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2조897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콜드체인관리가 중요한 신선식품 온라인거래액도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온라인쇼핑에서 식음료와 농·축·수산물을 포함한 식품거래액은 47조360억원으로 전년대비 15.6% 성장했다. 생활용품이나 의복과 같은 상품군에 비해 아직 신선식품은 온라인쇼핑 전환율이 높지않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이커머스시장 증가세는 자연스럽게 물류와 풀필먼트서비스 산업확장과 이어진다. 고객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맞추며 더 빠른 배송전쟁이 격화된 상황 속 지난해 물류·풀필먼트기업들의 실적을 살펴봤다.
물류·풀필먼트시장은 소비자 생활패턴변화로 나타나는 유통산업의 변화에 따라 실적양상이 천차만별이었다. 물류·풀필먼트업은 인프라구축을 위해 사업초기에 많은 투자비용이 발생한다. 20년이상 업력을 가져 안정적인 물류인프라를 구동하며 국내·외 고객사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삼영물류, 세중해운, 용마로지스 등과 같은 중견물류사는 비교적 안정적인 재정을 유지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특히 세중해운의 매출은 1,057억원으로 전년 754억원대비 40.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세중해운의 관계자는 “지난해 초반에는 전반적인 시황이 다소 부진했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정책에 대한 기대와 변화에 따라 하반기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이러한 흐름은 구조적 회복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수요증가에 따른 영향이라고 판단한다”라며 “그럼에도 지난해는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운영을 유지하며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중해운은 올해 인천 아암물류2단지 전자상거래특화구역에 스마트공동물류센터인 ‘인천 글로벌 풀필먼트 센터(IGFC)’준공을 앞두고 있다. IGFC는 세중해운·남성해운·유련티엘에스·아워박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해당센터는 역직구와 직구를 통합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최적화된 물류서비스와 IT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중해운의 관계자는 “향후 신사업으로서 이커머스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셀러들의 물류부담을 줄이며 더 빠르고 효율적인 공급망을 제공해 경쟁력있는 글로벌 판매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소형 풀필먼트기업 실적의 경우 성장과 침체국면이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예측불가능한 시장상황과 격화되고 있는 속도경쟁 속에서 누가 시장패권을 잡을 수 있을지 쉽게 판단할 수 없다”라며 “물류업계 오래된 강자들은 안정적 인프라를 구축해 사업을 운영할 수 있지만 온디맨드식의 다변적인 물류는 쉽게 장악할 수 없을 것이며 예측불가능한 물류환경에선 오히려 중소물류사가 강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벽배송 선두기업 팀프레시는 최근 자금유동의 문제를 겪으며 새벽배송 및 풀필먼트 서비스를 중단했다. 앞으로의 사업운영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또 다른 신선식품 새벽배송기업인 오아시스는 1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호조를 보였다. 오아시스는 2024년 5,17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8.8% 증가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33억원에서 2024년 229억원으로 71.7%, 당기순이익은 2023년 137억원에서 2024년 228억원으로 65.9%로 증가했다.
오아시스의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2024년 실적은 온라인매출 15% 성장 및 효율적인 사업구조에 힘입은 결과로 충성고객층 확대와 새벽배송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라며 “새벽배송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보였으나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기업은 수익성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 속 오아시스는 독자적인 사업 모델과 효율적인 운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쿠팡을 추격하기위해 네이버가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한 가운데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에 소속된 풀필먼트사들의 실적도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풀필먼트서비스 ‘품고’를 운영하고 있는 두핸즈는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2023년 11억원에서 2024년 41억원으로 268.3%, 당기순이익은 2023년 10억원에서 2024년 41억원으로 313.5%로 크게 증가했다.
두핸즈의 관계자는 “지난 해 AI수요예측, 주문흐름제어, 주문통합연동 등 강력한 셀러툴을 업데이트해 배포하며 주 7일 당일배송, 24시 주문마감, 일본 D+5 도착보장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론칭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축해왔다”라며 “이러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K-브랜드사 판매경쟁력을 높이며 업무를 자동화해 최근 2년간 고객사가 390% 이상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두핸즈는 경쟁력있는 국내 풀필먼트와 해외 풀필먼트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품고’만의 차별성을 강화해 신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두핸즈는 앞으로 3년간 K-브랜드의 일본 진출 방법론의 획기적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8개 주요지역에 풀필먼트센터를 운영 중이며 콜드체인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아워박스도 2024년 6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50.9%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가 지속됐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 –52억원에서 2024년 –18억원으로 손실액을 줄였다.
아워박스의 관계자는 “아워박스는 2024년 상품출고건수가 2,000만건을 돌파하며 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라며 “지속적인 사업규모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이익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으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장에서는 일부 풀필먼트기업들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재무적 안정성이 악화되면서 이커머스기업 불안이 커지고 있다”라며 “아워박스는 뛰어난 재무건전성을 기반으로 올해에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며 이를 위해 고객만족도를 더욱 높이고 서비스품질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최초로 국토교통부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획득한 파스토는 2024년 76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5%의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가 지속됐지만 영업이익이 2023년 –432억원에서 2024년 –266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023년 –455억원, 2024년 –285억원으로 손실이 감소했다.
파스토의 관계자는 “2024년도에는 수익성개선 및 구조개선에 집중해 저수익센터 및 물량운영종료 및 재배치를 진행해 파스토 주력센터인 용인1센터와 용인2센터 합산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15.9% 증가했다”라며 “네이버 도착보장, 주7일 배송, 당일배송서비스 확대로 풀필먼트시장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어 2025년에는 2024년대비 5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4년 EBITA(에비타: 상각전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41.6% 손실을 축소했다”라며 “직영센터의 손실율 감소를 위한 가동률 증가, 원가개선, 비용 효율화를 지속 진행했으며 월별 지속적 개선추세가 유지돼 오는 5월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종합물류파트너 선도기업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2024년 39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2023년 118억원대비 230.5%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가 지속됐다.
콜로세움의 관계자는 “현재 콜로세움은 K-뷰티·푸드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국내부터 해외시장까지 비용을 최적화하면서 부가적인 통관업무를 자동화하는 크로스보더물류서비스 및 별도의 인가·관리감독이 필요한 위험물전용 보관·수송서비스 등 특화된 상품에 집중해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기업들과 협업할 계획”이라며 “자체개발한 AI기반 물류최적화솔루션 ‘COLO AI’의 기능고도화 등을 통해 주문처리 속도향상 및 FD작업 생산성향상에 집중해 이커머스셀러들의 복합적인 물류고민을 디지털화된 도구를 기반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물류파트너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