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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원호 기성이앤씨 전무

“대형 냉동창고 투자비·운영비 중앙집중시스템이 절대적 유리”
“자연냉매 전면적용 어렵다면 이원시스템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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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이앤씨(대표 김광호)는 1992년 창립해 △기계설비, 산업설비분야 설계감리 △에너지분야 사용계획, 진단, 절약기술 개발 △신재생에너지시스템, 온실가스 감축 컨설팅 및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콜드체인산업에서도 전문적인 냉동·냉장창고 설계능력을 보유한 설계사무소로 주목받고 있다.

김원호 기성이앤씨 전무를 만나 국내 냉동·냉장창고 트렌드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발주자가 선호하는 냉동창고는
냉동·냉장창고를 건설하는 목적은 직접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임대를 통한 수익창출이 대표적이다. 후자의 경우 발주자들은 냉동창고 건설이 끝난 뒤 입주할 화주들의 호응도와 투자비대비 경제성을 최대화하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결국 생애주기 동안 에너지요금을 지불하는 것은 입주자이기 때문에 에너지효율은 발주자들에게는 2차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설비의 효율성, 경제성, 운전비용, 감가상각과 함께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야 마땅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물류창고는 상품의 보관과 분류개념이 혼합된 하이브리드형 창고가 늘고 있어 설계를 마치고 공사하는 과정에서 화주가 선정되고 화주의 요구에 의해 구조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파티션 변경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대수선공사를 하는데 설비적 측면에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경우가 있다.

▎규모에 따른 냉동시스템은
냉동·냉장창고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투자비는 물론 전력요금, 유지관리비까지 중앙집중식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1만6,528m²(5,000평) 이상 규모면 중앙집중식을 권유하고 있다.

냉동·냉장창고가 대형화될수록 차이가 있겠지만 투자비는 20~30%, 운전비는 30~4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냉동·냉장창고가 본격적으로 대형화되기 시작한 지 4~5년 정도 지났다. 이전에는 좀더 작은 규모의 창고가 많았기 때문에 개별식 냉동시스템이 유리했다. 특히 중소형 냉동·냉장창고를 증축할 경우 개별식은 냉동기 대수만 늘리면 되기 때문에 확장에 용이하다.

개별식은 냉동기와 실이 1:1대응이다보니 백업설비에 한계성이 있어 100% 용량으로 선정해야 하지만 실제 운전에서 100% 부하가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60~70%, 겨울철에는 30~40%의 부하만 처리하면 된다.

중앙집중식은 중앙에서 압축기 운전을 조절할 수 있어 부하변동에 맞춰 전력사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증축·확장되는 냉동·냉장창고에는 개별식이 계속 적용되고 있으며 신규시설을 중심으로 중앙집중식도 늘어가는 추세다. 최근 지어지고 있는 1만6,528m²(5,000평) 이상 냉동·냉장창고의 15%가량은 중앙집중식 냉동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최근 냉매에 대한 글로벌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오존층파괴지수(ODP)를 보유한 냉매의 사용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키갈리의정서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를 대상으로 ODP를 보유하거나 GWP가 높은 냉매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F-gas Regulation을 통해 2020년부터 냉동·냉장시스템에 GWP 2,500 이상의 냉매를 신규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여전히 ODP가 0이 아닌 R22(0.055)가 사용되고 있으며 GWP가 높은 R404A(3,943)나 R507A(3,985)가 친환경냉매로 잘못 인식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HFO계열인 R448A(1,273)나 R449A(1,282)가 개발되고 적용이 검토되고 있으나 기존보다 2~3배 비싼 가격으로 기피되는 실정이다. 특히 냉동창고의 경우 충진되는 냉매량이 많기 때문에 초기투자비용을 중시하는 발주자 입장에서는 꺼려하고 있다.

CO₂, 암모니아 등 자연냉매는 일반냉매보다 10~14%가량 효율이 높다. 환경적으로나 에너지효율적으로나 우수한데 조례나 안전시설 및 관리자 확보 등 각종 규제로 인해 부정적인 시선이 강하다. 암모니아를 사용하는 냉동설비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CO₂는 고압가스라는 인식이 있어 단기간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환경문제는 향후 10~20년 후의 일이라고 치부하는 탓에 현재 일반적인 냉동·냉장창고에는 법적 규제만 피하자는 경향이 짙어 아직까지 친환경냉매 적용은 소원한 상황이다.

특히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GWP가 낮고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자연냉매를 하루빨리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각종 규제들이 가로막고 있다.

이는 정부가 관련R&D를 주도해 저온창고의 에너지효율과 환경, 안전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안이 있다면
외국계 화주들은 친환경냉매를 사용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해외에서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국내기업은 아직까지 친환경요소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점은 안타깝다.

냉동·냉장창고의 친환경화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자연냉매를 사용해야 하지만 만약 자연냉매를 전면 적용하기 어렵다면 R404A·CO₂를 혼합한 이원냉동시스템도 선택할 수 있다. 독성을 가진 암모니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인력 확보에 유리하며 배관길이가 짧아 누설위험이 줄어든다. 

R404A의 GWP는 3,943이지만 R404A·CO₂시스템에서는 R404A 사용량이 1/10로 줄어 전체 GWP는 R404A 100%(1만2,714kg 기준 200만5,252) 사용 시보다 훨씬 적은 25만1,087로 친환경적이다. R404A 100% 시스템대비 냉동기 전력소비량은 약 20%, 배관의 압력손실은 약 10% 줄어들어 에너지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LNG냉열시스템은 버려지는 폐열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냉동을 위한 에너지가 필요없어 그만큼 온실가스 저감이 가능하지만 적용에는 지역적 특수성이 요구된다. LNG공급소가 인근에 위치한다든지 수급에 유리한 면이 있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초저온에 –162℃의 LNG기화열을 활용한 냉동시스템을 설계했다. –80~-60℃의 SF급 냉동창고, -25℃의 F급 냉동창고, 0℃의 C급 냉장창고 등에 그동안 바다로 버려진 LNG냉열을 활용함으로써 에너지비용을 최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