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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원장

韓 농업·저온유통망, 글로벌 수준 기술전파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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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의 안정적인 공급은 국가 존폐와 직결된 가장 기본적인 조건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농업경쟁력 확보는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사안이다. 특히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진 기술들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다양한 기술들이 농업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으며 동시에 국내 농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을 마련해오고 있다.

2009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 출발해 농산업기술의 민간전수와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의 효율적인 건립은 물론 농산물 저온저장고가 제기능을 다 할 수 있는지 성능검정을 수행하고 있다.

농업기술진흥원을 이끌고 있는 안호근 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정기획, 농촌개발, 인력육성, 식량·원예, 축산, 국제통상, 홍보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맡아왔다.

농식품부 차관보를 마지막으로 공직생활 마감 후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에서 본부장으로 재직하며 농업현장과 계속 함께했다. 이후 농업분야의 폭넓은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인정받아 농업기술진흥원을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오게 됐다.

농업정책 및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농업기술진흥원을 글로벌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기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안호근 원장을 만나 한국농업과 저온유통산업의 미래를 들어봤다.

▎농업기술진흥원을 소개한다면
농업기술진흥원은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실용화와 농업인 소득향상을 위해 설립된 농촌진흥청 산하 공공기관이다. 우수한 농업기술을 농업인·농산업체에 전달하는 중개자 역할, 그 기술이 농산업 전반에서 널리 상용화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술사업화·벤처창업 지원 △디지털농업 확산 △종자보급 및 산업육성 △저탄소 농업환경 조성 △고품질 분석서비스 등을 국민에게 제공하며 우리나라 농산업기술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비전·목표를 설명한다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농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미래 선진농업을 조기에 구현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추진해온 기술실용화, 디지털농업, 종자 등 주요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해 기술기반 농산업 생태계를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2050 탄소중립 대응, 환경보전, 치유농업 등 공익적 가치를 지닌 분야를 발전시켜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려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는 말이 있다. 농업기술 혁신과 공익적 가치 확산으로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미래농업’을 앞당기는 선도기관으로 만들어나가겠다.



▎농업기술진흥원 저온유통 관련사업은
농산물의 콜드체인에는 APC, 선별, 물류, 판매 등 다양한 단계가 있다. 농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지역APC에 입고하기 전 농산물 저온저장고에 저온으로 임시 보관하는 단계가 농산물 콜드체인의 첫 번째 과정이다. 농업기술진흥원은 농산물저온저장고에 대한 성능 및 안정성 검정을 수행하고 있다.

농업기계화촉진법 제9조에 따라 농산물 저온저장고는 종합검정을 받아야 유통이 가능하다. 농업기술진흥원에서는 농업기계로 제작된 저온저장고에 한해 국가가 정한 검정기준으로 검정성적서를 발행하고 있다.

농업기계 검정은 농산물저온저장고가 농업인에게 유통되기 전 성능과 안전을 사전에 점검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농업기계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농산물 저온저장고는 종합검정 대상 농업기계로 분류돼 있어 구조, 성능, 안전성, 조작의 난이도 등 4개 항목에 대해 조사 및 시험을 하고 있다.

특히 성능시험의 경우 여름철 고온의 환경을 재현해 수확된 농산물을 목표온도까지 낮추고 습도를 잘 유지해 저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할 수 있다. 농산물 저온저장고의 경우 최근 3년 평균 22개의 신규모델이 검정에 적합판정을 받아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국토교통물류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수행 중인 콜드체인시스템 온도환경 Profile 구축과 관련해 세미나도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지역별 연중 농산물 운송 온도환경을 측정해 저온유통 환경구축 시 기준 온도환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도 데이터베이스를 시범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농산물 수송용 포장 개발, 냉장트럭 내부온도 설정, 온도유지용 장비 검사관련 자료, 수송구간 온도를 고려한 유통기한 예측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농업기술진흥원은 농산물 신유통경로 중 하나인 ‘제철꾸러미’를 대상으로 운송 중 온도환경을 조사한 결과 운송 중 농산물의 선도유지를 위해 적절한 온도관리가 절실히 필요함을 확인했다. 농산물의 콜드체인 운송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장재 개발과 포장 작업 및 회수 등 운영방안 마련이 요구되며 운영관계자에게 정확한 온도관리방법을 알리고 실제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알리는 데 노력했다.

특히 농업분야의 실용화, 산업화를 전담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수확후관리기술, 포장기술, 운송 중 환경 모니터링 등 신선농산물 유통과 관련된 기술 실용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농업기술 지원사업은
디지털농업의 신속한 현장정착을 위해서는 스마트팜 표준 확립, 기술·기자재의 현장검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디지털농업은 농촌의 인구감소, 농업인구 고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스마트팜 기자재에는 공인된 규격이 없다.

작은 부품하나가 고장나도 기업별 제품호환과 A/S가 불가능해 시설 전체를 개보수하는 경우까지 생겨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많다.

또한 스마트팜 기자재의 경우 제품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따른다. 작물, 가축, 곤충 등 분야가 다양해 같은 제품이라도 각기 다른 농업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객관적 판단이 어렵다. 신제품 테스트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해 기업간 기술격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농업기술진흥원은 2021년 12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표준개발협력기관(COSD)으로 지정돼 디지털농업의 표준화 권한을 위임받았다. 표준개발 및 표준 제·개정 창구가 일원화돼 신속한 사업추진이 기대되며 지난해 개소한 김제·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실증단지는 3월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실증단지에서는 현장검증으로 스마트팜 기술과 기자재, 작물 생육 등에 대한 신뢰성 향상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국내 제품의 기술고도화 기반을 조성해 세계시장에서 사랑받는 우리농업기술을 만들어가려 한다.

▎기술사업화 지원체계 내용은
기술이전 및 사업화지원은 농업기술진흥원의 설립토대를 만든 고유사업이며 핵심사업 중 하나이다. 특허청은 국가소유 특허 8,900여건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중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국유특허는 전체의 절반 수준인 4,200여건이다. 2021년 국유특허가 민간으로 이전된 사례는 모두 1,593건이며 기술사업화 성공률도 43.1%에 달한다.

농업기술진흥원은 이와 같은 사업화지원체계 우수성을 토대로 농산업체를 지원한다. 특히 전주기 지원사업이라는 긴 호흡으로 기업성장의 발판을 함께 만들어 간다.

경북 안동의 안동제비원전통식품의 ‘고추장 DIY세트’가 기술사업화 대표 우수사례다. D.I.Y(Do It Youreslef) 키트로 간편하게 명인의 전통식품을 맛볼 수 있다는 특징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6년도 기술이전으로 농업기술진흥원과 첫 연을 맺어 제품공정개선, 판로지원, 시제품개발까지 기술사업화 전주기를 함께 했다. 2018년 농업기술실용화 우수기업인 포상에서 농촌진흥청장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매출액 51억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농업부문 온실가스 감축 역할 및 성과는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 위기로 떠오르면서 농업·농촌도 술렁이고 있다. 농업은 친환경적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공장식 축사와 음식물쓰레기, 지구반대편 먼 거리에서 수입하는 식량 등에서 적지않은 탄소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어떻게 하면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줄일지 농업분야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농업기술진흥원도 ‘2050 탄소중립선언’에 발맞춰 농업분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업발전으로 파괴된 환경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또 다른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지열히트펌프시스템과 다겹보온 커튼시설, 바이오차 등 다양한 저탄소 농업기술 보급을 통해 지난해 온실가스 5만8,000톤을 감축했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보고서’는 930만톤의 농축수산부문 온실가스감축량을 제시하고 있다. 갈 길이 멀고도 험난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전 인류적 재앙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탄소감축을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올해는 바이오차 관련 기술실용화에 역점을 두겠다. 목재 등 식물성 원료가 아닌 축산분뇨가 원료인 바이오차다. 축산부산물을 새롭게 이용하는 것처럼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꾸준히 상용화시키는 것이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