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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빈 코스모폴 대표

“스마트공장 조업데이터 정교화로 효율 극대화 유도해 매출 증가 견인 기대”
제도 강화 취지 이해하나 업계 혼란 오래 지속 전망
준비 중인 금속마감재 실물모형시험…무난 통과 예상
생산공정 자동화‧AI솔루션 도입 등 생산 효율성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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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은 EPS 형물 전문 제조기업인 삼일이노팩의 계열사로 2015년 삼일하우징으로 시작해 2017년 EPS 단열재와 차음재를 기반 삼아 2018년부터 경질우레탄폼(PIR폼) 단열재를 생산해오고 있다. 단열재업계 후발주자이지만 건축법 개정으로 준불연 성능 제품 개발 시기와 맞물려 국내 최초로 성능을 보증할 수 있는 1면 준불연 제품과 심재 준불연 제품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코스모폴을 이끌고 있는 장가빈 대표를 만나 최근 국내 단열재업계 동향, 최근 사업 성과 및 사업 목표 등을 들어봤다. 

국내 단열재산업을 평가한다면 
처음 EPS 단열재를 시장에 선보였을 때가 생각난다. 어렵게 공장을 짓고 KS인증을 받으며 제품을 생산했지만 시장은 KS기준 부적합제품이 장악하고 있었다. 시장 전반에 걸쳐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이 저가 유통되니 우리도 규격미달 제품을 생산하거나 아니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접기로 하고 2년만에 철수했다. 

최근 시황을 보면 EPS사업 철수가 잘된 결정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지만 설치한지 3년도 안된 설비를 가동도 제대로 못하고 치우는 것은 결코 쉽지않은 결정이었다. 요즘은 유기 단열재에 난연성능이 강화되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이 퇴출되고 있다. 그 빈자리를 역시 검증되지 않은 저가 수입품이 차지하고 있다.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시기일수록 정책 입안자와 시행자 그리고 업계가 한마음으로 방안을 마련해 협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세계적으로 에너지절감과 저탄소 관련 이슈가 부각될수록 건축용 단열재 비중이 적다보니 현장에서는 관리기준이 철저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미 제품 설계단계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기준이 설정돼 있지만 현장에서 이에 부합한 단열재를 쓰는 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결국 소비자와 미래세대가 지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사업 성과는 
처음 단열재사업을 기획할 당시 단열재시장은 품귀였다. 건설기간 중 시행된 화학물질관리법으로 인허가가 지연되며 과잉 공급 시기에 사업을 시작하게 돼 어려움이 많았다. 제조원가가 판매가대비 낮아 팔수록 손해여서 사업 철수 여부를 고민하던 시기인 2019년 건축법이 개정되고 외벽에 준불연 이상 난연성능을 가진 제품 사용이 법제화되며 우리도 기사회생했다. 한국세라믹기술원과 공동으로 표면 코팅을 통한 1면 준불연 제품을 개발하며 준불연 성능을 완벽하게 보증할 수 있는 최초의 제품으로 양산을 시작해 2021년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개정 건축법에 따라 전면 준불연 제품과 심재 준불연 제품을 제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코팅을 통해 1면 준불연 제품은 공급 가능하지만 전면 준불연 제품은 공정과 제품 성능에 여러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과감하게 심재 준불연 제품 개발에 도전했다. 경질우레탄폼은 주원료인 MDI 때문에 화재 발생시 반드시 유독가스가 발생한다. 대다수는 우레탄폼이 심재 준불연 성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스모폴은 우레탄폼이 유독가스를 방출하는 메카니즘을 발견해 이 부분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설비를 고안하고 지속적인 양산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이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시제품 생산과 시험을 거듭해 15억원 이상 손실을 봤지만 올해 매출목표를 20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지난달 매출이 사상 첫 월매출 10억원을 넘어서 회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제품 개발 현황은 
최근 몇 년간 유기 단열재의 준불연 기술은 급속하게 발전했다. 처음 불연코팅을 통해 개발한 제품에 이어 소재 자체로 준불연 성능을 구현하는 심재 준불연 기술에서 코스모폴은 이미 개발을 넘어 양산 중이다. 현재 제품 생산성과 설비 안정성을 높이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프로젝트에 선정돼 올해 연말까지 생산공정 자동화와 AI솔루션 등을 도입해 지속적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개발 외 이슈로는 건축법이 요구하는 성능 인증을 받는 것이다. 업계에 새로 도입된 실물모형시험에서 국토부의 석재마감용 표준모델 인증시험에 두께 50mm와 200mm 시험체를 제공해 인증받았으며 5월부터 표준모델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서 금속마감재를 사용한 실물모형시험을 실시했다. 특히 올 연말 심재 준불연 제품의 EPD인증에 이어 저탄소인증까지 받는다면 시장에서 신뢰받는 제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주력제품 특장점은
주력제품인 엑실드는 이미 검증된 성능의 경질우레탄폼 단열재의 모든 장점에 신뢰할 수 있는 심재 준불연 성능을 구현한 제품이다. 우리가 발견한 우레탄폼의 유독가스 방출 메카니즘은 바로 미반응층에 있다. 우레탄 원료인 MDI와 폴리올은 폴리우레탄 반응을 통해 미세한 셀을 형성하는데 실제로 잘 발포된 폴리우레탄은 불에 태워도 유독가스 방출이 매우 적다. 주입된 원료가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면재와 맞닿는 부분에서는 폴리우레탄 반응을 하지 못하며 그대로 굳어서 얇은 플라스틱 막과 같은 미반응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미 반응층은 폴리우레탄 구조가 아닌 이소시아네이트 CN구조로 불이 닿으면 시안가스를 방출한다. 코스모폴은 우레탄폼 단열재 제조에 필수적으로 생기는 미반응층을 면재와 함께 제거하는 것으로 심재 준불연 성능 구현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4월 2건의 특허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표면을 제거하면서 단열성능과 물성이 일부 저하돼 표면에서 분진이 묻어나오기도 하지만 KS M 3809에 따른 규격을 충족하고 있으며 면재가 없어 타 소재와 접착력이 매우 우수한 측면이 있다. 




최근 단열재정책을 평가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사용 저감과 탄소중립이 강하게 주장되는 시기에 갑자기 화재안전성 확보에 눈을 돌리게 된 국내 상황은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대형 화재 가능성을 줄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는 당연하며 그에 발맞춰 업계도 부응해야 한다. 다만 지금은 적용 초기 단계여서 우리 회사가 속한 외벽단열재시장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건축용으로 검증기간이 비교적 짧은 PF폼 보드가 난연성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으며 단열성능 미달인 일부 중소기업 제품과 저가 중국산 수입품까지 무분별하게 시장에 유통되는데도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모니터링 활동도 대부분 준불연 성능에 대한 것에 집중돼 있으며 단열재의 주 사용목적인 열전도율 시험을 거의 안하는 것 같다. 단열재성능 검사와 모니터링이 온통 준불연 성능에만 맞춰진 상태인 것은 큰 문제다. 기본적으로 준불연 성능은 사전 제조방법과 성능 구현을 체크해 품질인정제도로 운영된다. 모니터링과 같은 사후점검은 단열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단열재업계는 품질인정제도에서 누락돼 있다. 단열재기업은 지속적으로 성능인증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며 복합자재인 판넬업계는 실물모형시험에 발목 잡혀 있다. 이 부분 역시 한동안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물모형시험도 마찬가지다. 시험설비 부족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거의 대부분 성적서를 갖추고 있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1년에 한 번 시험일정을 잡기도 어렵다. 시장은 이미 실물모형시험 성적서가 없으면 시장에서 거부당하기 일쑤인데 한발 앞서 개발완료한 코스모폴은 기본 석재와 금속재 마감 구조에 대한 성적서를 겨우 확보했다. 

그러나 고객사인 복합소재 제조기업은 단열재별로 실대형 화재시험 성적서를 구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불연재료인 무기 단열재가 건축용시장에 등장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 준불연 성적서와 실대형 화재시험에서 자유롭지만 취급이 어려우며 단열성능이 떨어지는 무기 단열재가 앞으로 건축시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정착할지 매우 궁금하다. 




올해 사업계획은
2021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후 2022년 5월부터 생산을 중지하고 신제품 개발과 양산에만 매진했음에도 1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우선 20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4년 400억원, 2025년 매출 1,000억원에 도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매출계획보다 생산성 향상 계획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공장을 통한 생산 자동화와 AI기술을 적용해 조업데이터 정교화를 통한 효율 극대화 공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올해 최고 목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랜 기간 검증받고 정착된 단열재시장이 요즘 변화의 바람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저렴하고 우수한 단열소재인 EPS와 XPS 제품이 퇴출되는 분위기이며 그 빈자리를 고성능 우레탄폼 제품이 채우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외벽용 단열재시장에 대기업의 PF폼이 대세로 등장하며 중소기업과 외산 PF폼 점유율도 급등하고 있다. 난연성능이 검증된 PF폼이라고 해도 건축용 단열재로서 적용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돼야 하며 부식으로 설비 내구연한이 짧은 것도 사업성 검토에 필요 사안이 될 것이다. 적어도 향후 3년은 대혼란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단열재시장에서 오직 기술력 하나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길이 외길이면 길흉을 따지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검증된 우레탄폼 단열재가 시장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기존 경쟁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 아수라장과 다를바 없는 단열재시장에서 책임있는 제조기업으로서 주어진 사회적 역할에 충실한다면 10년 후에도 살아남는 강소기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