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도시 대전에서 스마트농업 특성화 도시를 만들기 위한 태동이 시작됐다.
대전시가 주관하고 농협중앙회 대전본부가 후원하는 ‘스마트농업 정책포럼’이 4월4일 패널·시민·농업인·공무원·언론 등 7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도심으로 들어온 푸른농장 이야기’라는 주제로 스마트농업 가치부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열렸다. 또한 국책연구소가 많은 장점을 가진 대전시가 스마트농업 육성을 위해 산학·연관을 모아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김영빈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포럼은 대전에 적합한 스마트농업 모델을 발굴하는 자리”라며 앞으로 시는 스마트농업 육성 5개년계획 수립을 통해 스마트농업을 적극 육성해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효준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 경영기획단장은 축사를 통해 “스마트농업은 인력 감축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시키고 설비효율과 생산량을 증가시키며 최적의 환경조성으로 농산물품질을 향상시키는 등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재배방식”이라며 “현재 우리농업은 농촌 고령화와 인력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연재해로 인해서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을 어렵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포럼은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서 스마트농업을 진단하고 해결 및 발전방안을 모색함으로써 향후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라며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스마트농업은 우리 농산물 생산방식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제발표는 △도심 수직농장 현황 및 발전방향(박종석 충남대학교 교수) △도시 내 문제해결을 위한 농업활용 및 발전방안(김세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농축수산지능화연구센터장) △스마트팜 현재와 해결방안(윤좌문 쉘파스페이스 대표) △미래 도시농업 발전방향(이상민 한국기계연구원(KIMM) 책임연구원) 등 스마트농업 관련 전문가 4인이 진행했다.
차세대 식물생산 시스템 ‘수직농장’
박종석 충남대 교수는 △식량생산 △탄소중립 △자원절약 △도심재활용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스마트팜의 한종류인 수직농장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외 관련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유망한 국내기업에 대해 소개했다.
박 교수는 “생산에서 소비까지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토지이용 극대화·농산물 생산에 사용되는 수자원 절약·기후변화로 인한 농업생산량 감소 해결·농지확보를 위해 파괴되는 생태계 보호 등의 효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선 수직농장이 더욱 확산돼야 한다”라며 “영국의 G-underground, 미국의 AeroFarms와 같은 기업들이 선례를 남김으로써 일본·중국을 포함한 우리나라도 관련 기업들이 스타트업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트로팜을 주로 하는 ‘farm8’, 컨테이너팜을 주력으로 하는 ‘엔씽’, 도서관 책장과 비슷한 구조로 수직농장을 설계한 ‘알가팜텍’ 등 국내기업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하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기업의 생존을 위한 고민과 연구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디지털 농업 스마트팜
김세한 ETRI 센터장은 스마트팜산업의 핵심은 구성하는 부품 및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관심을 키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농업에 AI·메타버스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 및 확산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기업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 지원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국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략 중 인공지능·메타버스에 대한 정책이 많은데 농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라며 “인공지능을 농업에 도입하면 원격으로 환경을 조정해 생산량을 더 늘려줄 수 있으며 고령화로 인해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 로봇을 도입하는 것이 인력난을 해결하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TRI는 2025년까지 원격운용이 가능하고 최적의 환경에서 최소 노동력으로 생산성을 보장하며 질병감시가 가능한 AI 컨설턴트 기술인 ‘트윈팜’을 보급할 계획이며 2030년에는 환경을 AI가 스스로 조절하고 반자동화된 생산기술과 유통 전과정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분석해 서비스하는 인지학습형 AI 기술인 ‘인지팜’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더 나아가 2035년까지 AI·로봇과 협업을 통해 생산조건을 스스로 계획하고 생산하는 자율무인팜봇 기술인 ‘자율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 식량 대안 ‘도심 속 수직농장’
윤좌문 쉘파스페이스 대표는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 식량확보와 쾌적한 생활환경조성을 위해 수직농장 활용을 제시했다. 또한 도시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도시농업이 활성화 될 수 밖에 없어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윤좌문 대표는 “2050년이 되면 약66%의 사람이 도시에 살고싶어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어 도시 근교나 도시 내에서 농업을 해야 안정적인 식량확보가 가능하다”라며 “이에 따라 다양한 관련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주력 상품과 확실한 고객층을 형성하지 못한 기업들은 도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시장에 집중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수직농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초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생산물의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고 프리미엄 딸기·의약품에 사용되는 작물 등 고부가가치 작물을 생산해서 꾸준한 소비가 될 수 밖에 없는 ‘마니아’ 층을 형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건물 옥상에 지어진 ‘식물공장’
이상민 KIMM 책임연구원은 도심 속 건물의 폐에너지를 활용해 건물 옥상에 스마트팜을 지어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하는 모델을 소개했다.
이상민 책임연구원은 “건물형 식물공장·건물형 옥상온실·컨테이너형 식물공장·태양광 병용 식물공장·건물형 수직농장 등 도심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식물공장이 존재한다”라며 “네덜란드는 호텔 옥상에 스마트온실을 지어놓고 작물재배 체험이나 요가 프로그램 같은 여가활동을 하고 호텔에서 남는 에너지를 온실에서 활용가능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서울 상도역 메트로팜, 성수역 근처 건물 옥상에 기계연구원이 짓고 있는 온실 등 다양하게 도심형 스마트팜이 생기는 중에 있다”라며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탄소중립에 한발 더 가까워지고 식량안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도시형 스마트팜인 수직농장은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이다”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성장...관련기술 동반발전 필요
이어진 분과토론은 황인형 유성생명과학고등학교 수석교사·주원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전상우 농협중앙회대전본부 경제지원단장·임성복 대전시 농생명정책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앞선 주제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분야별 정책방향을 건의했다.
황인형 교사는 학생들의 농업교육과 직업교육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과 연계하는 정책발굴과 시행을 강조했고 주원균 책임연구원은 농업현장에서 데이터표준화 수준이 낮은 실정을 지적하며 데이터 플랫폼구축과 ICT전문가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주장했다.
전상우 경제지원단장은 “농협에서도 스마트농업 플랫폼 ‘옥토’를 구축하고 지원센터 3개소를 개소했다”라며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팜 보급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임성복 과장은 “국가정책에 부응해 도시특성을 감안한 투트랙 전략으로 국가산단에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그린바이오벤처캠퍼스를 조성하겠다”라며 “농가소득증진을 위해서도 ICT를 기반으로 원예와 과수, 축산분야 기술보급에도 힘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