하고 스마트한 형태의 미래대응 스마트팜을 구축해나갈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2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선 △지역 스마트팜 생태계 구축(이보 메이어 웨스트란드시 지방자치단체위원) △에코그리드 당진프로젝트 (문성필 대한제강 이사) △AI기반 재배시스템 (마누엘 마다니 프리바(Priva) 그룹 동북아시아 대표)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을 위한 버티컬 팜 (이종명 LG사이언스파크 실장) △원예실무 교육의 중요성과 영향(테우스 코레바르 에레스(Aeres) 트레이닝 센터 트레이너) △한국 스마트팜 시장의 대전환(김홍근 KS팜 본부장)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원예클러스터 성공핵심 ‘지역협력’
이보 메이여르 위원은 ‘스마트팜을 넘어서: 지역개발 및 에너지시스템’을 주제로 발표했다. 네덜란드 웨스트란드시는 첨단원예농업의 선도적인 도시다. 이보 메이여르는 웨스트란드시의 사례를 중심으로 성공적인 첨단원예농업 클러스터 운영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보 메이여르는 “네덜란드가 가지고 있는 원예공법은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현지시장을 위한 식품생산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현재 중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토마토를 한 번 살펴보면 네덜란드가 중국에 이전한 첨단원예공법과 온실기술을 통해 네덜란드가 개발한 모종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원예농업의 성공은 기업·정부·지식기관 등의 유기적인 협력을 토대로 한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히 작물재배 뿐만 아니라 작물이 잘 자라고 땅을 보호하며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웨스트란드시에서는 작물재배, 포장, 운송 등의 모든 단계를 시 내부에서 완성해 작물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웨스트란드시 온실은 지역 내 석유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잔열과 폐열 사용한다. 현재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온실이 과반수이지만 웨스트란드시는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204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제로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도 시에서는 11개의 지열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보 메이여르는 “웨스트란드시는 작물을 생산해 작물이 최종소비지까지 닿는 모든 인프라를 쳬계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이는 기업·정부·지역의 단단한 협력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라며 “원예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농업인들은 서로 경쟁자이면서 협력자인데 이는 클러스터의 이상적인 형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적인 온실사업을 위해서는 온실을 위한 토지를 보호하고 그에 걸맞는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작물재배 단계를 완성할 수 있는 협력과 식물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기술과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철강산업 탄소배출, 스마트팜으로 상쇄
문성필 대한제강 이사는 ‘에코그리드 당진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철강산업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작물생산 에너지로 이끌어낸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문 이사는 “철강회사에서 왜 스마트팜 사업을 진행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라며 “아시다시피 철강산업은 연간 16만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고탄소배출 산업군으로 이를 상쇄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팜 산업을 기업차원에서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한국에서 농업이란 기업이 진출할 수 없는 분야로 여겨졌다”라며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농업도 진보가 필요하며 대한제강이 그 방향성을 함께 제시해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신평 스마트팜’은 대한제강 부산공장 안에 구축된 온실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구 쪽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흡수식 냉동기 통해 냉열을 만들고 있으며 공압기의 폐열을 활용한 보조열원으로 온실에 난방을 제공한다. 공장이 운전되지 않을 때는 태양광을 보조열원으로 사용하며 에너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연간 1억원정도 에너지비용이 절약됐으며 12톤의 CO₂가 절감됐다.
충남 당진시 석문산업단지 옆 자리한 ‘충남 당진 스마트팜 프로젝트’는 2028년 3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한제강의 자회사인 YK스틸 공장이 들어서면 이곳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첨단원예농업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1차 개발은 119만㎡, 2차 개발을 통해 230만㎡까지 확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연간 61억원의 에너지비용 절감과 약 24,000톤의 CO₂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외에도 가스공사가 근교에 자리하고 있는 당진시를 기반으로 LNG냉열 활용, 이산화탄소 포집, 빗물 재사용 등 다양한 방면의 에너지활용을 고민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네덜란드의 다양한 선진사례를 배우고 싶으며 R&D파트너를 찾고있는 중”이라며 “한국의 여러 청년농부들이 네덜란드 우수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대한 농업시스템 관리, AI가능성 제시
마누엘 마다니 프리바그룹 동북아시아 대표는 ‘네덜란드 성공요소’라는 주제로 AI재배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프리바그룹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기후상황 및 전 세계 개별국가들의 다양한 기후에 대응하는 기업이다. 빌딩자동화분야에도 진출해있으며 영국·중동 등 교집합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기후를 스마트센싱해 대응해내고 있다.
지난 70여년간 원예농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최근에는 효율적인 에너지관리를 위한 농업환경제어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농장 곳곳에 뻗어있는 거대한 시스템을 하나의 온·오프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지금의 화두다.
마누엘 마다니 대표는 “AI재배기술을 재배자를 중심으로 개념이 구축·설계돼 있다”라며 “계획하고 실행한 후 점검, 조치로 이어지는 행위를 AI가 수행할 수 있으며 AI재배시스템의 효용성과 비용절감은 1만㎡ 이상 농지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덜란드에서 농업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기술발전을 이룩하기 전에 식량기근이 일어날 걱정 속 발전을 거듭해왔다”라며 “첨단원예농업은 단독 사업자가 성공하기란 어려운 분야이며 협력이 필요한데 한국의 농업협회는 이미 강력하며 단단한 토대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버티컬팜’ 잠재된 가능성 주목
이종명 LG사이언스파크 실장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을 위한 버티컬 팜’을 주제로 LG CNS에서 연구개발 중인 버티컬 팜의 현황과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소개 했다.이 담당은 국내 스마트팜 산업이 가진 위치를 ‘환멸의 골짜기’ 가장 저점에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스마트팜은 화려한 산업처럼 보이고 싶어 했으며 그 과정 속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사라졌다. LG전자는 스마트팜이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원인으로 ‘감가상각비용’을 꼽았다.
이 실장은 “향후 스마트팜이 성공의 궤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에너지, 노동, 생산성, 카펙스(표준화·모듈화) 등의 요소롤 고려해야 한다”라며 “현재 LG전자는 버티컬팜을 구성하는 각 요소별 에너지효율화를 추구해 비용을 25%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풀오토머신방법이 아닌 적절한 오토매칭방법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더불어 첨단원예농업의 종자는 이전과는 다른 종자가 필요해지는데 이를 연구개발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버티컬팜은 성공의 가능성이 점쳐지지 않는 원예분야 중 하나였다. 이 담당은 제조업에 가한 LG전자의 강점을 살려 양산화를 통한 설비가격인하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그간 원예온실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효율화됐지만 버티컬팜은 아직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고 본다”라며 “LG전자는 버티컬팜 설비를 5.5달러에서 2.5달러까지 가격을 낮춰 양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실습, 자연과 첨단설비의 연결고리
테우스 코레바르 에레스(Aeres) 트레이닝 센터 트레이너는 ‘원예실무 교육의 중요성과 영향’을 주제로 첨단원예농법에서도 지켜져야 할 실습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네덜란드는 12세부터 농업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농업학교에서 중등·고등·직업 등의 교육을 이수할 수 있으며 특히 농업분야는 직업을 가진 이후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첨단원예는 계속해서 혁신이 일어나는 세계이며 농업대학에서도 평생개발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테우스 코레바르는 “실무교육은 끊임없이 개발되는 신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는 고리를 만드는 작업이자 첨단장비과 자연과 연결되는 통로를 만드는 일”이라며 “농업대학은 농업산업의 최전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레스 트레이닝 센터는 모든 교육에 실습과정이 포함돼 있으며 실습이 교육의 핵심”이라며 “흔히 첨단원예농업에만 집중하면 ‘식물’에 대해 잘 모르곤 하는데 식물을 이해할 수 있는 실습이야말로 복잡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의 길을 제안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환경변화, 커넥터로서 청년농 가능성제시
김홍근 KS팜 본부장은 ‘한국 스마트팜 시장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첨단농업기술흐름을 짚으며 기술양극화가 나타나는 한국 농업현실을 짚었다. 김 본부장은 “어렸을적 어머니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농사말고 다른 일을 하라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좋은 대학에서 공부를 많이하고 다시 농업분야로 돌아오게 됐다”라며 “한국 청년농부들은 대학이나 관련기관에서 첨단농업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있지만 사실 여전히 한국 농업은 로우테크(Low tech)에 머물러 있으며 청년농부는 그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농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농식품의 온라인유통시장이 12조원에 달했다. 대면거래가 원칙이라고 여겨졌던 농업시장의 현실이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청년농부들은 유통처를 활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콘텐츠와 마케팅을 통해 D2C비즈니스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김 본부장은 “전 세계가 그러하듯 한국도 기후위기를 겪으면서 지속가능농업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라며 “스마트팜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청년농부들의 마케팅포인트가 되고 있으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작물의 지형도도 바꾸었는데 최근 망고와 바나나 등도 한국에서 재배되고 있다”라며 “다행인 것은 한국인들은 점점 더 해외작물에 익숙해지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첨단원예농업을 배우고 익힌 청년농부들의 농촌유입은 한국 농가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변화하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새로운 농업시장의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스마트팜산업은 단순한 식량생산에서 나아가 기존에 한국에서 재배될 수 없었던 새로운 작물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며 청년농부는 새로운 작물의 커넥터로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네덜란드의 선진기술이 좀 더 많은 청년농부들과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