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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저온물류센터, 올해 공급과잉 해소 전망

지난해 신규공급 33% 감소·임대료 하락 불가피
저온센터 냉장중심 구조 전환⋯ 수요 맞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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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저온물류센터시장은 팬데믹 특수 이후 공급과잉의 그늘에 빠지며 구조적 불균형과 전환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최근 발표한 ‘2025 Korea Logistics Market Report’에 따르면 2024년 저온물류센터의 명목 임대료(무상임대 등을 적용하지 않은 임대료)는 평당 5만9,800원으로 전년대비 다소 하락했다.


현재 수도권 저온물류센터시장은 2024년 들어 신규공급이 전년대비 33% 줄었지만 이미 시장에 쏟아진 대규모 물량으로 장기공실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수도권 저온센터의 공실률은 약 40%로 이는 물류 부동산시장에서 보기 드문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공실이 누적되는 가장 큰 원인은 팬데믹 시기 급하게 지어진 저온물류센터 상당수가 실제 임차수요와 맞지 않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저온물류센터는 냉동위주의 수직설계, 도크부족, 좁은램프 등 비효율적 설계가 많아 냉장중심의 신속 출고 수요와는 맞지 않다.


그 결과 실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실 사용에 적합하지 않은 자산이 시장에 잔존하며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북부권, 임대료 하락폭 가장 커

공급과잉과 구조적 불균형은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4년 저온센터의 명목 임대료는 평당 5만9,800원으로 집계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가 더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북부권은 저온 임대료 하락폭이 컸으며 서부권은 이커머스기업들이 인천지역 내 저온센터를 대거 흡수하며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김수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부장은 “상온물류센터의 경우 신규공급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2023년대비 명목 임대료가 소폭 상승한 반면 저온물류센터는 지속되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장기공실 자산이 누적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임대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일부 명목 임대료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동부권의 상온물류센터는 2023년 하반기대비 평균 임대료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저온물류센터 역시 수도권 내 다섯개 권역 중 가장 낮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남부권의 경우 상온물류센터는 소폭의 임대료 상승세를 보였지만 저온물류센터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북부권과 서부권은 상온 임대료가 평균대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두 권역 모두 2024년 대형 신규물류센터가 공급되며 명목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저온물류센터 임대료의 경우 서부권은 약 1% 수준의 경미한 하락세를 보인 반면 북부권은 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부권에서는 쿠팡을 중심으로 이커머스기업들이 인천지역 내 저온물류센터 면적을 대거 흡수하며 공실을 일부 해소한 반면 북부권은 해소되지 못한 저온 및 복합센터 재고가 잔존하고 있어 임대료 하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신규공급이 없었던 중부권은 상온 및 저온 물류센터 모두 2023년과 유사한 수준의 명목 임대료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시장도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해 저온물류센터 거래의 대부분은 실수요자가 아닌 NPL(부실채권) 성격의 거래가 차지했다. 실제 실수요에 의한 거래는 1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건설사 채무 인수, 경·공매 등 비정상적인 거래가 주를 이뤘다. 저온센터의 평당 거래가격은 897만원으로 전년대비 33%나 하락해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거래가격 하락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와 공실 리스크, 임대료 하락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이다. 일부 저가 매물은 상온용도로 전환을 시도하며 리스크 해소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도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올해 저온센터 거래 규모의 약 40% 이상에 해외자본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했으며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UAE 국부펀드,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 글로벌 자본이 주요거래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실물 자산뿐만 아니라 대출펀드, NPL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범위를 넓히며 국내 물류 부동산시장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맞춤형 시설 임대 전략 필요

수도권 저온물류센터시장은 공급과잉과 구조적 불균형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시장의 구조조정과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부터 신규공급이 급감함에 따라 스펙이 우수한 기존 자산에 대한 재계약 수요 증가와 임대료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저온센터는 냉장중심 구조로의 전환과 BTS(Build-to-Suit: 수요 맞춤형 개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구조적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시장은 시설스펙 개선과 실수요기반 개발로 점진적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공실률이 높은 저온센터의 경우 상온용도로 전환이나 시설 리노베이션을 통해 실수요에 맞는 자산으로 탈바꿈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장은 “공급 둔화기에 접어든 2025년은 구조정렬과 수요선별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으로 풀필먼트 중심의 3PL 수요확대에 맞춰 맞춤형 시설 임대 전략 등이 필요하다”라며 “글로벌 자본 유입과 투자방식 다변화, 그리고 실수요기반의 개발이 앞으로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