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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관통한 이슈들] 저온물류센터 공실률 여전

자동화·친환경설비 교체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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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의 흐름이 멈춘 저온물류센터의 공실률은 올해도 회복되지 못했다. 수도권 기준 2025년 상반기 저온물류센터 공실률은 20% 중후반에서 30%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5년 상반기 수도권 신규 물류센터 공급량은 53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줄며 ‘공급절벽’이라는 평가다. 신규 인허가 건수도 지난해보다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수도권 북부권에서 ‘케이로지스고양’, ‘양주복합물류센터’ 등 일부 신규물량이 더해졌으나 특정 지역에서만 공급이 다소 늘어났을뿐 타지역에서는 오랜 공실을 견디다 못해 임대료를 낮춘 사례도 관찰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상온과 저온의 궤적이 뚜렷이 갈린다. 상온센터는 낮아진 공급과 함께 이커머스·3PL 수요를 흡수하며 공실 률이 한 자릿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저온센터는 과거 무분별하게 늘어난 공급 탓에 2027년 이후에도 최소 30% 이상의 공실이 남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저온센터가 신선식품시장 성장세 둔화와 수익성 악화 영향 등으로 추가악재를 맞고 있음을 방증한다.

고효율 냉동·냉장설비 구조 개선
저온물류센터는 냉동기·응축기·패널· 도어·제어시스템 등 대형 설비패키지가 한번에 공급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저온물류센터시장의 급랭은 곧 설비업계 전반의 주문감소를 의미한다. 그동안 시장 성장을 견인하던 신규 저온물류센터 투자가 급격히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감소한 기업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냉동·냉장설비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잉 공급기에 지어진 센터들의 리모델링·리포지셔닝 과정에서 기존 설비를 고효율, 자동화장비로 교체하거나 온도대 구성을 재편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콜드체인 전문기업인 한국초저온과 스마트물류 자동화시스템 계약을 체결했다. -30°C의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물류업무가 수행돼야 하는 작업으로 8,000m² 규모의 저온센터에 자동화솔루션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올해 조사에 따르면 저온물류센터 중 약 33%가 WMS(창고관리시스템), ASRS(자동화저장·검색시스템), AGV(자동유도차량) 등 첨단 물류자동화기술을 도입해 작업효율과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고효율 냉동·냉장설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노후 냉동기를 인버터형 고효율시스템으로 교체해 전력비를 절감하고 다양한 온도대 구현을 위한 시스템 재구성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다목적 물류허브 등 다양한 기능전환을 위한 설비 재설계가 활발하다. 이러한 자동화 및 고효율 설비전환 흐름은 저온물류센터의 경쟁력 강화와 공실률 완화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물류센터시장은 점진적으로 균형과 성장을 회복하며 투자 및 운영전략에 있어 더욱 세밀한 수요분석과 권역별 차별화가 요구되고 있다”라며 “저온물류센터는 단순한 공급조절뿐만 아니라 상온컨버전, 첨단 물류기술 도입, 친환경물류 등 다각적 접근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저온물류센터는 이제 과도한 신규투자에 기대어 성장하던 시대를 넘어 에너지효율·친환경·자동화 등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수요는 오히려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