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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연냉매 중심 냉동·냉장시장 전환

글로벌 자연냉매 전문기관 ‘ATMOsphere’ 보고서 발간
북미, 기업·주정부 주도-日, 편의점 중심 자연냉매 확대
韓, 실증-中, 제조-동남아, 신흥시장… 자연냉매 ‘태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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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냉동·냉장시장이 CO₂, 프로판(R290) 등 자연냉매 중심으로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점진적 전환 단계를 넘어 정책·시장·기술이 결합된 ‘임계점(tipping point)’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북미·일본은 점진적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는 태동기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자연냉매 전문기관 ATMOsphere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유럽 식품유통·산업용 냉동분야 전반에서 자연냉매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유럽 내 CO₂ 트랜스크리티컬 시스템은 식품유통시장을 중심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유럽 식품유통매장 중 중앙집중식 랙 시스템은 약 8만8,000개, 콘덴싱유닛은 약 1만8,000개 등 총 10만6,000개 매장이 CO₂ 기반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랙 시스템 적용 매장은 전년 7만6,200개대비 15% 증가했으며 콘덴싱유닛은 1만4,500개에서 24% 성장했다. 산업용까지 포함하면 CO₂ 시스템 설치 사이트는 총 11만1,650개로 확대됐다. 이는 전년(9만5,600개)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산업용분야에서도 CO₂ 적용 확대가 뚜렷하다. CO₂ 냉동을 적용한 산업시설은 5,650개로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탄화수소계(R290) 냉매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유럽 식품유통매장에는 약 1,970만대의 독립형 쇼케이스(대부분 R290)가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4년 1,700만대대비 15% 증가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R290 기반 쇼케이스가 이미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소형·중형 리테일 환경에서는 HFC 대체기술로 완전히 안착한 상황이다.

암모니아(NH₃) 기반 시스템도 산업용에서 지속 확대되고 있다. 유럽 내 저충전(1.3kg/kW 이하) 암모니아시스템 적용 산업시설은 4,100개로 집계됐으며 전년(3,600개)대비 14% 증가했다. 이는 안전성·효율성을 개선한 저충전 설계가 산업계에서 빠르게 수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 주요 유통기업들은 이미 실증단계를 넘어 전면 도입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LDI Süd는 유럽 매장의 88%, Migros Group는 80% 매장에서 자연냉매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또한 METRO AG는 약 11억유로(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글로벌 유통망 전체를 HFC에서 자연냉매로 전환 중이다. 

산업용에서도 대형 프로젝트가 등장하고 있다. Maersk는 네덜란드에 3만5,000m² 규모 물류센터에 5.5MW급 CO₂ 냉동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는 자연냉매가 대형 산업시설에서도 주류 기술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처럼 냉매정책이 HFC 감축에서 퇴출로 전환하는 F-gas규제가 강화되면서 게인체인저로 자연스럽게 ‘자연냉매’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개정된 EU F-gas 규정(Regulation 2024/573)은 기존 감축(phase-down)에서 퇴출(phase-out) 단계로 전환됐다.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HFC 쿼터는 2011~2013년대비 24% 수준으로 급감하고 고GWP 냉매(GWP 2,500 이상)는 신규 충전이 금지됐다. 유지보수용 사용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고GWP 합성냉매시장을 구조적으로 축소시키는 조치다.

여기에 PFAS규제도 추가되고 있다. European Chemicals Agency는 5개국이 제안한 PFAS 제한안을 검토 중이며 냉매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PFAS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HFO 계열 냉매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업계에서는 ‘자연냉매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은 정책변화에 맞춰 인력 및 인증체계도 변화하고 있다. 기술·인력 인프라까지 전환하며사실상 자연냉매시대 전환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은 최초로 가연성 냉매, 고압 CO₂ 냉매 취급 역량을 포함한 기술자 인증을 의무화했다. 이는 단순 기술 확산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이 자연냉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북미, 기업·주정부 중심 점진 확대

북미와 일본의 자연냉매시장은 유럽과는 상이한 경로로 성장하고 있다. 유럽이 정책 주도형 ‘급격한 전환’이라면 북미는 기업 중심 ‘점진 확산’, 일본은 ‘편의점 중심 특화시장’으로 구분된다.

북미 식품유통시장 내 CO₂ 트랜스크리티컬 시스템 적용 매장은 약 5,120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100개)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미국 3,460개(전년대비 23% 증가), 캐나다 1,660개(27% 증가)로 캐나다의 확산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 침투율은 여전히 낮다. 슈퍼마켓 기준 6%, 편의점 포함 시 2%에 에 불과해 유럽(34%)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탄화수소(R290) 기반 독립형 쇼케이스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북미 전체 설치 대수는 약 510만대로, 미국 420만대, 캐나다 9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형 중앙식 설비보다 소형·분산형 장비에서 자연냉매 적용이 먼저 확산되는 구조는 유럽 초기시장과 유사한 흐름으로 분석된다.


산업용분야에서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북미 CO₂ 산업설비는 1,240개로, 전년(870개)대비 42% 증가했다. 총 CO₂ 적용 사이트는 6,360개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540개(380→540),
캐나다 700개(490→700)로 캐나다가 산업용 전환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충전 암모니아시스템은 1,480개 산업현장에서 운영 중이다. 이는 전년(1,230개)대비 20% 증가한 규모다. 시스템은 중앙식 1,260개, 패키지형 220개로 여전히 대형 산업용 중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북미 자연냉매시장은 규제가 아닌 기업 전략이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ALDI US는 약 800개 매장에 적용했으며 2035년 100% 전환이 목표다. Walmart는 8% 시설에 초저GWP냉매르 적용하고 있으며 Kroger는 2025년 이후 신규 매장 CO₂ 의무화가 목표다.

캐나다에서도 △Loblaw Companies △Metro Inc △Sobeys 등이 기존 매장 개보수(retrofit) 중심으로 자연냉매 확대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규제 방향성이 일관되지 않은 특징을 보인다. 연방 차원에서는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Technology Transitions 규정이 완화 기조로 전환하며 2026년 규제 이행 우선순위도 낮아진 상태다. 

반면 주정부는 강화 흐름이다. 뉴욕주의 경우 2020년 GWP기준 적용, 2034년 자연냉매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메인·미네소타는 PFAS 포함 냉매 사용 제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즉 ‘연방 완화-주정부 강화]라는 이중 규제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 CO₂ CDU 중심 ‘편의점 모델’로 독자 진화 

일본은 북미·유럽과 다른 독특한 시장 구조를 보인다. CO₂ 시스템 적용 매장은 편의점 1만3,500개, 슈퍼마켓 850개 등 총 1만4,350개로 편의점 중심 구조가 압도적이다. 전체 CO₂ 설치사이트는 산업용 포함 1만4,930개로 집계됐다.

시장 침투율을 보면 일본 특성이 명확하다. △편의점 24% △슈퍼마켓 4% 등 전체 평균은 18%다. 즉 일본은 편의점→ 슈퍼마켓→ 산업용 순으로 확산되는 구조다.

대표적으로 Lawson은 전체 56%인 8,300개 매장에 적용 중이며 AEON은 1,700개 이상 매장에 적용하는 등 유통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제조사들은 기술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Panasonic은 소형화 CO₂ 콘덴싱유닛, R290 쇼케이스를 출시했으며 Mayekawa와 Nihon Netsugen Systems은 산업용 CO₂ 온도범위를 -50℃까지 확장하며 식품가공·물류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中·韓·동남아, 자연냉매 ‘태동기’

아시아 자연냉매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국가별로 상이한 성장 경로를 보이며 점진적 확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유럽의 정책주도형 급속 전환, 북미의 기업주도 확산과 달리 아시아는 ‘제조 기반·정책 실증·신흥시장 도입’이라는 3가지 축으로 형성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자연냉매 조사기관 ATMOsphere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중국·한국·동남아의 CO₂ 냉동 적용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성장 기반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중국 내 CO₂ 트랜스크리티컬 시스템 적용은 식품유통 25개, 산업용 10개 등 총 35개 사이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유럽(11만개 이상), 북미(6,000개 이상)대비 극히 낮은 수준으로 아직 시장 확산 단계에는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의 핵심은 ‘설치시장’이 아닌 ‘제조기반’이다. 대표적으로 Haier Carrier는 CO₂ 랙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생산능력을 8배 확대할 계획이며 Bingshan Group 역시 슈퍼마켓, 아이스링크, 콜드체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자연냉매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향후 글로벌 자연냉매 장비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의 CO₂ 시스템 적용은 식품유통 4개, 산업용 6개 등 총 10개 사이트에 불과하다. 이는 사실상 ‘실증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다만 의미 있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초 CO₂ 트랜스크리티컬 슈퍼마켓(2023년 구축)의 경우 기존 R404A시스템대비 연간 전력비를 약 57%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자연냉매의 경제성이 일정 수준 검증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은 정부 지원 기반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콜드체인, 저탄소 냉동시스템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며 시장 확산의 ‘초기 인프라 구축 단계’로 해석된다.

동남아지역의 CO₂ 냉동 적용은 총 35개 사이트 수준이다. 절대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간 의미 있는 ‘첫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필리핀에서는 2023년 CO₂ 트랜스크리티컬 시스템 기반 첫 콜드스토리지시설이 구축되며 시장 전환의 출발점을 형성했다. 이처럼 동남아는 식품유통, 콜드체인 인프라 확대와 맞물려 자연냉매 도입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