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진기 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장

“안전성·환경적책임 담긴 ‘패키징’
통합적 법적기반·기술고도화 필요”

2025.08.19 11:12:51



“기후위기, 글로벌 규제 강화, 소비자 트렌드변화 등에 따라 패키징산업은 단순 제조업이 아닌 전략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에 부합하는 정합성있는 정책체계와 실행력있는 제도적기반이 마련돼야 합니다. 지금의 패키징은 단순히 제품을 싸는 겉포장이 아니며 패키징은 제품을 안전하게 전달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도우며 환경적 책임을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인터페이스’입니다. 다각적인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 때에 소비자와 브랜드, 물류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용어로 패키징의 방향을 찾아나가겠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는 2007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패키징기술지원센터’로 지정된 국내 유일 공공 패키징 전문기관이다. 중소·중견기업의 패키징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지원과 정책연구를 맡고 있으며 2009년부터 패키 징인증 기반시설을 마련해 시험·분석·시 제품 제작을 일원화한 One‑Stop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포장과 패키징의 차이는 산업확장과 연결된다. 포장은 상품을 잘 감싸서 보호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포장은 단순히 운송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게끔 만드는 마케팅과도 연결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상품이 가진 정보를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며 어떻게 생산되고 운송됐는지 알리는 범위까지 확장됐으며 이를 패키징이라고 정의한다.


인간이 마주하고 있는 기후환경이 척박해지고 있다. 상품이 안전하게 보관·운송되기 어려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환경을 파괴하는 불필요한 생산을 줄여야하는 시점에도 도달했다. 패키징은 이러한 변화를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다. 기술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으며 패키징산업은 지금 시대에 더 나은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심진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장을 만나 현재 연구개발되고 있는 패키징기술 현황과 콜드체인관련 패키징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패키징기술센터 주요 사업은

패키징관련 연구개발 및 기술지원과 교육·인력양성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패키징 산업진흥 및 정책활동도 도모하고 있다. 현재는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고기능 성·신소재연계 융합형 패키징기술개발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기술지원으로는 △투과도나 기능성 등 패키징관련 시험· 분석 △시제품 제작 △KOLAS인증 확대 등을 수행 중이다.


연구개발기관이지만 패키징기술센터는 패키징교육 및 인력양성도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는 패키징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학과나 기관이 드물다. 패키징기술센터에서는 소규모이지만 산업계 종사자 역량 강화 교육을 시행 중이며 학계와 현장간 간극을 줄일 수 있는 현장 맞춤형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패키징기술센터 기술지원 항목은

패키징 소재 성능평가와 물성변화 등시험분석, 패키징 원료·공정평가 및 분석을 통한 LCA(Life Cycle Assessment)기반 환경영향분석 등을 지원하고 있다. PILOT 설비기반 시제품 필름제작 등도 지원 중이다.


플라스틱필름 등의 투습도 및 산소투 과도 검증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기업 Mocon의 공식인증 실험실도 보유하고 있다. 패키징센터는 KOLAS 인정기관으로 2013년 국내 최초 Mocon 공식인증 실험 실로 지정됐으며 운영자 인증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본사로부터 2주간의 설비점검을 받으며 보다 높은 신뢰 성을 확보해 현재 연간 4,000여건 정도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산소투과도시험은 반도체 패키징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국내에 Mocon설비가 갖춰지기 전에는 기업들이 인증을 위해 미국 Mocon 본사로 제품을 보내고 오랜 시간을 기다리곤 했다. 시간과 금전적 비용이 모두 상당한 절차였다. 패키징센터는 2008년부터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해 거의 16년간 장비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매해 설비사용률이 200~300% 에 달한다.


최근 패키징센터의 가장 큰 걱정은 현재 운영 중인 Mocon설비부품 단종이다. 매해 점검을 받으면서 자잘한 수리를 이어 오고 있는데 부품이 단종되면 그마저도 할수 없게 되고 최악의 상황에선 설비를 멈춰야 할 수도 있다. 몇 년 전부터 ‘기반구축 고도화’라는 프로젝트로 소통을 지속하고 있지만 패키징을 중점적으로 관할하는 기관이 없다보니 예산투입이 쉽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만약 설비가동을 중지하게 되면 국내기업들이 다시 예전처럼 해외 에서 인증을 받아야하는 상황을 마주하게될 수도 있다.




▎패키징산업계 주요 이슈는

최근 패키징산업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소비자 가치변화 △디지털 물류시스템 확산 등 다양한 트렌드 교차점에 놓여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산업계 전반에서 포장재 구조·소재·기능·유통방식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성과 자원순환성을 중심으로 탈플라스틱전략과 생활폐기물 감축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국내는 2022년 ‘식품용기 재생원료 기준고시’가 시행됐다. 별도로 분리배출된 투명페트병을 식품용기로 재활용하는 제도에 대한 기준이다. 유럽은 포장재 및 포장폐기물 규제 (PPWR: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개정을 통해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의 재활용 설계 의무화 및 재사용 비율의무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경량화가 아닌 단일소재(Monomaterial)기반의 재활용이 용이한 포장재를 개발하거나 접착·인쇄·코팅재질 분리성개선 설계 등을 연구 하고 있다. 또한 포스트 컨슈머 리사이클 (PCR: Post-Consumer Recycled)소재 적용을 중심으로 친환경제품 구조 재설계를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 제품규정(ESPR: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 및 디지털 제품여권(DPP: Digital Product Passport) 등 환경·디지털규제에 대응가능한 포장재 개발 또한 주요 이슈다.


특히 DPP연계형 패키징설계는 △재활용성 정보 △소재구조 △환경전과정평가(LCA)결과 △회수이력 등의 정량적 정보 탑재가 가능한 디지털연동 포장재를 의미하며 향후 글로벌인증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문화 변화에 따라 패키징 수요양상도 변하고 있다. 소비자는 제품기능뿐만 아니라 패키징의 환경적 책임과 윤리적 설계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치·친환경소비를 확대하고 있다.


패키징산업에서도 디지털전환은 중요한 이슈다. 다품종 소량생산체제가 확산되면서 기존에 대량생산 중심이었던 포장라인의 유연화가 요구되며 이에 따른 △3D 비전기반 포장물 인식시스템 △딥러닝 알고리즘활용 적응형 포장로봇 △AI기반 품질검사 자동화 등 스마트포장설비 기술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IoT·센서 통합 포장이 실시간으로 물류·품질관리를 가능하게 하며 △스마트 라벨 △온도센서 내장패키지 △QR기반 소비자 인터페이스기능 등이 브랜드전략과 연계된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패키징대전 성과는

대한민국 패키징대전(Korea Star Awards)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 주관으로 2007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패키징공모전이자 산업진흥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회 산업계·학계·디자인계의 폭넓은 참여가 확대되며 기업의 기술력·친환경 성·디자인 창의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국무총리상 및 산업부장관상 등 권위있는 포상을 수여하고 있다. 롯데칠성 투명 PET 맥주용기나 기능성 스마트QR코드 패키징등 매해 다양한 수장작을 선정하며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패키징 솔루션 확산에 기여 하고 있다.


패키징대전 수상은 단순포상의 의미를 넘어 기업의 국내·외 홍보에 기여하며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도 하고 있다. 패키징대전의 심사위원은 디자인·재활용성·소재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다. 신뢰성 높은 심사를 통해 수상기업은 업계의 높은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


패키징대전 수상 시 세계포장기구(WPO)가 주관하는 WorldStar Packaging Awards와 아시아포장연맹(APF)가 주관 하는 AsiaStar Packaging Awards 참가자격이 부여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수상실적을 확보하며 수출시장에서 높은 신뢰성을 얻어낼 수 있다.


▎콜드체인산업 속 패키징기술 역할은

콜드체인산업은 식품·바이오의약품·혈액·백신·정밀화학제품 등 온도민감품목의 품질유지와 안정적 유통을 위한 핵심인 프라이며 패키징기술이 정온성 유지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통경로 다변화 △디지털 물류플랫폼 확산 △실시간 배송확대 등의 트렌드에 따라 패키징기술의 더 정확한 예측과 대비가 필요해지고 있다. 단순한 단열·보호기 능을 넘어서는 지능형·맞춤형 정온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콜드체인고도화를 위해 연구가 필요한 패키징기술은

콜드체인산업에서 패키징기술은 ‘정온 품질을 보증하고 디지털물류와 연동되며 ESG기준에 부합하는 지능형 기술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도와 관련된 구체적인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비대면 픽업서비스나 무인배송함 등의 다양한 유통환경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온보증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경량화 역시 중요한 요소다.


AI·IoT·디지털기술기반 패키징기술은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시스템을 더욱 고도화시켰다. 앞으로는 패키징에 RFID·NFC· 블루투스센서 내장으로 배송 중 실시간 온도데이터를 수집해 콜드체인 붕괴 시 즉시 알람으로 이어지며 물류관리 플랫폼과 연동을 가능케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I기반 온도이력분석을 통한 최적화 알고리즘 구축으로 더욱 세밀한 온도관리가 필요하다.


배송노선·계절·제품특성 등 개별화된 유통환경 및 특징에 따라 패키징 구조·소재추천 연구도 중요하다. 딥러닝기반 예측열 모델링(Predictive Thermal Modeling) 으로 과포장방지 및 효율성 향상을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제품여권(DPP)연계 정온 이력추적은 향후 EU수출에 대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콜드체인품질·온도이력과 유통시간 등을 DPP 내 포함할 수있다. 이는 의약품·식품 품질인증 및 리콜 대응에도 활용된다.


나아가 맞춤형 정온패키징 시스템 구축·확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생약제, 혈장제, 고단백 신선식품 등 품목별 최적의 보존온도·허용편차·운송시간 등을 반영한 패키징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며 온도·외부환경·물류조건 등을 설정된 프로그램에 입력 시 △패키징 소재 △단열 두께 △PCM 등의 조성을 추천할 수 있다.


패키징기술센터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콜드체인시장에서 규제대응력과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되는 기술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을 것이다.


▎업계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과 제도는

기후위기, 글로벌 규제 강화, 소비자 트렌드변화 등에 따라 패키징산업은 단순 제조업이 아닌 전략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에 부합하는 정합성있는 정책체계와 실행력있는 제도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패키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요구되는 주요 정책과 제도로는 △패키징산업 전담 법률제정 필요 △공공조달내 ‘친환경·재활용성 패키징’ 의무화 및 인센티브 확대 △산〮학〮연기반 글로벌 대응형 협의체 구성 △패키징 디지털전환기반 마련 △패키징 전문인력 양성 및 재직자전환 교육체계 강화 등을 제안하고 싶다.


현재 국내 패키징 관련제도는 △환경부 (폐기물·자원순환) △산업통상자원부(소 재·장비)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용기) △중소벤처기업부(기술지원) 등 다원적 규제 체계하에 분산돼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패키징산업 특성에 맞게 통합지원할 수있는 법적기반이 미비하다. 패키징산업 정의 및 범위규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패키징 진흥계획수립, 국가 R&D 우선순위 설정, 시험분석·기술이전·인증·수출 등 패키징 전주기지원 체계화가 갖춰져야 한다.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협의체와 인력이다. PPWR, ESPR, DPP 등 EU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규제는 기업이 단독 대응하기 어려우며 기업별 정보 비대칭이 심하다. 이에 따라 업종별·제품군별로 실질적인 대응을 위한 민·관 합동 TF나 산업컨소시엄 구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변화하는 규제 및 디지털전환을 마주한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패키징 전문인력 및 융합형 인재가 필수적 이다. 패키징·디자인·소재·공학·ICT·환경평가 등을 아우르는 융합형 교육과정이 필요하며 폴리텍대학과 사립대학, 특성화고와 연계한 실습형 트랙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업계·정부 등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의 패키징은 단순히 제품을 싸는 겉포장이 아니다. 요즘처럼 기후위기, 자원 고갈, 디지털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는 패키징이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 제품과 소비자, 그리고 환경을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인터페이스’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 패키징산업 현장에서는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포장을 줄이고 디지털정보를 담아 유통과 소비를 더 투명하게 만들며 사용 후에도 다시 쓸 수 있도록 패키징 구조를 바꾸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몇몇 대기업이나 정책기관의 몫이 아니라 포장재를 개발하는 중소기업부터 이를 활용하는 물류현장 및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하는 생태계다.


패키징은 기술이자 언어다. 물류와 환경, 소비자와 브랜드가 서로를 더 잘 이해 하도록 도와주는 공용어로서 역할을 찾을때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이지완 기자 jwlee@khar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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