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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환 BITZER 한국법인 대표

지구온난화·CO2저감 방안 기여
5년내 국내 판매 600억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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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ZER는 독일 서남부지역에 위치한 진델핑겐(SINDELFINGEN)에 본사를 두고 있다. 1934년 설립된 이후 80년 이상 혁신을 주도해 온 세계 최대 독립 냉매압축기 제조전문기업이다. 주요 생산 품목인 왕복동 압축기, 스크류 압축기, 스크롤 압축기, 콘덴싱유니트, 열교환기 및 압력용기 등과 냉동공조, 공정냉각 및 차량용 공조시스템을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 37개국 72개 지역에 영업지사와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접거래 고객사와 서비스 파트너사를 포함하면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판매 및 기술지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총 3,8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매출은 한화 약 1조1,000억원(808MEUR)을 달성했다. 특히 매년 6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지속적으로 최상의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BITZER 한국법인은 2007년 3월 BITZER 아·태지역본부의 연락사무소로 최초 설립됐다. 기존 고객사와 협력해 BITZER 제품에 대한 마케팅 및 시장확대, 신제품에 대한 기술지원을 주요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자 본사에서 지사 설립 필요성을 인식하고 2014년 1월1일 독일 BITZER 본사의 한국법인으로 전환됐다. 2007년 연락사무소 설립 이후 2020년 말까지 연평균 9%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으며 현재는 안양과 부산사무소에서 마케팅 및 기술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 내 BITZER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변종환 BITZER 한국법인 대표를 만나봤다.



▎HVAC·콜드체인분야 최근 이슈는
우리가 속한 냉동공조분야의 최대 이슈는 당연히 기후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응일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의 잦은 발생도 문제지만 글로벌 평균기온 상승으로 냉동공조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연중 사용시간도 과거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 이로 인해 에너지수요가 늘어나고 에너지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이나 관련 기자재를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콜드체인분야의 경우 지난해 시작된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이동 통제 및 거리두기 등 조치로 신선식품의 온라인 판매가 폭증해 저온물류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보관 및 배송의 경우 고도로 정밀한 냉동·냉장기기의 성능이 중요한데 공조기기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소비가 많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장비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용분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상업용빌딩, 저온물류센터, 할인점에서 에너지소비의 30~50% 이상을 냉동·냉장 및 공조기기가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대책 및 CO2배출저감에 더욱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환경친화적인 냉매선정과 최적시스템 설계를 통해 에너지효율을 높이는데 더욱 기여하는 방향으로 업계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콜드체인·HVAC분야 글로벌시장과 한국시장을 비교한다면
개인적인 견해로 대표적인 글로벌 주요 선진국시장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시스템설계, 냉매 및 장비 선정과정에서 에너지효율이나 에너지절감, 제품이 환경친화적인지 여부를 고려하기 보다는 초기 투자비용 과다를 기초로 선정되고 있다. 이렇게 초기 투자비용에만 초점을 맞춰 냉동공조설비가 선정되면 실제 운전에서 에너지의 과다 소비, 친환경에 역행하는 설비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관점에서 국내시장의 경우 새로운 냉매 및 기술적용에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 현재 선진국보다 5년 이상 뒤쳐진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냉동공조시장의 성장이 늦어지고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도 제약을 받게 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국내 콜드체인과 HVAC산업 현안을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불과 수년 전까지 R22 냉매를 주요 냉매로 사용해 왔으며 현재도 여전히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냉동·냉장분야는 R404A냉매로 전환되고 있으나 R404A냉매의 경우 유럽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사용량을 감축해 오고 있다.

여러 유럽국가에서 특별소비세를 적용해 사용을 빠르게 억제하고 있으며 현재 기존시스템에 보충하는 용도로만 사용이 허용돼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경에는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사용이 완전히 제한되는 상황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GWP가 3,922나 되는 R404A를 신냉매로 적용하는 상황이어서 주요 선진국 엔지니어들이 매우 의아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기타 선진국과 보조를 맞춰 나가려면 R404A냉매 적용을 건너뛰고 시장에 소개된 R404A를 대체하는 보다 친환경적인 냉매의 적용을 바로 시작하거나 CO2 냉매와 자연냉매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내 에너지효율 문제는 최초 선정될 때 제출된 문서자료를 기준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문제다. 독일의 경우 기존 냉동기를 교체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할 때 기존 장비 또는 기존 시스템보다 3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는 제안서를 기준으로 우선 비용의 50%를 지원하고 교체 또는 설비 후 5년간 매년 절감내역을 확인해 지원비의 회수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 제도의 핵심은 매년 보고서를 통해 증명을 받는 것인데 국내의 경우 초기에 지원한 후 사후에 확인하는 과정이 생략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초기 지원제도를 가능한 한 간단히 하고 사후관리를 통해 장비 제작업체 및 설비업체에서 제대로 에너지가 절감되는 장비를 개발, 설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실질적인 에너지절감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BITZER의 주력제품 및 주요 실적은
BITZER의 경우 세계적으로는 빌딩공조, 선박냉동공조, 철도차량공조, 할인점, 슈퍼마켓 및 저온물류센터에 적용된 상업용 냉동〮냉장, 암모니아냉매를 적용하는 산업냉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두기업으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왕복동식 압축기와 저온스크류 압축기가 주로 적용되는 상업용 냉동냉장분야와 선박냉동공조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기타분야에서는 경쟁사보다 시장지배력은 뒤쳐져 있지만 향후 성장가능성은 매우 밝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저온물류센터 급증으로 BITZER 냉동기 완제품도 국내의 여러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용될 예정이어서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생각한다.

BITZER 한국법인의 경우 직접 판매활동은 하지 않고 있어 매출실적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BITZER의 글로벌법인에서 국내 고객사에 판매된 실적은 그린포인트코리아의 실적을 포함해 약 380억원 정도다.



▎BITZER의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은
BITZER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냉매 변화를 주도했으며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일 먼저 소개했다고 자부한다. 낮은 GWP냉매인 R32는 물론 HFO계열 냉매 적용, 자연냉매인 프로판·프로페인, 암모니아와 CO2냉매를 적용한 모델들이 이미 30여년 전부터 개발되고 시장에 소개돼 있다.

특히 저온 냉동·냉장분야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는 CO2냉매를 적용하는 압축기 모델은 제품군이 가장 다양하고 성능간격도 매우 촘촘해 사용자가 원하는 용량의 압축기를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과거부터 모든 BITZER 압축기는 인버터 운전이 가능토록 개발했으며 15년 전부터 인버터와 압축기가 일체형으로 결합된 모델들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사에서 직접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10~100% 사이 기계식 용량제어가 가능한 CRII와 외장형 인버터 VARIPACK을 소개해 사용자가 BITZER 압축기 선정프로그램에서 쉽게 원하는 용량제어 솔루션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완제품으로 도입〮설치되고 있는 에코스타(ECOSTAR)는 어떤 제품인가
에코스타의 경우 기존 콘덴싱유니트와 완전히 다른 개념의 제품이다. 2009년부터 전 세계에 공급되고 있으며 2018년 국내에 처음 적용된 제품이다. 제품특징은 관경 5mm의 미니채널(Mini-Channel) 튜브를 적용해 냉매 충진량을 줄였으며 팬(Fan) 스피드제어를 통해 소음저감과 효율 극대화를 달성했다. 가장 중요한 인버터 일체형 왕복동 압축기(VARISPEED)를 적용해 요구능력에 맞는 가변운전을 가능케 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또한 외부통신을 통해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원격으로 현재 운전상태를 확인해 문제발생 시 빠르게 원인을 파악해 적절한 조치가 가능하다. 에코스타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해 보이지만 유럽 대부분의 제조사가 소개하고 있는 제품기술이 집약된 유니트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국내 고객사 현황 및 협력방안은
국내에는 총 8개의 직접 고객사가 있으며 압축기를 유통하는 고객사와 압축기로 직접 냉동기를 제작하는 고객사가 있다.

BITZER의 경우 모든 기술자료를 공개하고 선정프로그램을 통해 요구되는 압축기 모델을 손쉽게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주기적으로 고객사와 영업 및 기술미팅을 통해 고객사의 필요사항과 BITZER의 요청사항을 교환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BITZER는 가장 우수한 성능과 품질의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고객사는 신뢰를 가지고 국내 최종사용자에게 BITZER 압축기를 소개하는 것이다. 오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 소개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기존 고객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진행하는 점이 BITZER의 장점이다.

▎한국의 콜드체인 주요 제품군에 대한 표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공조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적어 여러 기준 및 표준들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CO2냉매를 포함한 자연냉매의 설비설계기준의 모호함으로 아직 국내에서는 적극적으로 적용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매우 친환경적인 냉매이며 에너지효율이 높은 시스템설계가 가능한데 유럽, 호주 일본에 비해 매우 뒤쳐져 있다. 빠른 시일 내 표준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유럽 등과 비교한 개선방향은
유럽과 비교해 시장이 완성품 제조사와 부품공급사로 나뉘어 있는데 서로 동등한 수준에서 협의하고 협상할 수 있도록 업계 분위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부품 공급기업은 단순히 완제품기업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완제품 제작사의 동등한 파트너라는 입장에서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서로의 기술수준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유럽의 경우 회사규모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산업별, 직군별로 급여수준에 큰 차이가 없으나 국내의 경우 같은 산업에 종사하고 동일한 직군에 근무하는데 급여 차이가 심해 동일 직군 내 기술자들의 이동에 많은 제약이 있어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대규모 업체의 경우 잉여인력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상반된다.

▎그린포인트는 어떤 기업인가
2007년 BITZER 한국연락사무소 설립 이후 압축기 순정부품과 직영 수리센터의 필요성을 인식해 독일 본사에서 직접 100% 자본 투자를 통해 설립한 자회사다.

설립 초기부터 활발한 영업활동을 통해 그동안 시장에서 적용하지 않고 있던 BITZER 압축기의 순정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BITZER 압축기의 오버홀 및 수리가 필요할 경우 안양 및 부산에서 해당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BITZER 압축기와 같은 기계제품의 경우 신품 판매보다 After Market 성장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BITZER 압축기가 다양한 사용자에게 공급돼 운전되고 있어 향후 사용자에게도 꼭 필요한 서비스 사업영역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압축기 및 BITZER 냉동기 수입 완제품에 대한 시운전 지원, 주기적인 압축기 예방점검, 오일 분석 등 여러 사업분야로 확대하고 있어 향후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한다.

▎매출목표와 사업추진 방향은
콜드체인분야에서는 냉동트럭분야, 암모니아를 적용한 산업냉동 및 저온물류센터시장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분야는 경제적 환경이 개선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분야다.

공조분야의 경우 국내에도 대규모 상업빌딩과 데이터센터 건설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많다. 현재 부족한 영업활동과 접점을 보완하면 충분히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판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021년에 BITZER 글로벌법인의 국내 판매를 4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향후 5년 이내 600억원 규모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잘라파고스(Jalapagos)라는 단어가 있다. 일본 전자산업이 자국 내 시장규모와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국 내 표준을 강조한 나머지 해외시장과 동떨어진 고립된 시장이 돼 결국 도태된 현상을 말하는 내용이다.

국내 냉동공조시장도 동일한 상황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지역적으로 사실상 섬과 같은 한국의 냉동공조시장은 다른 시장으로부터 고립된 상황이다. 시장 규모도 어느 정도 되고 경쟁기업도 대부분 국내기업들로 유사한 기술과 품질 수준에서 주로 가격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해외 수출의 경우 대부분 국내 대기업의 현지 공장에 납품하는 상황으로 실질적인 해외기업들과 경쟁이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냉동공조업계를 기술적으로 뒤쳐진 상황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며 정부의 규제나 표준이 갑자기 유럽이나 기타 선진국 수준으로 변경되게 되면 손쉽게 국내시장을 해외기업에 내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 및 관련단체에서 국내 냉동공조업계가 국내에서 보다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술표준을 세계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하고 국내로 진입하는 해외기업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단순한 예로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순식간에 고효율 제품을 선호하게 될 것이며 초기 투자비보다는 운전비용을 따져 제품을 선정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들도 성능과 품질을 기준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공급하게 돼 자연스럽게 보다 선진기술을 적용하게 될 것이다.

아직 냉동공조업계에서 20년 정도 근무한 정도이지만 최근 들어온 그리고 앞으로 들어 올 후배들이 보다 넓은 시장에서 해외기업과 경쟁해 국내 냉동공조시장을 고립된 시장이 아니라 전 세계로 개방된 시장으로 성장시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