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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경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수석

“콜드체인 플랫폼 서비스·표준화
고부가가치 창출·해외수출 기반”
올해 내 ‘콜드체인 물류인증센터’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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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물류는 내용물에 대한 지식 없이 배송만 하는 영역이라면 콜드체인은 배송하는 물건의 상태 및 온·습도, 시간 등 특성을 알아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최소한의 표준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의 다양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김종경 수석을 만나 콜드체인산업 표준화 필요성 및 방향에 대해 들었다.

▎국내·외 표준화 동향은
신선물류표준에서는 소재와 포장, 물류창고, 설비 등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소재에 대한 평가 및 표준화는 이미 연구가 진행됐기 때문에 포장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물류창고와 설비는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기업별로 노하우나 생산설비 등 여건에 따라 제조·생산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즉 서비스에 대한 표준도 시급하다. 지금까지는 제품에 대한 표준이 중심이었으나 만들어진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고 시스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실제 사용자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서비스표준은 국제적으로도 많이 제작되고 있다. 오는 6월 ISO 산하에 콜드체인유통 관련 TC315 기술위원회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일본이 의장국 지위로 회의를 주도하고 우리나라는 워킹그룹 내에서 관련내용을 제안할 계획이다.

국내 역시 서비스형태에 따라 차별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부분을 반영하기 위해 표준에 따른 인증 및 등급화가 뒤따라야 한다.

지난 4월 범정부차원의 유망·생활·사회안전 등 3대분야의 100대 핵심서비스 표준개발이 발표됐으며 디지털 유통·물류체계화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콜드체인 서비스표준화 개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수송부문 표준화가 미미한데
현재 냉동탑차관련 KS 기준은 예전 일본의 산업규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탑차가 아니라 냉동창고에 적용되는 표준을 그대로 가져오다보니 현실과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표준들은 기술적으로 맞을 수 있어도 현상황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사용하지 않게 됐다. 현재의 냉동탑차 생산기술이 예전과 다른 만큼 발전한 부분을 반영해 표준 역시 새로 제작돼야 한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분야의 표준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가 현재 냉동탑차 기술을 제대로 반영한 기준을 제작한다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콜드체인시스템이 시급하지만 자체적으로 표준을 주도할 수 없는 동남아국가들은 새로운 기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KCL의 연구방향은
KCL은 콜드체인분야 연구로 국토부, 산업부 등의 R&D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표준화와 직접 관련해서는 국가기술표준원이 발주한 ‘비대면 유통물류서비스 구현을 위한 표준기반 조성’ 과제가 있다.

비대면 유통·물류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물류센터, 신선물류, 무인배송 및 스마트보관함 등 핵심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국가·국제표준을 발굴하고 국제표준협력기반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비대면 유통물류 서비스활성화를 위한 장·단기 표준화전략 수립 △비대면 유통물류 서비스 국제표준안 개발 및 제안 △비대면 유통물류 서비스 국가표준 개발 및 인증기반 구축 △국제표준 협력 강화 등이 수행될 예정이다.

제품이 물류창고에서 배송·보관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의 비대면화를 위한 물류 요소기술 및 요구사항을 표준화한다. 표준화 대상은 △온도민감성 제품 △무인운송 △무인보관 △물류센터 위생·안전 등 작업표준 △우수공급망관리 등이다.

인증시스템은 국토부 산하의 한국교통연구원 혹은 민간영역에서도 구축될 수 있다.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와 △물류센터 △수송 △포장 △모니터링 △경영 등 5개분야에 대한 등급화를 논의하고 있으며 국토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콜드체인협회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는 가시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부처별 콜드체인 관심은
산업부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통해 콜드체인시설 에너지효율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도 수산물콜드체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온도민감성에 대한 규정을 보유하고 있지만 관리영역의 차이에 따라 유통단위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생산·저장·유통까지 연구하고 있다.

각 부처별로 콜드체인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모두 이미 했던 부분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물류입장에서 보면 빈틈이 하나씩 보인다. 이론적으로는 체계를 갖췄지만 생산과 판매영역에서의 온도충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중간유통과정이 생략되고 실증과 데이터축적이 결여돼있다.

부분적인 데이터 역시 국내 콜드체인산업을 대표한다고 할 만한게 없다. KCL은 각 부처의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거시적인 플랫폼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빠져있는 부분을 채워넣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표준화 연구방향은
표준이란 정확한 논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중소기업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험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한다. 제품표준에 대해서는 기준 자체를 보냉성으로만 볼 것인지, 구조 및 소재를 포함할 것인지를 설정하고 성능시험에 대한 간편성도 고려해야 한다.

표준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용되지 않으면 사장되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 반면 ISO 9000, 14000, 22000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준도 있다.

콜드체인산업은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들처럼 범용적으로 사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라도 콜드체인이라는 전문영역을 다루는 표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류를 다루는 입장에서 보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인 콜드체인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KCL은 현실에 적합한 표준을 개발하고 우리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