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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조원 규모 기대 ‘퀵커머스시장’ 승자 가린다

배달플랫폼·e커머스기반·전통 유통기업 3파전
확실한 선점기업 부재…치열한 물밑경쟁 심화
15~30분 배송완료…도심형 물류거점 확보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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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은 규모의 경제, 효율성 제고, 전문화 등 다양한 요인을 바탕으로 경쟁을 벌여왔다. 최근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감에 따라 유통시장은 신속성이라는 새로운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e커머스시장에서 주요 경쟁기업들이 이미 등장하며 치열한 점유율 확보 싸움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선점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채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도심형물류인퀵커머스시장이다.

 

국내 퀵커머스시장에 뛰어든 배달의 민족이 2020B마트를 통해 올린 매출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30개밖에 안되는 매장수에 비하면 매우 큰 금액으로 단기간 성장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퀵커머스는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5~30분 내 배송을 완료하는 형태로 익일배송, 새벽배송보다 한단계 발전한 시스템이다. 이렇게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밀집된 도심 내 소규모 물류거점을 확보해야 하며 주문예측, 재고관리 및 온·오프라인을 원활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플랫폼 구성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국내 도심형물류는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기반의 기업들과 쿠팡과 같은 e커머스기업, 기존 오프라인 강자였던 GS리테일, 신세계그룹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기업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구도다.

 

많은 퀵커머스기업들이 아직까지도 적자를 감당하고 있지만 누가 먼저 시장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활을 건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20255조원시장 기대

국내 e커머스시장은 높은 성장속도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전체 소매시장은 47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중 e커머스 매출은 134조원으로 34%를 차지하

고 있다. 하지만 전체 소매시장에서 자동차, 연료시장 등이 차지하고 있는 100조원을 제외하면 2020년 국내 e커머스시장은 실질적으로 45%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e커머스시장은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시장보다 한국시장을 더욱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내 e커머스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면 퀵커머스시장의 잠재력 역시 높게 평가된다.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퀵커머스시장은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잠재적 전쟁터 퀵커머스

e커머스시장에서 주요 경쟁기업들이 이미 등장한 새벽배송시장은 치열한 점유율 확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선점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채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도심형물류인 퀵커머스시장이다.

 

국내에서는 부릉(VROONG), 바로고,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이 퀵커머스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배달대행, 배달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는 B마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마트가 구축되고 있는데 일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같이 눈에 잘띄는 곳이 아닌 이면도로 혹은 한적한 주택가의 2~3, 지하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비마트 영등포점은 이면도로 건물 3층에 100~132m²(30~40) 규모로 운영되고 있지만 상품구성은 슈퍼마켓과 같이 소단락 상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배달기사가 물건을 받아 30분 내에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30분 배달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후미진 곳이라는 위치 상 이유도 있지만 업장 내에서도 물건이 즉시 나올 수 있는 자동화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상품을 픽업하는 과정에서 이미 30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고객에게 도착하기까지 45~1시간 정도 걸리기도 한다.

 

배달료가 3,000원대로 일반음식 배달료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배달기사들도 기피하고 있다. 소량의 상품을 15~20분 안에 전달하는 것이 퀵커머스의 본질이지만 아직까지는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배달의민족이 초창기에 사과 1, 바나나 1송이도 배달해줍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지만 상품가격이 너무 낮으면 배달원들에게 나가는 인건비가 감당이 안되니 최소 배송기준이 오르고 있으며 도심형물류는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밀도의 경제 경쟁력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도심형물류를 확실하게 선점하고 있는 업체가 없는 시작단계라고 볼 수 있다.

 

퀵커머스시장의 매출 자체가 작은 것은 아니다. 배달의민족이 2020B마트를 통해 올린 매출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30개밖에 안되는 매장수에 비하면 매우 큰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익을 맞추기 힘든 것이 퀵커머스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울 인근, 도시 외곽지역에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도시 안쪽의 물류거점 마련이 관건이 되고 있다. 도심형물류에서는 20~30분이 싸움의 승부수가 되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는 GTP(Goods To Person)라고 불리는 완전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한다. 이는 인프라 구축비용만 1,000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대형시스템이다. 도심형물류는 이러한 대형물류센터의 자동화시스템을 따라 투자하기도 힘들다.

 

하루에 1,000~1,500건 정도를 처리할 수 있는 셔틀시스템이나 오토스토어 같은 자동화시스템이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프레시 의왕, 롯데슈퍼 부산 등 두 곳에 적용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산업은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이 개선되지만 e커머스, 퀵커머스시장은 밀도의 경제로 운영된다. 밀도가 높아질수록 주문건당 배송료가 낮아지는 효과다. 같은 지역에 배송을 하더라도 주문건수가 많아지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망라하고 아직까지도 적자를 감당하고 있지만 누가 먼저 시장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목숨을 걸고 달려들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도시의 인구밀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하며 도심형물류시장에 뛰어들었다. GS25는 편의점 등 유통·물류인프라를 전국에 4만곳 이상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요기요 플랫폼과 플랫폼에 속한 배달기사를 이용해 퀵커머스시장을 확보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이마트24, 이마트트레이더스 등 기존 오프라인시장에서 구축해놓은 인프라 및 SSG닷컴의 배송시스템을 활용해 퀵커머스시장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이를 위한 부서를 마련하고 올해 하반기 도심형 물류센터를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빠르게 사업을 전개하며 국내 퀵커머스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국에 대규모 물류창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쿠팡은 쿠팡이츠를 기반으로 서울 송파구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한 소규모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물류거점을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부릉을 운영하고 있는 메쉬코리아는 네이버에서 구축한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에 합류해 퀵커머스, 새벽배송을 위한 서비스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전국 마이크로풀필먼트를 포함한 전국 450여개의 물류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며 자체 IT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유통업계와의 협업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오프라인 식자재 배송서비스기업인 더맘마는 씨스페이스24’를 운영하는 씨스페이스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물류기업인 우린지분 70%도 함께 인수했다. 씨스페이스2430년 전통의 프랜차이즈 편의점으로 GS24,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과 함께 국내 6대 편의점 중 하나로 전국 32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린은 1,397개 개인편의점에 물류를 공급하고 있다. 더맘마는 씨스페이스 및 우린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풀필먼트를 구축하고 신선식품 퀵커머스서비스품질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해외 퀵커머스, 유니콘기업 성장

국내의 경우 e커머스시장이 강세지만 도심형물류부문은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이 앞서나가고 있다. 높은 인건비 때문에 도심 내 소규모 물류센터를 만들고 자동화설비를 완벽하게 갖춰놓는다. 주문이 접수되면 제품이 자동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배달기사가 물류센터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주차장 앞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사출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20분 안팎으로 상품을 전달받을 수 있다.

 

유럽에서는 식품배송 벤처기업들이 ‘10분 이내 상품을 전달하지 못하면 돈을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동화와 플랫폼이 연결돼야 한다.

 

유럽도 아직까지는 테스트 단계지만 많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비즈니스모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업체당 몇 백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유럽에서만 8~9개가 운영되며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배달요금·경쟁과열 사회적 문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온라인배송 및 퀵커머스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관련기업들은 도심형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단건배달을 진행하는 등 배송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향후 1인 가구, 3인 이상 가구 등 주거형태 및 연령별로 이용하는 플랫폼과 업체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용 고객층의 특징을 분석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퀵커머스는 메이저 퀵커머스 플랫폼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점차 증가하는 배달요금에 대한 고객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과도한 배달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고객-기업-라이더가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인식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중요하며 공정한 경쟁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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