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콤은 기술적으로 진보된 제품,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시장에 먼저 선보이는 선도형 기업입니다. 타 기업에서 쉽게 개발할 수 없는 제품을 연구·개발해 선보이며 기술력을 근간으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왔습니다. 온라인시장 확장, 디지털전환 등이 주요하게 언급되는 현 상황 속 시장에선 효율경쟁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크리콤은 지금까지 지켜온 기술력과 시장대응능력으로 새로운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나갈 것입니다”
크리콤은 2003년 창립된 냉동·냉장쇼케이스 및 냉동시스템(Commercial Refrigeration Systems)전문 제조회사다. 최병진 크리콤 대표는 LG전자, 캐리어코리아 등에서 10년여간 근무하며 상업용 냉동·냉장설비업계의 경험을 쌓았다. 이후 크리콤을 창립하며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냉동·냉장 쇼케이스를 선보여 업계 내주목을 받았다.
20년 넘게 상업용 쇼케이스시장에서 단단하게 입지를 구축해 온 크리콤의 저력은 기술력으로부터 발휘됐다. 창업 초창기부터 자체 기술력강화를 위해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기업을 구성했으며 현재까지도 초창기 연구인력과 함께 크리콤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크리콤은 타 기업들이 쉽게 개발할 수 없는 제품을 출시하며 기업 차별성을 강화해 왔다. 또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최근 국내 상업용 냉장·냉동설비업계는 내수경기 침체 및 기업의 투자심리 저하 등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온라인시장 활성화는 오프라인 유통매장 감소로 이어져 설비가 구축될 시장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며 냉매규제, 에너지효율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확산되고 있다. 상업용 냉장·냉동설비업계에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는 시점이다.
최병진 크리콤 대표는 산업은 항상 성장과 위축을 반복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환경규제 또한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라기보다 업계가 지속적으로 대응해오고 있는 과제이며 업계 전반이 함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변화의 바람이 격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최병진 크리콤 대표를 만나 다변화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경쟁력과 업계 현황에 대해 들었다.
▎크리콤은 어떤 기업인가
크리콤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제시하는 기업이다. 크리콤 창립 당시 규모가 큰 타 기업들도 개발하기 어려워하는 제품을 출시하며 기술적으로 더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타기업이 쉽게 개발하기 어려운 제품이나 시장이 요구하는 새로운 설비를 먼저 개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기업성장을 도모해 왔다.
2000년대 초중반 일본에서 출시됐던 ‘오픈타입 워크인 쿨러’가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적이 있다. 도어가 없는 제품으로 현재는 잘 출시되지 않는다. 당시 고객사에서는 일본제품이 에너지비용이 너무 많이 소모돼 이를 개선한 제품을 크리콤 측에 문의했다. 이후 당사는 연구개발을 거쳐 당시 일본 제품과 같은 오픈형태의 워크인쿨러이면서 에너지효율이 굉장히 높은 제품을 출시해 선보였다. 이후 타기업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를 했지만 크리콤 제품이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선두에 있었다.
지금도 크리콤은 창립 때와 같은 방향성을 갖고 있다. 크리콤은 기술적으로 진보된 제품,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먼저 내놓는 선도형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력 제품 및 주요 고객사는
주력 제품은 편의점용 쇼케이스이며 △개방형 런치케이스 △워크인쿨러 △냉동기 일체형 플러그인 드링크케이스 △인버터 플러그인 콤비냉동고 등이 있다.
런치케이스는 고효율형과 슬림형으로 구성돼 있다. 고효율형의 경우 BLDC모터 적용으로 소음과 냉각성능을 개선했으며 전자식팽창변(EEV)·드라이버 제어 적용을 통해 고효율의 정밀한 온도제어를 구현 했다.
워크인쿨러는 전면에 투명도어가 설치된 도어타입과 개방형타입을 생산하고 있다. 도어타입 워크인쿨러의 경우 열차단 도어프레임 설계를 적용해 타 제품대비 월등히 낮은 소비전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고객사는 편의점기업으로 GS리테일, BGF리테일,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 대부분이다. 현재 런치케이스나 워크인쿨러 같은 중집기설비는 GS리테일과 이마트24 공급 비중이 높다.
콤비프리저, 드링크 엔드케이스 같은 일부 제품은 현재 크리콤밖에 생산하지 않는 제품이다. 드링크 엔드케이스는 소형 엔드 케이스로 상부와 하부로 나눠 온장고와 냉장고를 겸할 수 있는 제품이다. 경쟁사들도 해당 제품 개발을 시도했지만 불량률이 높고 품질문제로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 경우가 다수다. 최근 편의점들이 해외 진출을 할 때 드링크 엔드케이스의 경우 크리콤 제품을 직접 구매해서 나가고 있다.
▎타사대비 크리콤만의 차별점은
고객 요구 대응력이다. 고객이 요구한 기능을 제품으로 구현하거나 크리콤에서 먼저 기술을 제안해 시장을 설득하기도 했다.
고객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항상 시장흐름을 파악하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성을 스스로 모색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 항상 ‘시장보다 먼저’라는 기준을 두고 움직였다.
고객이 원하는 바는 대부분 에너지비용 절감에 집중돼 있다. 크리콤은 에너지 절감기술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실외기 에너지효율이 좋아지면서 실내 쇼케이스만의 에너지효율성이 주목받고 있다. 크리콤 쇼케이스는 타사와 비교했을 때 소비전력 차이가 상당히 크다. 타사 대비 50%정도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가지고 있다.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크리콤의 기술력은
대표적으로 열차단 도어프레임 설계다. 일반적인 도어형태 쇼케이스제품은 유리나 프레임에 온도 차로 인한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히터를 장착한다.
하지만 크리콤은 열 전달 경로 자체를 끊는 설계를 한다. 차가운 유리면과 외부공기가 접촉하는 면을 최소화하며 유리면에 열이 전달되는 길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이 설계를 통해 크리콤에서 제작하는 제품에는 결로방지를 위한 히터를 아예 장착하지 않거나 히터를 장착한다고 해도 최소 용량만을 탑재한다. 워크인쿨러 제품의 경우 차별화된 팬 구조로 에너지절감을 달성했다. 프로펠러형 대신에 에어컨에서 사용하는 횡류팬(Cross Flow Fan)을 적용했다. 횡류팬을 사용하게 되면 공기가 직진성 있게 흐르기 때문에 냉방효율이 좋아진다. 또한 횡류팬은 소음이 적어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이외에도 BLDC모터를 적용해 타사대비 소비전력도 월등히 낮췄다. 크리콤은 부품 요소별로 에너지절감을 위한 기술력을 응집해 선보이고 있다.

▎국내 상업용 냉동·냉장기기업계 현황은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기업이 일부 소형제품분야에서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전반을 흔드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시장위축의 원인은 전체적인 시장파이가 줄어드는 것 때문이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줄어들고 온라인시장이 확장되면서 실질적인 설비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다.
오프라인매장 감소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새로운 시장을 빠르게 모색해 선점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방안이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블루오션시장은 거의 없다. 대부분 반짝 성장했다가 다시 줄어드는 흐름이다.
예를 들어 팬데믹시기에 의약품보관 냉장· 냉동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가 사라졌다. 온라인시장 활성화로 인한 물류센터도 팬데믹시기 빠르게 커졌다가 현재 침체기다. 물류센터의 설비는 한 번 설치하면 오래 쓰기 때문에 시장 회전속도가 느리다는 특성을 지닌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설비는 사용량이 많아 교체가 빠르지만 창고설비는 20년 이상 쓰는 경우가 다수이며 시장변화에 큰 기점이 되긴 어려울 것이다.
지금 눈에 띄는 건 확장되는 온라인시장 대응을 위한 물류거점이다. 특히 도심형 소형창고(MFC) 수요는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쇼케이스 효율관리제도 도입이 논의되는데
제도도입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효율기준이 생기면 제품경쟁력이 일정 수준 이상 으로 상향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는 마이너스가 아니다. 다만 시험환경이 제대로 갖춰져야 할 것이다. 특히 오픈형 쇼케이스는 풍속조건 같은 시험실 기준이 정확해야 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미 시험실을 갖추고 성능평가를 하고 있다. 그런 시험실 인프라가 확보되고 제도도입이 추진되길 바란다.
▎HFC계열 냉매규제 대응방안이 있다면
설비업계는 환경규제에 계속 대응해왔다. 규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어느 날 갑자기 어떤 냉매를 아예 사용하지 말라고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흐름에 따라 산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크리콤도 그 흐름에 함께 동참해 움직이고자 한다.
냉매전환의 주도적인 흐름은 공조시장 에서 먼저 만들어나가야 한다. 건물공조, 가정용 공조시장이 꽤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그 뒤를 냉장·냉동설비가 따라가고 있다. 소형 냉장고분야는 현재 R290냉매로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냉매전환에 있어서 먼저 논의돼야 하는 것은 콤프레셔 개발이다. 바뀌는 냉매에 따라 콤프레셔시장이 움직이면 쇼케이스도 따라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크리콤은 친환경냉매를 적용하는 쇼케이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있지 않지만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며 대응해나가고자 한다.

▎글로벌시장 진출계획이 있다면
글로벌시장 진출은 새로운 시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좋은 방향이다. 크리콤은 창업초기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전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까르푸와 코스트코 등에 설비를 공급했다.
창업 초창기가 거의 IMF 직후여서 환율이 비정상적인 시점이었고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 다. 환율 정상화 이후엔 국내 시장에 집중하게 됐다.
최근 편의점이 해외점포를 확장하면서 한국 설비를 가지고 나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는 많이 달라졌다. 편의점업계가 설비를 저렴한 가격에 구축하고자 해 베트남의 경우 편의점기업이 직접 베트남설비기 업을 물색하거나 중국산 설비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설비를 수출한다는 것은 단순히 제품만을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설비를 설치하고 수리·관리할 수 있는 인력과 네트워크가 함께 진출해야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인력들이 함께 진출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데 이 점에서 많은 설비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크리콤 역시 현지 법인설립 등의 실효성을 고민하며 현재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와 향후 비전은
2년 전에 비하면 매출이 굉장히 위축됐다. 2024년에 비해 2025년에 크게 매출이 위축돼 올해는 2024년 매출이었던 350억 원까지 다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편의점 신규점포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투자가 굉장히 위축됐으며 점포를 새롭게 개점한다고 해도 신규 설비보단 중고 설비를 많이 설치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는 각 기업 별로 비축해뒀던 중고 설비를 재사용하거나 시장 내부에서 거래 되는 설비로 신규점포 설비 구축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중고 설비도 모두 소진돼 시장이 조금 열릴 것이라고 보인다.
산업은 대부분 성장과 축소를 반복한다. 특정 시장이 영원히 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항상 산업은 새로운 돌파구 찾고 또 신시장을 개척해나간다.
결국 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건 기술력과 대응속도라고 본다. AI·디지털전환 등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시장에선 효율경쟁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크리콤은 지금까지 지켜왔던 기술력과 시장대응능력으로 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