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학수 시크한 대표

“신선식품 혼적수출 최적화솔루션, 적재단계부터 품질리스크 최소화”
현장데이터기반 컨테이너 적재 사전설계⋯ 클레임 ↓
콜드체인 적재 최적화 특허·백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26.04.21 19:22:14


K-푸드 열풍과 함께 신선식품 해외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수출현장에서 중소기업들은 반복되는 품질 클레임과 물류 비효율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막혀 있다. 컨테이너 한 대를 채우기 어려운 소량물량은 여러 화주의 화물이 하나의 컨테이너에 함께 실리는 혼적(LCL)방식으로 운송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단이 사실상 전무했다.


시크한(SEEKHAN)은 이 공백을 기술로 채우고자 나선 기업이다. 실제 신선식품 수출물류를 직접 운영하며 축적한 현장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소수출기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콜드체인 수출에 나설 수 있도록 AI기반 적재 최적화솔루션과 무역물류 관리플랫폼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신학수 시크한 대표를 만나 기술 차별성과 콜드체인 수·출입시장 제언, 향후 사업비전 등을 들었다.


❙ 시크한은 어떤 기업인가

시크한은 신선식품 해상 혼적(LCL)운송환경에서 컨테이너 적재구조를 데이터와 AI로 사전설계하는 콜드체인 적재 최적화 SaaS기업이다. 단순 물류서비스가 아닌 적재방식 자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기술기업을 지향한다.


기존 콜드체인업계는 운송 후 이상이 발생하면 사후에 확인하고 대응하는 구조를 당연하게 여겨왔다. 품질 리스크는 운송 중이 아니라 적재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 컨테이너 내부 어느 위치에 어떤 화물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온도편차와 품질손실이 달라지기 때문에 선적 전 적재구조를 최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설립 이후 실제 신선식품 수출물류를 직접 운영하며 현장데이터를 축적해 왔으며 15개국 수출환경에서 84종의 신선식품 화물데이터와 122개 데이터로거로 수집한 End-to-End 실측데이터를 기반으로 혼적환경에 특화된 AI적재 최적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현재 20명의 기술·무역·사업화 융합 인력이 군산 본사를 중심으로 서울·부산에서 R&D와 사업화를 병행하고 있다.


❙ 창업계기는

호주 멜버른에서 무역업을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2014년 현지에서 한국식품을 유통하며 해상 컨테이너 혼적을 처음 경험했는데 김치와 떡을 같은 컨테이너에 실었다가 운송 도중 김치가 부풀어 떡에 냄새가 배는 피해를 입었다. 컨테이너 내부에서 모터가 달린 쪽과 문쪽 사이에 최대 10°C에 가까운 온도편차가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그때 처음 체감했다.


콜드체인 품질데이터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다. 혼적운송에서 어떤 화물을 어디에 실어야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기반 기준 자체가 없다는 점이 창업의 출발점이 됐다. 회사이름 ‘시크한(SEEKHAN)’은 ‘찾다(Seek)’와 한국을 뜻하는 ‘한(Han)’을 합쳐 ‘한국을 찾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 솔루션 출시배경은

혼적환경에서는 컨테이너 내부위치와 냉기흐름에 따라 온도편차가 발생한다. 특히 출입구 근처나 벽면 인접화물은 도착 시 상품성이 급격히 하락하는 신선도 불균형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온도민감도가 다른 상품을 혼적할 때 최적배치를 사전에 계산하는 시스템 자체도 없어 적재는 현장작업자의 경험과 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였다. 품질이상이 발생해도 원인이 운송환경 문제인지 적재방식 문제인지 규명이 어려워 동일한 클레임이 반복됐다.


결국 핵심문제는 하나다. 콜드체인 품질 리스크는 선적 전 적재 단계에서 이미 결정되지만 이를 사전에 설계하고 통제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았다. 경험에 의존하던 적재판단을 데이터기반 설계로 전환하는 것이 솔루션의 출발점이다.




❙ 기술적 차별성은

기존 콜드체인솔루션은 운송 중 온도·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상을 감지하더라도 이미 적재가 완료된 이후에는 구조를 바꾸기 어려워 결국 사후대응으로 이어진다. 시크한은 접근 자체를 바꿨다. 문제를 운송 중이 아닌 적재 전 설계단계에서 해결하는 방식이다.


공장출하부터 도착국 창고까지 전 구간을 직접 운영하며 수집한 혼적특화 데이터셋은 경쟁사들이 갖추기 어려운 기술적 진입장벽이다. 여기에 화물의 공간·온도·상품 민감도를 동시에 계산해 최적 적재안을 도출하는 AI복합 제약 최적화엔진을 더했다. Transformer 딥러닝모델과 강화학습기반 리스크 예측모델을 접목해 운송조건별 품질손실 확률까지 분석하며 3D 적재시뮬레이션과 2D 층별가이드를 현장에 제공해 작업자가 데이터 기반으로 적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 시스템이 ‘운송 중 관리’라면 시크한은 ‘선적 전 설계’가 차별성이다.


❙ 주요 적용현장과 성과는

보관온도와 특성이 서로 다른 신선식품을 동일 컨테이너에 혼적해 장거리 해상 운송하는 환경이 핵심 적용대상이다. 협력파트너로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물류산업진흥재단,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 등과 연구·실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신선농산물 관련 데이터를 기술이전받아 내부 로직 고도화에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는 클레임 반복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적재 설계가이드를 적용한 이후 동일 유형의 클레임 발생빈도가 줄어드는 경향이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으며 도착국 바이어들로부터는 품질이력이 데이터로 추적된다는 점 자체가 거래신뢰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피드백도 받고 있다. 특히 온도민감도가 높은 신선농산물분야에서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가장 큰 도전은 데이터확보였다. 신선식품 혼적 LCL 운송데이터는 표준화돼 있지 않고 화물조합·노선·계절·컨테이너구조 등 변수가 너무 많아 기존 공개 데이터셋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시크한이 선택한 방법은 직접 수출물류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었다. 단순히 센서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출물류 전 구간에 데이터로거를 부착해 운송환경 데이터를 직접 축적했다. 신선식품 특성 데이터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서울대 산업공학과 등 공신력 있는 기관과 협력을 통해 품종별·온도 조건별 품질 변화데이터를 학문적으로 검증된 방식으로 확보했다. 


이 두가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결합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구조가 시크한의 기술적 해자(Moat)다.




❙ 주요성과와 현황은

창업 초기부터 실제 신선식품 수출물류를 직접 운영하며 매출을 발생시켜 왔다. 2023년 약 13억원, 2024년 약 19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BEP(손익분기점) 달성에 성공했다. 기술개발과 실매출을 동시에 검증했다는 점이 단순 R&D 기업과의 차별점이다. 


지적재산권 측면에서는 콜드체인 적재 최적화 관련특허를 국내·외에서 2건 등록, 5건 이상 출원 중이며 ISO9001 인증과 벤처기업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국무총리 표창, KOTRA 표창, KITA 100만불 수출의 탑 달성 등 대외 인정도 이어졌다. 설립 당시 3명이던 인력은 현재 20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서울 R&D지점과 부산 물류전진기지(AC)를 운영 중이다.


❙ 국내 콜드체인 수출시장에서 주목할 트렌드는

글로벌 신선식품 수출시장은 연평균 5.5% 성장률로 확대되고 있으며 2024년 약 998억달러에서 2032년 약 1,53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류확산과 함께 K-신선식품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어 국내 콜드체인물류의 중요성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중소 농식품기업의 해외 직수출 증가로 LCL방식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혼적환경에서의 품질관리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바이어들이 단순 납기 이행을 넘어 운송과정의 온도·환경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는 추세도 강화되고 있어 데이터 없이는 수출경쟁력 자체가 약해지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은 경험기반 운영에서 데이터기반 사전 설계체계로 전환되는 변곡점이며 이 전환을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글로벌 콜드체인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 콜드체인 수출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언한다면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데이터없이 운영되는 구조 자체다. 의약품 콜드체인에는 이미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기준이 적용되고 있지만 신선식품분야에는 이에 준하는 기준이 미비하다. 수출품질 인증체계에 운송데이터 이력을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산업전반 데이터화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현재 수출사·물류사·선사·바이어간 데이터가 개별적으로 분산돼 있어 전체 구간의 품질이력 추적이 어려운 만큼 각 주체간 데이터공유체계 표준화와 함께 소량수출 중소기업도 접근가능한 SaaS기반 디지털솔루션 보급이 필요하다.


❙ 향후 목표와 중장기비전은

단기적으로는 2026년 약 80억원, 2027년 약 222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현재 물류운영을 직접 수행하며 고객사와 쌓아온 신뢰와 데이터가 SaaS전환의 기반이 되며 실증이 완료된 노선과 품목부터 순차적으로 구독모델로 전환하는 방식이어서 신규고객을 처음부터 설득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 강점이다. 


2026년부터 SaaS·라이선스·API기반 기술 매출이 본격화되고 2028년에는 기술 매출 100억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화장품·의약품 등 인접 콜드체인산업으로의 버티컬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무역·물류분야에서 막히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시크한이 되게 할 것이다. 무역물류 전반을 아우르는 AI에이전트 수준의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콜드체인은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문제다. 신선식품 콜드체인산업은 오랫동안 운송 중 이상이 발생하면 사후에 확인하고 대응하는 구조를 당연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품질손실의 결정적 원인은 대부분 적재단계에서 만들어진다. 


K-신선식품 수출이 성장할수록 그 복잡성을 데이터로 통제하고 품질을 사전에 확보하는 기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소량·혼적물류를 품질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통제하는 새로운 콜드체인표준을 만드는 것이 시크한이 이 산업에 기여하고자 하는 핵심가치다.

김정현 기자 jhkim@coldch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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