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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

농업 디지털화, 저온유통체계 발전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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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디지털전환이 추진되며 디지털농업의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농촌진흥청은 디지털농업추진단을 설립하고 선제적인 데이터 개방 및 공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은 대학원 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등을 학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장, 스마트팜개발과장 등 연구개발 현업을 거쳐왔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울리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이어갈 수 있는 배경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 미래전략팀, 기획팀 등에서 기획경험을 쌓았으며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에 파견돼 정부업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평가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정부 내·외부에 풍부한 네크워크를 구축해왔다.

특히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아태경제사회위원회(ESCAP) 산하단체 ‘아태지역 지속가능한 농업기계화 포럼(CSAM)’의 한국대표로 참가해 한국의 농업기계 현황을 공유하고 수출을 위한 홍보 등 국제협력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성제훈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을 만나 국내 농업의 디지털전환과 콜드체인의 변화에 대해 들었다.



▎농촌진흥청과 디지털농업추진단을 소개한다면
농촌진흥청은 1962년 개청 이래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용적 기술의 개발과 확산에 노력해왔다. △주곡의 자급을 달성한 녹색혁명 △사계절 신선한 농산물을 국민의 식탁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한 백색혁명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스마트농업혁신 등을 이끌었다.

농진청은 농업과학기술의 연구개발과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보급하고 산업화를 지원하며 개도국에 우리의 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산업 기반조성을 위한 실용적 기술과 농업현장의 애로해소를 위한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고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디지털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해 스마트농업을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연구개발된 성과는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업현장에 보급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연구개발성과의 신속한 영농현장 실용화 추진 및 산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농업〮농촌을 이끌어갈 인력양성을 위해 농촌진흥공무원의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농업인과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농업전문기술 교육 실시, 선진국과는 농업기술의 글로벌 협력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개도국에는 우리의 K-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디지털농업 촉진을 위해 2020년 11월 출범한 디지털농업추진단은 데이터 수집, 이용, 공유를 위한 데이터생태계를 구축하고 AI를 활용해 생산·유통·소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농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해 IoT기반 데이터 수집·자동화, 곡물 생산성 향상, 원예작물 품질향상, 가축 정밀사양 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기존 시설농업 중심의 디지털농업기술 개발을 노지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노지·시설농업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을 데이터로 진단하고 인공지능으로 처방해 작목추천, 정밀재배, 스마트한 유통·판매로 편리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2021년 중점추진사업으로 지속가능한 농업구현에 역점을 두고 △스마트농업 및 노지 디지털 기술개발 △농촌소멸화 대응 및 지역특화농업 강화 △수요자 맞춤 품종개발 및 밭농업기계화 확대 △현장애로 해소 및 기후변화 대응 △농업기술의 글로벌 협력·지원강화 등 현장중심의 디지털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핵심경력 및 대표성과는
수확후관리공학과장 시절 UN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아태지역 지속가능한 농업기계화 포럼을 한국에서 개최하고 회의를 주관함으로써 농산물 수확후관리기술을 동남아시아에 소개하고 관련기계를 수출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수확후관리기술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요소기술을 어떻게 하면 농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미국 대학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를 공동으로 집필하는 등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인정받아 2017년부터 3년 연속 ‘마르퀴즈 후즈후 인명대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또한 김치를 급속냉동함으로써 품질변화 없이 장기간 유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 김치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스마트팜개발과장 재직 당시에는 주행정밀도, 안전성 기반 무인농작업 등 자율주행 농업기계 기술고도화 및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량화된 시험환경 조성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주요 농기계 기업과 업무협약 및 첨단농기계 협의체 구성을 추진해 자율주행 농업기계 연구에 대한 기틀을 쌓았다.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을 맡으며 농업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개방해 민간주도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문성을 활용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해 민간기업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수 있도록 디지털농업추진단과 업무협약을 통해 안정적이고 합리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대학 졸업 후 컴퓨터 학원에서 C언어를 가르치는 강사를 하고 대학원에서는 농업의 자동화를 넘어 지능화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석사논문으로 C언어로 작동하는 사과선별기를 개발하고 박사논문으로는 오이의 생육상태를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러한 과정은 30년이 지난 현재 스마트팜의 기초적인 개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농진청에 근무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빅데이터를 다루는 팀을 신설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를 발전시킨 디지털농업추진단은 농진청과 국내 농업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조직으로 농업디지털 전환의 첨병이자 앞길을 밝히는 선두조직, 컨트롤타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지털농업이 콜드체인에 미칠 영향은
디지털농업의 발전은 스마트 유통–스마트 APC 구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스마트유통의 기본은 콜드체인시스템이기 때문에 농업이 디지털화될수록 농산물의 저온유통체계는 더욱 발전한다고 볼 수 있다.

농업의 디지털화는 하드웨어 장비의 고도화로 농산물 수확 후 유통 전반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으며 산지에서 소비지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상품화를 이룰 수 있는 선진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농산물 상품화의 첫 번째 요소는 온·습도 관리다. 산지에서 품온이 높은 농산물은 예냉을 통해서 품온을 낮춰 호흡을 억제시키고 이후 저온저장→저온유통→저온판매의 경로를 거치면서 신선도를 유지하게 된다.

고도의 온·습도 관리는 모니터링 관제시스템을 구비한 IoT 장비의 구현으로 농산물 상품화가 가능하기에 디지털농업으로의 발전은 농산물 저온유통시스템 구축을 보다 더 빨리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농업 기술개발은
농진청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전환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첨단 디지털기술을 기후변화, 식량문제, 농촌소멸 등 농업·농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폭넓게 활용할 방침이다.

디지털농업은 네덜란드와 같은 농업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3~4년 정도가 뒤쳐져 있다. 네덜란드는 2018년 총 15개 팀이 농업인공지능대회를 개최했는데 한국은 예선 2위로 본선에 진출, 최종 3위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지난해 ‘디지털농업 촉진 기본계획 수립’을 수립해 농업분야 데이터생태계 구축, 농업생산기술의 디지털혁신, 유통·소비·정책 지원기술 개발과 현장확산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디지털농업기술의 신속한 현장확산을 위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기술을 농업분야에 폭넓게 활용하기 위한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민·관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한 과제를 적극 발굴·확산할 계획이다.

가상의 스마트팜에서 농사를 지어볼 수 있는 디지털트윈, 치유농업 체험 등 메타버스를 활용해 디지털농업기술을 현장에 신속히 확산하고 농업인, 대학, 민간기업체 등이 팀을 이뤄 작물의 생산성 향상 인공지능을 개발 및 실증하는 농업분야 AI경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디지털농업이 도입되면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 자동화기술로 농업인들의 농작업 편리성을 높일 수 있고 환경·작물생육·병해충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지능화기술로 농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시설농업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성 향상모델을 개발해 실증한 결과 토마토가 13.7%가량 생산성이 증가한 사례가 있다. 온실과 축사 등에 스마트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도입효과와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농업정보디지털 플랫폼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국민이 몰라서 손해보는 일 없이 정부에서 먼저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농진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400여개의 연구성과를 대부분 개방할 예정이다. 현재 219개 연구성과가 개방돼있으며 위험하거나 개인정보가 포함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댐, 데이터가공에 필요한 빅데이터 플랫폼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 및 모델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일도 진행되고 있다. 오는 6월 멕시코는 우리나라 스마트팜 모델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농진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세계은행이 지원하는 차관사업(IPF)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자원이용 및 온실가스 저감모델과 함께 한국의 우수한 스마트팜 기술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디지털농업 추진전략은
농진청은 2021년 3월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영농 실현을 통한 지속가능한 농업을 구현하기 위해 3대 분야 10대 실천과제로 구성된 ‘디지털농업 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농업 데이터분야에서는 농업기술 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연구실에서 농업현장까지 발생되는 데이터 수집을 확대하고 농업 R&D 데이터의 통합, 저장, 관리하는 AI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농가 서비스 확대와 데이터 개방·공유를 통한 창업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 번째 농업생산기술분야에서는 농업의 디지털혁신을 위해 드론 등 무인기를 활용한 원격탐사, 현장센싱을 통한 상시 모니터링, 자율주행 등 농업의 자동화 및 지능화를 위한 핵심기반기술 개발을 통해 농업생산 자동화 기술로 노동력 절감 및 농작업 편의성을 확보한다. 생육단계별 최적 환경관리 등 데이터기반 지능화기술로 농업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함으로써 생산성 향상 및 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농촌 및 농업정책 지원분야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적지 이동과 이상기상에 대응한 작목선택 의사결정 지원 △소비자 맞춤형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농식품 소비정책 지원 △농작업 사고예방과 농업인 건강관리 △귀농·귀촌 정착지원 등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농업기술이 적용·확대될 수 있도록 농업·농촌 전반에 걸친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디지털농업 촉진 기본계획의 3대 분야 10대 추진과제를 통해 농업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을 데이터로 진단하고 인공지능으로 처방해 작목추천, 정밀재배, 스마트한 유통·판매로 편리성과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