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온물류의 미래를 조망하며 콜드체인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국내 유일 콜드체인 전문포럼 서울콜드체인포럼이 6월10일 개최됐다.
올해 9회째를 맞은 2025 서울콜드체인포럼은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한국무역협회에서 공동 주최했으며 정석물류학술재단,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인하대학교 정석물류통상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공동 주관했다.
2025 서울콜드체인포럼은 ‘콜드체인, 안전한 미래의 힘!(Toward Safety, Security, Sustainabillty in Cold Chain)’이라는 비전으로 개최됐다. △특별초청강연 △전문기술- Tech & Biz △라운드 테이블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전문기술세션은 각각 △친환경에너지 △식품·농수산물 △EV배터리 △스마트물류 △위험물·안전 △ISO TC315 등의 주제로 운영됐으며 세션별 2, 3가지 트랙의 발표가 이뤄졌다.
산업의 다양한 영역으로 콜드체인기술적용이 확장되는 가운데 올해에는 ‘EV배터리’를 주제로 하는 세션트랙을 마련하며 변화하는 콜드체인 산업동향을 담아냈다. 라운드테이블에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각 분야 콜드체인 기술현황 공유와 최근 산업계에 닥친 디지털전환과 기후위기라는 난제를 극복할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AI·디지털융합 접목 콜드체인, 다음 방향성 모색
하헌구 콜드체인포럼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초창기 콜드체인포럼은 의약품·식품산업을 중심이었다가 점점 더 기술·정책·규제 등의 이야기로 점점 확장돼 왔으며 앞으로 이 확장세는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올해 콜드체인포럼에서는 ‘안전’을 주제로 각 산업분야의 다양한 콜드체인사례를 공유하고자 했으며 업계전문가가 모두 모인 행사인 만큼 산업간 정보교류와 네트워킹 확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석민 한국무역협회 전무는 환영사를 통해 “최근 의약품·농수산물을 비롯한 신선물류 등 온도 민감수출품이 증가하면서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물류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 콜드체인 전문인력과 기술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콜드체인산업 선진화는 단순한 혁신을 넘어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고 높여주는 핵심 인프라 구축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을 통해 수출현장에서 요구되는 품질유지, 물류비 절감, 국제인증 대응 등 산업계가 직면한 여러 과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해 업계 간 협업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진 미래물류기술포럼 의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산업계가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AI를 중심으로 한 최첨단 기술발전은 물류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라며 “콜드체인포럼은 식품 안전, 백신·의약품 품질, 에너지 효율향상, 탄소배출 절감 등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나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이 자리를 통해 산업과 학계, 정부와 민간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 축사를 맡은 최준재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부회장은 “콜드체인은 단순히 신선식품을 안전하게 옮기는 기술을 넘어 의료·바이오·화학을 아우르며 디지털 물류기술이 결합된 융합형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라며 “콜드체인포럼은 기술현황을 공유하며 학술과 정책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는지를 함께 논의해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콜드체인시스템의 다음 단계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시장 진출, 규제대응 관건
이종찬 J&B 푸드컨설팅 대표는 ‘미국 식품시장 트렌드 및 규제동향’이라는 주제로 특별초청강연을 진행했다. 미국 수출을 준비하는 식품기업들이 이해해야하는 특수한 규제 및 미국 식품 시장동향을 소개했다.
미국은 인종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식품 소비트렌드가 매우 다양하게 분화돼있다. 국내와 비슷하게 미국 역시 각 주별 연령대 차이도 존재하기 때문에 수출을 고려할 때 지역에 따른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젊은 세대 중심으로 아마존 등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확장되는 추세기도 하다.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식품이 수출될 수 있는 채널이 한국식품점에서 코스트코·월마트 등 대형 유통망으로 확장되고 있는 현황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에서는 많은 인증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클린라벨, 오가닉, Non-GMO, VEGAN 등이 있다”라며 “한인마켓을 중심으로 상품을 수출한다면 이런 인증들이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미국 내 대형유통마켓 등 큰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이런 인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강연을 통해 이 대표는 ‘미국 수출 체크리스트’를 공유했으며 △FFR(공장등록) 여부 △Nutrition Facts라벨 완성여부 △Nutrition Facts라벨 완성여부 △알러지·원재료표시 적정성 △HACCP 등 현지 요구사항 이행여부 등이 담겨있었다.
이 대표는 “미국시장 내 한국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특히 홍삼이나 젤리형 콜라겐제품 등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라며 “한국 요식업 프랜차이즈 진출사례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시장은 단순한 ‘한류소비’를 넘어서서 규정대응과 인증관리로 진입해야 하는 전문 유통시장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며 “미국시장 내 안정적 진출을 위해서는 콜드체인 및 패키징 기술까지 연계한 통합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창헌 로지스올 계열사인 한국파렛트풀 파트장은 ‘EV 배터리패키징 개발 및 물류관리 현황’을 주제로 특별초청강연을 진행했다. EV배터리산업이 고도화되면서 패키징과 물류관리 기술이 ‘정밀 안전기술’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로 향후 배터리산업에서도 중요해질 콜드체인기술 전망을 다뤘다.
EV배터리 밸류체인은 원부자재, 배터리셀, 배터리모듈, 배터리팩, 전기차&회수배터리, 재사용배터리 활용 등의 과정으로 구축돼 있으며 대부분 구간에서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배터리 셀의 온도민감도는 매우 높으며 배터리 모듈팩과 사용 후 배터리 회수에서도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고온영향을 받으면 열폭주, 발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송 파트장은 “배터리는 저온환경에선 출력저하 및 배터리 내부단락을 위험을 갖게되며 고온환경에선 성능저하 및 열폭주와 화재 위험성을 갖게돼 15~25℃의 일정한 온도관리가 필수적”이라며 “해상운송 시에는 적도항로에서 컨테이너 내부온도 60℃까지 치솟을 수 있어 배터리 운송에서는 단순 충격보호를 넘어 열폭주 예방과 정밀 추적기능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상운송 시 컨테이너 내부온도 제어를 위해서 리퍼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냉동·냉장전용 컨테이너인 리퍼 컨테이너는 -30~30℃ 온도유지가 가능하며 IoT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고부가가치 화물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리퍼컨테이너는 드라이컨테이너대비 높은 물류비와 제한적인 수급으로 배터리 원가상승 원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도 드라이컨테이너 사용 비중이 80%에 달한다. 특히 온도 민감성 제품수출이 집중되는 하절기에는 리퍼 컨테이너 수요급증으로 운임상승이 발생하며 이에 따라 배터리 조달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고자 업계는 리퍼컨테이너 대체를 위해 드라이컨테이너에 복사열 차단커버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해결책을 고안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온도 민감성과 안전성 이슈에 대응하고 제품특성 및 수송여건에 따른 맞춤형 포장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송 파트장은 “현재 기존의 패키징·운송·보관방식은 수급불균형과 온도이상 발생 시 즉각대응이 불가한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액티브 패키징, 스마트 컨테이너 적용과 온도 모니터링 기술도입 등이 고려되고 있는 추세이며 로지스올에서도 국책과제로 스마트 컨테이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콜드체인산업 발전위한 정부지원 중요
하헌구 서울콜드체인포럼 의장이 좌장을 맡아 김영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문상영 한경국립대학교 교수, 심지영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 과장, 예충열 한서대학교 교수, 이원영 E-순환거버넌스 본부장, 최태은 에이씨티 대표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라운드테이블이 이어졌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각 전문기술 세션별 좌장 발언을 통해 중요하게 다뤄졌던 내용을 공유했다. 이후 콜드체인산업발전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후 물류산업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마무리 발언이 이어졌다.

농식품의 품온온도 및 물류운영관리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문상영 한경국립대학교 교수는 콜드체인산업 발전 및 콜드체인 기술고도화와 업계적용을 위해서는 정부의 인센티브나 인증제도 도입 등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문 교수는 “콜드체인이라든지 온도관리에 대한 논의가 9회를 맞이하며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산업계는 온도관리는 비용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것이 안타깝다”라며 “의약품 및 식품 보관·운송에서 온도관리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지만 많은 기업들이 망설이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수 콜드체인기업 인증’과 같은 정부주도 인증제가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냉장·냉동창고 운영 및 3PL 전문기업 에이씨티의 최태은 대표는 콜드체인물류 운영현장에서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최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전기요금 폭등을 겪으며 중소물류사들은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GWP의 신냉매 도입 및 ESG경영 전환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다”라며 “우수 콜드체인기업 인증제가 생긴다면 없는 것보다는 훨씬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콜드체인산업의 고도화나 산업계 기술적용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호소했다.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모두 청취한 심지영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 과장은 “딱 하루동안 콜드체인포럼에 참가했는데 사무실에서 보낸 하루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은 정보를 얻게됐으며 체감상 며칠은 흐른 것 같다”라며 “피상적으로만 알던 콜드체인산업현장의 이모저모를 들을 수 있어서 의미있었으며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향후 정부가 지원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은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심 과장은 “정부에서 산업의 목표치를 정할 때는 대게 수치적으로 시장규모를 키우는 것에 집중이 돼있는데 콜드체인물류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본다”라며 “이 경우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물류를 이용하는 다른 산업군에선 물류비용 증가부담을 호소할 수 있으며 그 끝은 소비자가 부담을 안게될 수 있어서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콜드체인시장 확장전망을 계속해서 접하고 있는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느끼며 이를 위해서는 라운드테이블에서도 언급됐던 표준화가 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며 “국토부가 운영할 수 있는 12개의 과제 중 아직 2개의 과제는 시작하지 못했는데 이 2개는 콜드체인산업 개선을 위해 사용해 볼 의향이 있으며 표준화나 인증제도 고민해보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업계와 학계의 많은 도움과 공론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