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인터뷰] 이언경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물류·해사산업연구본부 본부장

“콜드체인 관련 정기적 데이터관리·연구 발표 필요”
공급망 위기 요소 데이터···항만운송 모니터링 연구 준비

URL복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김종덕)은 1997년 설립돼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해양·수산·항만·해운·물류분야와 관련된 여러 국가 정책 수립 및 R&D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언경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물류·해사산업연구본부 본부장을 만나 항만운송, 미드마일에서 콜드체인의 중요성 향후 연구 계획 등을 들었다.


■ 물류·해사산업연구본부를 소개한다면

물류·해사산업연구본부는 △미래 대비 물류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첨단물류·기술연구실 △국제해사기구(IMO)가 추진하는 자율운항선, 친환경선, 안전 등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해사산업연구실 △중소·중견 물류기업 육성, 해외진출 지원 등의 연구사업을 진행하는 국제물류투자분석·지원센터로 이뤄져 있다. 


또한 국내물류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 물류기술시장 및 해사 정책변화를 추적해 이와 관련된 대응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3~4년 전부터는 신선식품 수출입 증대를 위한 물류 전 과정 지원·관리를 위한 실증연구를 시행 중이다. 


■ 물류·해사사업연구본부 비전은




우리 본부의 비전은 ‘미드마일 고도화를 통한 물류 생태계 혁신’이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미들마일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하에 KMI 김종덕원장님이 취임하면서 물류·해사산업연구본부가 창설됐으며 실센터간 협업을 통해 물류기술개발-정책발굴-현장 적용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비전을 선정하게 됐다.


물류는 생산 공장까지 원재료를 공급하는 퍼스트마일(First Mile), 생산된 완제품을 육해공 운송수단을 통해 고객 인근 물류센터로 운송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 최종소비자가 있는 장소까지 주문제품을 직접 배송하는 라스트마일(Last Mile)로 구성된다. 


운송정보가 육지에 있는 퍼스트마일과 라스트마일은 정보망이 잘 돼 있어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처리를 할 수 있다. 미드마일은 정보가 사라지거나 정보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 제품의 위치 추적이 불가능하거나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 그 동안 연구 실적은

물류 생태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021년부터 물류전문가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전망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물류트렌드’ 책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해석하고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생산자부터 최종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 물류를 통합 관리해 새로운 해외판로를 개척하는 미드마일 중심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수 생산자-유통·물류업자-플랫폼업체-해외고객을 서로 매칭시켜 새로운 신선식품의 해상 수출 비즈니스 모델을 연차적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2020년 신선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비싼 항공으로만 운송되던 신선식품을 해상으로 전환하는 실증연구를 진행했다. 해상운송 구간 중 IoT 센서 및 데이터로거를 컨테이너 내부에 장착해 낮은 물류비로 해상운송된 샤이머스캣 신선도 유지를 추적관리 했다.


태국시장에서 해상으로 운송된 샤인머스캣을 항공운송과 동일가격으로 블라인드 판매를 진행으며 항만운송과 항공운송의 신선도 차이는 없다는 현지반응을 얻었다. 


■ 연구과정 중 어려운 점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농림수산물의 99.5%, 저장성이 좋은 포도는 96.4%가 항만을 통해 수출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항만을 통해 수출되는 포도 비중은 59.5%에 불과하다. 특히 태국으로의 포도 수출은 단지 26.1%만 항만을 통해 수출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태국까지 해상운송 시간이 유사하지만 우리나라는 비싼 물류비를 지불하고 전체 물동량의 2/3가량 항공으로 운송하고 있다. 해상운송구간에서의 콜드체인 관리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하고 한 번에 해상 컨테이너를 가득 채울 주문량을 확보하기 어렵기때문이다.


특정구간에서 신선식품의 해상운송 물동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문제이지만 우리나라 콜드체인시장규모 추정이 불가능한 것이 더 심각하다. 


콜드체인 관련 연구를 진행할 때 국내자료보다 해외자료를 찾아 연구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 콜드체인 연구를 진행할 때 마다 해당 품목의 데이터 정리부터 하고 있어 연구진행이 어렵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류연구가 진행되는 시점에 국내 수출입 콜드체인 관리대상 품목, 물동량 등을 정기적으로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정기적인 데이터 정리와 콜드체인 관리 실태조사 등 연구 및 발표가 필요하다.


■ 미드마일에서 콜드체인의 역할은

콜드체인 대상이 되는 품목은 미드마일이 흔들렸을 때 타격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021년 기준 44.4%에 불과해 수입의존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선호하는 식품은 수입을 통해 우리나라 소비자가 풍족하게 음식을 소비할 수 있으며 미드마일에서 막히면 식품품귀현상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선제품은 운송이 지연되면 쉽게 변질되고 품질 신뢰성 확보도 어렵다. 냉동식품도 마찬가지로 얼려져 있다가 녹고 다시 얼리는 과정에서 식품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신선식품은 미드마일 과정에서 지연됐을 경우 추가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미드마일에서 콜드체인 영역은 더욱 중요하고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


■ 향후 연구 계획은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도착하는 과정까지 관할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플랫폼 기반 새로운 비즈모델을 탑재시켜 생산자-물류·유통업자-해외 최종소비자까지 연결해 식품기준에 맞게 실시간으로 온·습도 등 전 구간 상태관리를 통한 최고의 물류시스템 수준을 제공하고 싶다.


또한 공급망 관련 데이터 기반 연구를 할 계획이다. 공급망 위기관리와 같이 여러 변수, 상황 등 데이터를 쌓아 기상상황, 재난 및 재해 발생 데이터 등 운송 중 영향을 주는 데이터를 축적시켜 항만 및 항로에 미치는 영향, 기간 등을 예측해 사전에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모니터링연구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