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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미래교통물류연구소 소장

“콜드체인 성장 물류 발전 선행 우선
예측시스템 기반 물류 급속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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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밭에 쑥이 곱게 자라듯 물류 시장이 먼저 확대되야 콜드체인 시장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콜드체인과 관련된 기본적인 법제도가 먼저 정비되며 콜드체인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에서 만들어줘야 기술 발전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최근들어 그런 움직임들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콜드체인은 골드체인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봅니다” 


철도기술연구원은 ‘소통과 협력의 행복경영! 명품 k-철도기술로 세상을 행복하게’라는 경영목표를 바탕으로 철도·대중교통·물류 등 공공교통분야 연구개발과 성과확산을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특히 최대 430km/h의 고속열차 해무와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 한국형 경전철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최대 1,200km/h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 하이퍼튜브,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철도기술, 5G기반 열차자율주행시스템 등을 연구·개발해 첨단 교통,물류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를 진행하는 핵심부서 중 하나인 미래교통물류연구소의 권용장 소장을 만나 첨단물류 발전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미래교통물류연구소란

교통과 물류와 철도에 대해 연구하는 조직이다. 물류는 국가물류표준화를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며 4차 국가철도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저비용·고효율 교통과 물류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하고 있으며 DB 구축관리기술도 고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래교통물류연구소에는 철도정책연구실, 교통물류체계연구실, 첨단물류시스템연구실, 국제철도연구실이 소속돼 있다. 철도정책연구실에서는 철도나 교통사업에 대해 투자정책·타당성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지능형 교통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광역 모빌리티 실증이나 서비스 확대방안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하고 있는 부서이기도 하다.


교통물류체계연구실에서는 교통·물류 체계분석 효율화기술이나 빅데이터를 적용하는 등 운영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첨단물류시스템연구실은 국가물류시스템인 도로·항공·해운항만·철도 등에서 첨단화기술을 개발하는 부서다. 포장·수송·보관·운반하역·정보화 등 물류기술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물류정책이나 물류표준화도 함께 고민하며 연구하고 있다.


국제철도연구실은 국제철도 연계 궤간가변 대차기술, 차량·궤도 인터페이스, 호환성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남북철도 관련기술도 연구 중에 있다.


과거에는 물류가 다른 산업을 지원해주는 역할에서 성장하지 못했었으나 이제는 유통이 물류에 속하는 개념이 됐을 정도로 핵심기술이 됐다. 첨단물류시스템에 IoT기술부터 로봇기술까지 4차산업기술이 속해져있어 국가 중요산업이 됐으며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물류가 일상생활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이에 발맞춰 미래교통물류연구소가 하는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앞으로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


■ 핵심경력 및 대표연구성과는

2007년도에 국가물류표준화 연구단장을 했다. 당시 물류 R&D가 활성화돼 있지 못했을 때라 선구자 역할을 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코디네이터도 했었으며 철도공사에서 물류 사업 부본부장도 했다. 국토교통부 생활교통본부 정책자문관도 했었다. 물류과학기술학회가 처음 발기할 때 실무진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었어서 지금 물류과학기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내년부터는 시스템엔지니어링학회 회장도 맡을 예정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면서 물류 전문가들을 많이 만났으며 작은 지식들이 모여 지금의 자리까지 올수 있었던 것같다. 우리나라 물류기술이 전처럼 해외를 따라라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선도하는 수준이 됐다. 대표적인 예로 공동물류센터는 우리나라에서 선구자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물류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는 다양한 전공자들이 물류기술 발전에 자신의 능력을 아낌없이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래교통물류연구소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일이 전자, 화학, 산업공학, 교통, 경영, 토목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든 일이다.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성과 중 하나다. 앞으로 물류업계가 확대되기 위해선 다양한 전공자들을 융합할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다.


■ 철도물류를 소개한다면  

1970년대에는 산업·물자 수송의 70~80%가 철도운송이었다. 하지만 택배 물류산업이 성장하면서 도로가 물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자동차가 많아지면서 정체가 심해졌으며 신속한 배송을 위해선 도로가 아닌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도로 운송에 의존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철도물류로 운송했던 석탄 물동량도 거의 없으며 시멘트도 점점 줄고 있다. 철강이나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부분이지만 이마저도 도로 운송량에 비해서는 미비한 수준이다. 이와 같은 물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난지 10년정도 됐다. 


유럽을 보면 철도 수송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저탄소·녹색운송을 위해 도로운송비중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화물차에 지원하고 있는 유가보조금 1조7,000억원만큼은 아닐지라도 철도운송에도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 저탄소·녹색운송환경 조성을 위해서 철도 수송량을 절대적으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철도물류 4.0이라는 큰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관련 연구진들이 진행하는 1,000억원 이상 R&D 프로젝트다. 화물차를 기차에 올려 수송할 수 있는 기술이나 콜드체인을 활용해 기차로 운송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지하철을 활용해 택배를 운송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 


공동물류센터가 조성된다면 지상에 조성비용이 너무 비싸서 지하로 조성될 확률이 높은데 이러한 점에서 철도교통을 활용한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물류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물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정성과 효율성이다.


■ 철도물류의 장점은


도로와 철도 운송량은 균형점이 중요하다. 지금은 도로에 물동량이 치우쳐있어 고속도로도 정체가 심하다. 만약 도로에서 물류 파업이 일어난다면 물동량을 감당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없다. 철도물류와 도로물류는 서로 경쟁하는 수단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트럭을 화차위에 올려 장거리를 정체없이 빠르게 이동한다면 트럭 운송기사들에게도 좋으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더 빠르게 배송을 받을 수 있어 좋다. 또한 운송 중 사고도 많이 줄일 수 있다. 


철도 컨테이너에는 냉동기를 돌리기 어렵지만 화물차를 화차로 운송한다면 콜드체인시스템을 철도운송에도 도입할 수 있으며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수 컨테이너 비용이 좀 더 저렴해져서 철도운송도 콜드체인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철도물류와 도로물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1조7,000억의 유가보조금같이 철도물류도 물동량이 증가할 수 있으며 운송비용도 낮출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철도물류는 자율운행 무인운전 트렌드로 전환기에 있다. 위험물을 운송할 때도 안전해서 좋으며 배송시간을 지키려면 철도가 더 좋다. 철도가 도로 운송과 협력한다면 향후 물류기술은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


■철도물류에 콜드체인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화차의 견인력이 기관차당 30~33량정도 된다. 여기에 냉동기까지 돌리게되면 출력이 더 약해진다. 그래서 현재 두 개 기관차를 이어서 콜드체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수 컨테이너 비용이 비싸다는 점도 있으며 모니터링시스템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고속열차에 소량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는 있지만 우리나라도 고속 화물철도 도입이 필요하다. 전자제품이나 의약품 등을 생산지에서 공항이나 부두로 빠르게 운송할 수 있다면 해외 수출량도 늘어날 수 있다. 


또한 특수 컨테이너 내에서 사각지대 없이 균일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다. 현재 기술로는 공간 내에서 균일한 온도를 유지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들지만 에너지를 덜 사용하면서 균일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콜드체인은 벨류 키핑이다. 시간이 오래걸리면 그만큼 품질이 떨어진다. 품질이 떨어진 제품을 폐기하는데 드는 비용도 엄청나다. 


정체가 심한 도로를 활용한다면 시간이 오래걸려 품질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철도를 활용한다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여기에 콜드체인시스템만 안정적으로 도입된다면 어떤 물류보다 효율적인 물류가 철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공항이 많이 생기며 글로벌화되고 있다. 인천공항은 미주나 유럽을 중심으로 운송한다면 부산항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운송할 수 있다. 


특히 인천공항에서 받은 화물을 부산항을 통해 동남아시아로 운송할 수 있으며 대구·부산 신공항 등 다른 공항을 이용해서 철도와 연계해 물류 거점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물류가 발전하기 위해선 각 지역마다 물류 인프라가 균형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


갈수록 삶에 자동화 요소가 많아짐에 따라 인간이 해야할 일에 점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속된말로 인간이 게을러질수록 물류산업이 발전한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유통에 물류가 속해져있는 개념이었다면 현재는 물류 속에 유통이 속해져있다. 물류산업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이며 콜드체인도 함께 나와 대형화·전문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AI·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예측시스템이 물류에도 적용이 될 전망이다. 다른 어떤분야보다 물류는 데이터를 모아보면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분야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10년 뒤 물류는 지금 우리가 아는 수준보다 훨씬 많이 발전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