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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콜드체인산업발전협의체 위원장(서울대 교수)

"콜드체인산업 친환경전환 평가 인프라·인증체계 확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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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ow GWP 및 자연냉매 사용촉진 제도화 및 콜드체인 장비의 제도권 내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콜드체인 산업발전협의체를 발족했다. 


콜드체인산업발전협의체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고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가 간사기관으로 운영된다. 조직위원장은 김민수 서울대학교 교수, 부위원장은 김성복 한국에너지공단 실장, 자문위원은 박근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 등이 맡는다. 


위원회는 △기반구축분과 △기술개발분과 △보급활성화분과 등으로 구성돼 운영될 예정이다. 초대 운영위원장으로 선임된 김민수 위원장을 만나 콜드체인산업 동향, 협의체 구성 배경 및 운영방향을 들어봤다. 



▎콜드체인시장 동향을 평가한다면

콜드체인은 냉장·냉동식품 생산과 소비 사이 유통과정 및 저장과정에서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저온으로 관리하는 일련의 공급망을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설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포함하고 있으며 공급자로부터 소비자까지 식품의 전체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기술로는 예냉에서 시작해 저온저장 및 보관, 저온수송 및 배송, 포장, 보존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집약적으로 결합된 여러 형태가 있다.


콜드체인시장을 비롯한 물류산업은 코로나19를 전후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콜드체인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은 의약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에 보급되며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다. 이는 기존 물류시장에서의 콜드체인과 같은 플랫폼이었으며 백신보급이라는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바탕으로 콜드체인 인프라와 설비가 널리 보급됐다. 


백신의 직접적인 1차 수요처 이외에도 코로나19는 식생활 및 물류 형태의 변화를 수반했다. 다함께 식사하는 문화에서 개별적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으며 식당에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배달이나 간편식을 활용하는 양상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식품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적절한 콜드체인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많은 기업들이 콜드체인설비에 투자했으며 성장 가능성 역시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발표한 시장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콜드체인시장은 2020년 기준 1,972억달러이나 2024년에는 4,27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Grand View Research, Statista, Allied Market Research 등 조사기관에서도 대부분 1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으며 국내외 콜드체인시장은 큰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 콜드체인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도 현 콜드체인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프라 구축이다. 여기서 인프라는 단순한 설비 인프라가 아닌 표준, 인증체계,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콜드체인설비는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것에 비해 운영방안에 대한 기준이나 평가체계가 잘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친환경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관련되는 설비 구축 이외에도 적절한 설비가 설치됐는지, 운영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최적 상태의 운전이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콜드체인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효율화하는 것이 인프라 구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콜드체인설비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기반이 필요하다. 


기존 가정용이나 시스템에어컨 및 냉장고는 해당 체계가 잘 구축돼 있다. 하지만 콜드체인설비의 경우 다양한 규모나 수요처 성격 등을 이유로 해당 절차가 적절히 구축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초기투자비만을 고려해 설비들이 설치되고 에너지효율이나 최적 운용방안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수요처의 경우 경제성을 1차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제도적으로 설비의 에너지효율을 평가하고 높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신냉매 역시 마찬가지다. 신냉매는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만큼 가격이나 효율 측면에서 기존 냉매와 비교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친환경적인 신냉매를 적용하는 경우 국가는 지구온난화 기체 배출 저감이라는 편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실질적인 지원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콜드체인설비들이 적절히 운용될 수 있도록 전문지식을 지닌 관리자를 배치하고 전문인력들이 충분히 배출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콜드체인은 단순히 하나의 설비만을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찰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기술요소부터 유통과정까지 전반적인 전문지식을 교육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이와 같은 과정을 중소기업에서 전적으로 담당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록 국내 산업의 기술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으며 물류 및 수송 인프라와의 연계도 국제적인 수준이나 콜드체인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소기업이 매우 많은 실정을 고려하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가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콜드체인 관련 R&D도 수행하고 있는데 

콜드체인 관련 R&D는 냉동공조산업협회가 주관인 ‘차세대 대체냉매 콜드체인시스템의 시험평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프라 구축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5년간 국비 50억원, 민간 41억5,000만원이 투자될 예정이며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 서울대학교, 인천테크노파크 등이 참여기관으로 과제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현재 일정 부분 기술력을 확보한 콜드체인산업의 실정을 고려해 연구개발보다는 기반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기반 조성, 장비 구축, 기술 지원, 체계 확립, 전문가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콜드체인시스템 전문지원센터를 설립해 해당 부지에 콜드체인시스템의 성능평가와 인증이 가능한 장비를 구축한다. 콜드체인시스템의 설비 규모를 고려해 공간과 용량을 선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다양한 설비 인증평가가 가능하도록 범용성이 있는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해당 설비를 바탕으로 성능평가를 진행하되 적절한 인증절차와 평가방법을 구축하는 것 역시 목표 중 하나다. 일관되고 현실성 있는 평가 및 인증을 통해 친환경 콜드체인시스템이 산업 전반에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산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두루 융합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요기업에 대해 기술지원 역시 제공할 예정이다. 비교적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자하기 힘든 중소기업의 사정을 고려해 기업 내에서 확보하기 힘든 시험설비를 제공하고 기술개발 여건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데이터 기반 운영이나 디지털 트윈 개발 플랫폼 제공 등 국제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협업 체제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콜드체인 설비와 연구를 바탕으로 한 운영체계를 설립한다. 표준화된 체계와 매뉴얼이 있어야 연구결과가 널리 적용될 수 있으므로 모든 설비에 전문가를 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뉴얼에 맞게 기기를 작동시킴에 따라 효율적인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해당 매뉴얼의 경우 다양한 설비 규모와 작동온도에 대해 적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확보할 예정이며 해외 인증 및 시험방법을 참고해 공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매뉴얼 외적으로 더 넓은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친환경 냉매로의 전환과정에서는 기존 냉매를 사용했을 때 발생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교육해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나아가 다양한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기기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콜드체인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선돼야 할 정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 표준화와 관련된 정책이다.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콜드체인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콜드체인산업은 더 이상 물류산업설비의 일부가 아니다. 콜드체인산업을 성장동력을 지닌 신산업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개선이 우선시돼야 한다. 표준화된 정책수립은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콜드체인은 에너지 다소비형 시스템인 데 비해 별도의 에너지효율 규제가 없다. 이에 따라 콜드체인시스템의 다양한 형태(창고, 차량, 상업용)와 용도(냉동, 냉장)를 고려한 개별적인 표준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다. 


또한 각자의 적정 온도범위가 상이해 개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는 인증표준이나 제도가 완전하지 않아 이번 기회를 통해 제도를 확립한다면 콜드체인산업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고려해 적절히 체계화되고 범주화된 정책이 마련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고려한 지원정책이 필수적이다. 국내 콜드체인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사내 연구개발 인력을 육성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시장의 수요 자체가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인증체계를 바탕으로 한 효율 표기가 있어야 전주기 에너지효율을 고려한 시스템을 설치하게 되며 연구개발에도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고급 인력 육성에도 힘쓰게 될 것이다. 


이미 콜드체인산업의 경쟁력은 해외에 버금가지만 해외기관 인증을 받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정책이 적절히 수립돼 기반을 마련해준다면 콜드체인산업은 친환경시스템으로의 전환은 물론 국제 경쟁력을 갖춰 국내 신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충분한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다.



▎콜드체인산업발전협의체 구성 배경은

콜드체인산업 규모가 날로 성장하고 있으며 산업의 중요성이 인식됨에 따라 R&D과제 등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성장세에 발맞춰 콜드체인산업 활성화에 힘을 싣고자 ‘콜드체인산업발전협의체’를 출범했다. 


국내 콜드체인산업과 관련된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콜드체인산업의 친환경 전환뿐만 아니라 친환경 전환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콜드체인설비의 신냉매 전환 관련 동향과 규제에 대해 살펴보고 지원정책 등을 통해 콜드체인산업의 성장 모멘텀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는 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협의체는 기반구축분과, 기술개발분과, 보급활성화분과로 나눠져 있으며 친환경, 고효율, 표준 콜드체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각각의 분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의체 출범은 단순히 관계자의 모임을 넘어 콜드체인산업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하며 꾸준한 논의와 제언을 통해 콜드체인산업의 국제화를 도모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운영방향은

친환경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콜드체인산업이 원만하게 친환경 전환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될 계획이다. 콜드체인 인프라 R&D 과제를 통해 국제표준에 맞는 콜드체인 평가인프라와 인증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콜드체인설비뿐만 아니라 콜드체인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할 예정이며 각 부처에서도 콜드체인산업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할 것이다. 


현재까지 부족했던 콜드체인산업의 표준화, R&D 투자 유치 및 인재양성 역시 콜드체인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데 매우 필요한 요소다. 이러한 부분들이 충분히 마련될 수 있도록 꾸준한 제언과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콜드체인산업은 19세기 북극지방의 얼음을 가져와 버터를 운반하는 데 이용했던 것에서부터 시작해 냉동기를 이용해 현재의 급속냉동과 저온냉장기술을 응용하기까지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며 인류의 식생활을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콜드체인산업이 친환경적이며 에너지효율적인 산업으로 전환되는 데 콜드체인산업발전협의체가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