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기계연구원이 식품 신선도와 안전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표면증강 라만 산란(SERS: Surface-Enhanced Raman Scattering)’ 기술기반 신축성 센서플랫폼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안준성 고려대학교 교수와 함께 양진혁 고려대 학생, 하지환 한밭대학교 교수, 소순애 고려대 교수, 정준호 한국기계연구원 박사가 공동수행했다.
이번 연구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한 안준성 고려대 교수는 세종캠퍼스 전자기계융합공학과 및 제어계측공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첨단마이크로·나노제조기술 플랫폼, AI기반 고성능 센서 및 트랜스듀서 응용기술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안준성 교수를 만나 개발된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 개발한 기술의 정량적 성과는
최근 식품 및 식물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나노전사 프린팅기술(nanotransfer printing)을 개발해 육류, 어류, 식물성 단백질, 과일 등 다양한 식품군의 신선도와 유해성분을 비파괴 방식으로 측정 가능한 SERS 센서플랫폼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Nature Communications, Advanced Materials, ACS Nano 등 저명 학술지를 포함한 총 63편의 SCIE 논문을 게재했고 이중 28편의 논문이 국제학술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국내 등록특허는 총 8건이며 관련 연구결과는 국내·외 언론에 총 9회 이상 홍보됐다.
이외에도 Zorvex, Trackfarm 등 스마트팜 및 농식품 관련 스타트업과 SERS의 식품·식물 모니터링과 관련된 주제로 중소벤처기업부 과제를 공동 수주해 산·학 협력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 SERS기술은
SERS는 금속 나노구조의 표면 플라즈몬 공명을 이용해 분자의 라만산란 신호를 크게 증폭시키는 분석기술이다. 금, 은과 같은 금속 나노입자 또는 구조표면에 빛이 입사되면 국소 전자기장이 크게 증가해 라만산란 신호가 수십만배 이상 증폭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극미량의 화학 물질이나 바이오마커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식품 및 의약품의 품질관리뿐만 아니라 환경 및 생명과학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나노공정기술과 결합해 휴대할 수 있고 현장분석에 적합한 센서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 개발배경은
소비자들의 건강과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유통 및 저장과정 중 실시간 품질관리기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식품품질 모니터링기술은 주로 샘플을 파괴하거나 분석시간이 길어 실시간 현장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식품의 신선도 및 영양성분을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비파괴 방식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센서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했다. 또한 센서 자체를 신축성과 항균성을 갖춘 포장재와 결합해 식품을 보호하고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다기능성 스마트포장재 개발도 목표에 포함됐다.

❙ 기존 모니터링기술대비 차별성은
기존 식품신선도 측정기술은 주로 미생물 배양법이나 PCR 등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사용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파괴적이며 현장적용이 어려웠다.
SERS기반 센서플랫폼은 금 나노국자 구조와 은 나노입자를 결합한 강력한 다중 SERS 핫스팟을 활용해 식품 내 존재하는 퓨린, 단백질, 지질 및 유해화합물의 실시간 비파괴 분석이 가능하다.
이 구조는 식품의 신선도 저하 지표물질인 하이포잔틴, DMDS 등의 라만신호를 크게 증폭해 낮은 농도에서도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또한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을 기반으로 한 나노섬유에 커큐민을 도입해 항균성과 신축성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포장재가 식품에 밀착돼 물리적 손상을 방지하며 미생물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신선도 유지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것이 주요 특장점이다.
추가로 포장재에 항균특성을 가진 커큐민을 포함한 나노섬유를 적용해 미생물 성장억제 및 식품 보존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는 기존의 단일기능 센서기술과 차별화된 중요한 특징이다.
❙ 현장적용 예시와 기대효과는
센서포장재는 육류(돼지고기, 소고기)의 퓨린류(하이포잔틴 등)와 단백질(라이신 등), 어류(연어)의 지방산(팔미트산, 올레산), 식물성 단백질(콩고기)의 아미노산(류신, 글루타민), 과일(오렌지)의 카로티노이드(β-카로틴)와 유해물질(티람)을 포함한 다양한 성분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또한 부패과정에서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대사산물(DMDS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부패상태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센서포장재는 식품표면에 직접 부착돼 유통 및 저장 과정 중 식품품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스마트포장 형태로 소비자에게도 품질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식품안전성 관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센서포장재가 상용화되면 식품유통 및 저장과정에서 손실과 폐기율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이는 산업적으로는 물류비용 절감과 품질관리 효율화를 통해 경제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사회적으로는 식품안전성 증가와 소비자 건강보호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식품오염 및 부패로 인한 공중보건 문제를 예방해 식품소비 신뢰성을 높이며 환경적으로는 식품폐기물 감소를 통해 지속가능한 식품 유통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추가연구는
현재 센서포장재는 반복적인 세척과 재사용 과정에서 은 나노입자의 탈락문제가 있어 내구성 개선을 위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식품군과 보관조건에서 센서신호 안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표준화된 검출프로토콜 개발과 데이터분석기술이 요구된다. 대량생산 및 비용절감을 위한 제조공정 최적화도 상용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 다른 응용가능한 분야가 있다면
SERS기반 신축성 센서기술은 의료 및 헬스케어분야에서 질병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분석, 환경 모니터링분야에서 유해가스 및 수질오염물질 신속검출, 농업분야에서 작물 병충해 및 생육상태 실시간 평가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소량의 혈액이나 타액에서 질병과 관련된 바이오마커를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포터블 장치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환경분야에서는 다양한 오염물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환경문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로 응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