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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식 한국물류연구원 원장

동북아물류 중심 ‘한반도’ 연구·교육활동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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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류연구원(KIL: Korea Institute of Logistics)은 물류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던 1984년 한국물류관리연구원(KIPDM: Korea Institute of Physical Distribution Management)이란 이름으로 서병륜 1대원장과 함께 출발했다. 선진국들의 물류발전 동향 및 다양한 정보를 국내에 소개하며 정부와 기업, 뜻있는 물류전문가들과 함께 대한민국 물류산업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초창기에는 매스컴을 통해 물류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으며 우리나라 산업계의 물류시스템이 개선되도록 컨설팅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했다. 물류연구회와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함과 동시에 해외에 물류연수단을 파견해 선진물류사례를 연구, 국내 적용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동양제과, 오뚜기, 서울식품, 농심, 제일제당, 해태제과, 빙그레, 롯데칠성음료, 미원 등 식품업체와 삼성전자, 고려합섬, 극동쉘정유, 동부제강, 전주제지, 부산파이프, 코오롱상사, 경기화학, 동부그룹, 대한통운, 대림산업 등 국내 유수기업의 컨설팅을 담당하며 물류시스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2012년 2월 현재의 명칭으로 특허청으로부터 공식적인 상표등록을 인정받으며 국내 물류산업 발전과 역사를 함께 걸어온 한국물류연구원의 윤의식 원장을 만나 물류 및 콜드체인산업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지금까지 걸어온 물류의 길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진그룹에 입사해 항공, 해운을 걸쳐 육운까지 3가지 모든 물류를 경험했다. 특히 한진그룹 신입사원부터 현장 OJT를 거치면서 현장시스템과 정보시스템과의 연결부분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해왔다.

입사 후 최초로 수행한 프로젝트는 건설교통부(MOCT)에서 발주한 ‘항공정보업무자동화시스템구축을 위한 실시설계’였다. 1992년 창립된 한진정보통신 외부 1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컸다. 이어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KCTA) 종합정보시스템 구축부문과 경인ICD 전략정보시스템(KIICD) 구축도 수행했다.

또한 한국철도공사의 ‘부산진역CY 고도화시스템 구축’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상당기간 비즈니스 컨설팅 및 기술지원을 통해 계약에 성공했다. 영업적인 측면보다는 요소기술 및 업무지원이 성공의 원인이었다는 것에 더욱 의미있다.

물류정보화 및 생활물류관련 택배응용시스템과 함께 콜드체인에 대한 연구, 집필 및 강연을 펼쳐왔으며 최근에는 물류산업총람에 이어 ‘콜드체인관리’라는 전문서적을 관련 전문가들과 집필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붕괴에 대응한 글로벌 토론이 진행되는데 2021년말 대만 무역청의 초청으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그 주제는 ‘신선식품 공급망은 붕괴, 콜드체인 수요는 증가(WARNING of COVID-19 : Fresh Food Supply Chain Collapses, Cold Chain Demand Increases)’였다.

물류는 홀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산업의 공급망을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춰 개선하고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끊임없이 창출해 나갈 때 국가산업 경쟁력이 향상되고 인류의 풍요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

물류연구원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해외물류전문기관들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물류시스템 개선과 SCM 보급에 앞장서 나아갈 것이다. 또한 그동안 수집한 7,000여권의 국내·외 물류전문서적들로 물류전문도서관(로지스올물류도서관)을 운영해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의 중심이 되는 ‘물류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물류인들과 함께 노력할 방침이다.

▎글로벌 콜드체인 동향은
글로벌 시장기관인 Grand View Research가 2021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콜드체인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2025년 콜드체인 시장규모가 약 4,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조사된 것으로 실제 시장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콜드체인시장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3.6%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규모는 1,679억9,000만달러 수준이며 202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2018년대비 2025년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콜드체인시장규모 성장세가 17.8%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 기준 권역별 콜드체인 시장규모는 △북미 607억3,000만달러 △유럽 441억달러 △아시아·태평양 304억9,000만달러 △남미 150억3,000만달러 △중동 111억7,000만달러 △아프리카 64억7,000만달러 순이다. 현재 북미가 가장 큰 콜드체인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살펴보면 아·태지역이 17.8%로 가장 높다. 이어 △중동 16.9% △아프리카 15.9% △남미 15.4% △유럽 14.0% △북미 13.7% 순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태지역의 콜드체인시장 성장은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소득수준 향상으로 인해 신선화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우리 물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비즈니스 확장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산업의 기회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는 핵심적인 쇼핑수단으로 부상했다. 비대면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전자상거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신선식품과 같이 과거 오프라인 판매가 주를 이뤘던 품목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전자상거래에 익숙치 않은 고령 소비자들이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에 나서는 등 온라인 전환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전자상거래 트렌드(2020년)’ 자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변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관련 물류트렌드를 △소비품목 다양화 △고령층 쇼핑 증가 △온·오프라인 융합 △혁신 정보기술(IT) 도입 등으로 분석했다.

우선 공급부족 및 사재기 현상으로 휴지, 생수 등 생필품이 동나는 매장이 많아지자 소비자들이 배송기간이나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온라인 구매를 택하기 시작했다.

콜드체인기술과 데이터기반 물류시스템 발달로 저온·실시간 배송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온라인 식료품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주문패턴에 대한 빅데이터 수집, 인공지능을 활용한 판매량 사전예측 등 효율적인 재고관리와 초고속 배송이 실현된 것도 식료품 판매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IT기기와 인터넷 사용에 능숙한 고령층인 ‘실버 서퍼(Silver Surfer)’가 중요 전자상거래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베이비붐 세대(56~74세)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식료품 배송, 구독형 OTT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처음으로 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소비자의 온라인쇼핑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쇼핑을 최초로 시도한 고령 소비자들은 배달서비스의 편리성과 온라인시장의 다양한 품목, 우수한 품질 등을 경험하고 앞으로도 전자상거래 사용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시스템 마비로 상품배송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국가에서는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매장에서 픽업하는 BOPIS(Buy Online, Pick-Up in Store)나 차에 탄 채 상품을 수령하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온·오프라인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옴니채널 구축이 향후 유통기업의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 채널제약 없이 자유자재로 제품 주문, 픽업, 사후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매끄러운(seamless)’ 소비자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채널별 재고, 물류, 고객관리 등 운영 프로세스를 통합하기 때문에 비용절감, 운송시간 단축 등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채널을 넘나드는 고객들의 구매패턴이나 채널별 매출구조, 고객특성 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아마존과 쿠팡은 인공지능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수요를 사전 예측하고 재고와 물류자원을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품절, 배송지연 등의 혼란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도로 상황, 주문량 등을 분석해 최적의 배송경로를 설계할 수 있어 배송시간 단축, 물류비용 최소화를 이룰 수 있다.



▎콜드체인산업의 주목할 점은
신선물류 수요증가에 따른 콜드체인시장이 확대되면서 냉동·냉장 유통과정에서의 화물 신선도 유지, 정시 출·도착, 고객클레임 최소화 등을 추구하는 콜드체인 모니터링시장도 급성장이 예상된다.

신선물류 수요증가는 콜드체인시장 자체를 성장시키지만 제품이 부패되기 쉬워지기 때문에 제품생산 후 최종 고객에 전달될 때까지 품질저하를 차단하기 위한 효율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다. 콜드체인이 온도관리가 필요한 제품의 유통과정 전반에서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저온유통시스템이라면 모니터링은 이러한 과정을 관제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콜드체인 모니터링은 배송제품이 요구하는 관리기준에 따른 온도변화를 추적해 대응조치를 제시, 유통 중 배송제품에 대한 검증과 안정성 확보 및 품질 위기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최신 콜드체인 모니터링 솔루션은 실시간 추적에 따른 가동중지 시간 감소로 비용효율성을 제고하는 가운데 IoT와 RFID 등 첨단기술 발전이 콜드체인 모니터링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41억달러였던 글로벌 콜드체인 모니터링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451억달러로 연평균 18.1%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는 첨단 냉장·냉동 모니터링 솔루션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제약 및 가공식품 수요감소 징후가 없는 미국을 중심으로 △효율적 운송 및 유통시스템 네트워크 구축 △첨단기술 개발 △가공식품 수요증가 등 요인으로 인해 글로벌시장을 계속 장악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콜드체인 모니터링시장은 △소비자 소득수준 향상 △위생의식 강화 △신선제품 소비 확대 △첨단기술 발전 등 요인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영향 역시 크게 작용해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인력 확보방안은
콜드체인 전문가뿐만이 아니다. 물류현장 전문가를 위한 미세한 프로세스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물류연구원은 물류마스터 과정을 개발하고 현장특성에 맞는 모듈을 정교화하고 있다. 모든 교육과정은 각 물류현장의 근로자들이 짬짬이 시간을 내서 학습할 수 있도록 동영상으로 제작해 교육일에 맞춰 시간을 내야만 했던 기존 교육들과 차별성을 뒀다.

이러한 물류마스터과정은 근로자들이 손쉽게 접근하고 이수해 현장전문가로서 면모를 갖추게 하는 것이 교육목표다. 대표적으로 지게차 마스터 과정이 있다. 지게차 안전운행을 중심으로 설계하고 개발해 현장점검 절차를 거쳐 완성됐다. 기타 물류정보과정 및 물류자동화과정 등과 함께 콜드체인과정도 계획 중이다.

또한 현재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콜드체인전문가 과정을 통한 콜드체인 전문가양성과정에도 교육설계 및 진행 등 다양한 각도에서 깊이 관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국민의 식생활 안전과 위생의식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콜드체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나라 콜드체인산업 선진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역량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교육의 질과 접근성 향상에 신경써야 할때다.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제언은
어떠한 산업이든 발전을 위해서는 기초부터 튼튼하게 다듬어야 한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콜드체인산업은 표준화, 공동화, 정보화 등을 중심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확장성을 고려한 정책이 입안돼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이제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표준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때다. 국가주도 식품물류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며 글로벌표준 준비 및 주도가 필요하다.

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생산부터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의 물류와 정보를 친환경적이며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국가주도 식품물류 표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식품산업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물류표준을 설정하고 확산해 전북 국가식품클러스터 및 중소물류기업 중심으로 K-Food를 실현, 콜드체인 물류중심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에서는 건강피해나 식품폐기 등 사회문제 해결 및 일본 물류사업자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아세안지역 콜드체인 물류서비스 품질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콜드체인 물류서비스 품질향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서비스 수준을 ‘콜드체인 물류에서 충족해야하는 기준’을 설정함과 동시에 물류사업자에게는 그 수준에 도달하도록 촉구해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8년 ‘ASEAN 교통대신회합’에서는 물류사업자가 ASEAN에게 제공하는 기본적인 서비스 수준을 베이스로 ‘일본 ASEAN 콜드체인 물류 가이드라인’을, 2020년 6월 물류사업자에 대한 요구사항을 규격화한 ‘콜드체인 물류서비스규격(JSA-S1004)’을 제작했다.

콜드체인 물류분야 중 하나인 B2C 대상 소형보냉화물 서비스에 대해서도 같은 해 5월 정부주도 아래 ‘소화물 보냉 배송 서비스에 관한 국제 표준(ISO23412)’이 발행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전략을 참고해 우리 실정에 맞는 ‘콜드체인 물류서비스 규격’을 제정, 보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