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KPCA, APSF총회 개최⋯ 파렛트 표준화·친환경성 강조

아시아파렛트시스템 연맹 본회의 동시 진행
아시아 10개국 현황공유·미래물류 방향성 탐색

URL복사


한국파렛트컨테이너협회(KPCA)는 9월18일 ‘제20회 아시아파렛트시스템연맹(APSF) 총회 및 2030 로드맵 추진’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총회는 APSF의 사무국이자 의장국인 한국에서 2박3일간 열렸다. 서병륜 APSF 회장, 심지영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 과장, 김용득 국가기술표준원 기계융합산업표준과 과장을 비롯해 한국, 일본, 중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10개국의 물류분야 중요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회원국 대표단 간 상호협력을 도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APSF(Asia Pallet System Federation)는 KPCA가 주관해 2006년 6월8일 일본 도쿄에서 아시아 6개국 대표의 협의와 논의를 거쳐 아시아 파렛트국제기구로 설립됐다. APSF는 한·중·일을 포함한 아시아국가 간 일관 수송용 파렛트를 통한 물류 및 유통표준을 확립하고 아시아 역내의 물류표준화와 공동화를 위한 통합 유닛로드시스템(ULS: Unit Load System)을 구축하는 핵심기구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KPCA주도하에 ‘APSF 2030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총회는 APSF가 20회를 맞이하는 뜻깊은 자리로 지난해에 이어 2030 로드맵의 실행전략과 추진실적을 발표하고 공유하며 비전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행사 1부는 APSF 사무총장인 엄재균 명예교수의 사회로 APSF 총회가 진행됐으며 2부는 ISO TC51 아시아위원회와 저녁만찬으로 이뤄졌다. 



"아시아, 글로벌 물류수요 창출지될 것"
서병륜 APSF 회장은 축사를 통해 “회원국 간 상호협력과 정보공유를 통해 아시아 파렛트 표준을 조기에 완성하고 국경을 넘는 물류시스템 통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APSF 회원국은 약 100억매의 파렛트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공존번영’의 정신으로 아시아 역내의 경제발전을 이끌고 나아가 세계경제 중심에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준비 중인 ‘아시아스마트 ULS교육’ 추진과정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한다”라며 “최근 업계에 떠오르고 있는 피지컬인터넷(PI)과 이를 기반으로 로지스올그룹에서 준비하고 있는 LAPI(Logistics Alliance for Physical Internet)의 활동 시작을 눈여겨 봐주길 바라며 앞으로도 아시아 물류혁신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영 국토부 첨단물류과 과장은 “아시아파렛트시스템연맹 총회와 본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며 “지난 20년간 APSF가 아시아 10개국의 협력을 이끌면서 물류체계 효율화와 표준화를 선도해오며 회원국 간 신뢰를 쌓아 공동비전에 그려나간 시간에 깊은 감사와 격려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물류산업은 급속한 기술발전과 산업구조변화와 함께 서비스에서도 더욱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동시에 고령화와 인력부족문제, 탄소중립 등 다양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라며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지역이자 거대한 물류수요를 창출하는 시장으로 이번 총회가 단순히 물류의 질을 표준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물류산업 발전, 탄소저감, 지속적인 협력강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급변하는 국제무역시장에서 아시아 국가들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결속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총회에서는 엄재균 APSF 사무총장이 △APSF규정 개정안 발의 △ISO 445/CD 및 ISO/TC51 ‘스마트 파렛트’ NWIP보고 △한-아세안 유닛로드스쿨 제안서 보고 △회원국별 2030로드맵 현황 및 추진전략 등을 발표했다. 이후 두 개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첫 번째로는 APSF규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으며 두 번째로는 KPCA가 ASEAN에 제안한 ‘글로벌가치사슬에서 아세안 통합형 복합운송물류시스템 효율화에 필요한 스마트물류 유닛로드시스템 전문가양성 교육훈련 프로그램’ 공동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 



파렛트 표준화·친환경성 강화 공통과제
이번 총회에서는 APSF에서 추진 중인 ‘APSF 2030 로드맵’의 각국 추진실적과 전략에 대해서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 일본, 중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10개국의 담당자들의 발표로 현재 동아시아 물류업계의 파렛트시장 현황, 디지털전환 등에 대해 파악해볼 수 있었다. 

캄보디아 파렛트 사용량은 약 200만장으로 △목재 70% △플라스틱 20% △스틸 10%를 차지한다. 주요 사용지는 시아누크빌항(100만 장), 프놈펜항(50만 장)이다. 캄보디아 물류업계는 물류협회(CLA, 회원사 148개), 트럭운송협회(CAMTA), 공급망협회(LOGSBA) 등으로 구성됐다.

캄보디아 공공사업교통부 물류부의 관계자는 “캄보디아 내 파렛트 수요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업계가 마주한 도전과제는 표준 부재, 인프라 한계, 높은 생산비용, 인력 부족, 데이터 가시성 결여 등이 있다”라며 “이에 대응해 캄보디아 정부는 2023~2033년 물류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팔레트 표준화, 물류법 제정, 디지털화·데이터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2024년 파렛트 생산량은 2,600만장에 달하며 최근 플라스틱 파렛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팔레트산업협회의 관계자는 “대기업은 자동화설비와 지게차보급률이 높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수작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인도네시아 물류업계의 과제로 꼽힌다”라며 “정부는 국가 물류정책(NLE)에 따라 물류비절감과 효율화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표준화전략과 ESG경영 도입을 강화하며 인도네시아 국가표준(SNI)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이를 기반으로 국제교류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 팔레트위원회의 관계자는 “2024년 중국 파렛트 생산량은 약 3억8,000만 장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며 재질은 목재와 플라스틱이 주류로 사용처는 창고가 8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운송분야에서 파렛트 활용은 낮아 물류효율화가 제한적인데 이에 중국정부는 파렛트 순환이용확대와 표준화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 산업군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ESG경영 요구 강화에 및 국제 공급망참여 확대에 맞춰 표준화 작업을 강화하며 물류업계 디지털전환과 친환경 물류로의 이동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라며 “향후 대륙 간 협력모델을 구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팔레트협회의 관계자는 “일본의 2024년 파렛트생산량은 약 9,200만장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으며 목재파렛트는 줄었으나 플라스틱은 소폭 증가했다”라며 “물류법개정으로 야간 트럭 운행제한에 대응해 파렛트이용이 촉진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표준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노동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파렛트 활용확대와 자동화물류설비 도입을 병행하고 있다”라며 “일본 정부는 향후 자율주행기술을 도입해 2030년까지 물류효율화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동시에 ESG 및 LCA 활동을 강화해 친환경물류체계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파렛트 산업은 2024년 생산량이 약 3,743만장으로 전년대비 1.5% 증가했으며 2003년 대비 2.5배 성장했다. 재질별로는 플라스틱이 66%, 목재가 30%로 20년 전 비중이 역전된 상태다. 현재 약 4,000만장의 렌탈 파렛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90%가 플라스틱이다. 

김덕열 KPCA 전무이사는 “KPCA는 정부인가 단체로 30년간 표준화·실태조사·전문지 발간·시험연구소 운영 등을 이어왔으며 현재 스마트파렛트 국가표준화와 ISO연계 작업을 추진하며 한-아세안 경제협력사업을 통해 복합운송 전문인력 양성과 물류 표준화 확산을 준비 중”이라며 “LCA분석을 통해 플라스틱파렛트의 온실가스저감효과(약 73%)를 입증하며 파럿트 산업의 스마트화와 디지털전환으로 글로벌 공급망연계와 관세면제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미얀마,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각국 산업관계자들의 발표가 이어졌으며 각국에 닥친 노동력부족 문제 및 환경이슈 대응을 위한 파렛트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언급했다. 

피지컬인터넷, 전 세계 물류공동화 시작
총회 2부에서는 서도찬 로지스올 엔지니어링 대표가 ‘물류의 미래와 피지컬 인터넷’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지역 파렛트 국제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사례와 지속가능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한 비전을 설명했다. 

로지스올 엔지니어링이 속한 로지스올그룹은 1984년 창립 이후 아시아를 거점으로 전 세계 21개국에서 풀링사업과 스마트물류 자동화컨설팅을 전개해오고 있다. 현재 아시아 1위, 세계 2위 규모의 풀링 사업자로서 단순한 물류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라파이(LAPHI: Logistics Alliance for Physical Internet)’라는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통해 표준화와 자율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서도찬 대표는 “향후 물류는 산업간 장벽을 넘어 크로스섹터로 통합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할 핵심은 단위화·자동화·데이터 표준화”라며 “피지컬인터넷(Physical Internet, PI)은 단일 기업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물류 자원을 공유·표준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인터넷을 실현하기 위한 네 가지 핵심요소로는 △팔레트·박스단위의 유닛로드(Unit Load) 표준화 △로봇기반 자동화 물류센터를 ‘노드(Node)’로 정의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AI 최적화기술을 활용한 물류수송망 ‘로드(Road)’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교환되는 프로토콜 표준화 등이 언급됐다. 이를 통해 식품·의약품·산업재 등 이종 산업간 물류협력이 가능해지며 국가와 대륙을 넘어선 물류공동화가 실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사업모델로는 △접이식 해상컨테이너 ‘폴드콘(Foldcon)’ △100% 재활용 플라스틱 제작 RRPP파렛트 등이 제안됐다. ‘폴드콘’은 고정식 컨테이너대비 4분의 1부피이며 보관·운송이 가능해 항만적체와 리포지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RRPP파렛트’는 나무파렛트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73% 줄일 수 있으며 연간 수백만 장 규모의 사용이 가능하다. RFID태그를 부착해 위치·이력 추적이 가능하며 판매·렌탈·바이백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로지스올 RRPP파렛트는 21개국 800여개 고객사에서 600만장 이상이 운영 중이다.

서 대표는 “피지컬인터넷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전 세계 물류를 공동화하는 새로운 질서”라며 “한국이 선도하는 표준화노력이 지속가능한 글로벌 물류혁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