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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7일배송 촉발 효율경쟁 격화, 생존경쟁속 후순위된 콜드체인

쿠팡독주 견제 이커머스연합전략 강화
노동중심 물류업계 디지털전환 목전
냉동·냉장설비 ‘냉매전환’ 필수선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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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한민국은 12.3 비상계엄을 극복하고 새로운 정부를 맞이했다. 지난해 말 더욱 급격히 침체된 국내 경기상황이 반전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도 산업계 전반에 드리운 저성장, 경쟁 심화 구도는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 속 무역 불확실성은 커졌으며 미국의 갑작스러운 관세인상은 한국경제에 다방면으로 악영향을 끼쳤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쉼없이 치솟았으며 일반 국민생활에서 불거진 위기는 기업경영환경까지 이어졌다.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체인을 연결하는 콜드체인산업은 이러한 전체적인 경기 악화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6월 새정부 출범과 함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이미 산재해있는 위기는 쉽사리 돌파하기 어려웠다.

산업계 전반에 △AI·디지털대전환 △ 기후위기대응 등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 다. 지난해부터 산업계 곳곳에서 변화 대응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했지만 목전에 닥쳐온 이슈라는 인식이나 위기감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미 국민 삶 전반에 AI는 일상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산업계는 AI를 적용하지 않으면 변화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게 됐다. 또한 시시각 각으로 체감되는 기후재난상황과 본궤도에 오른 키갈리개정서 이행은 시장의 시선을 바꿨다.

물류·이커머스 경쟁격화
물류·풀필먼트·이커머스업계에서 ‘경 쟁’은 상수가 됐다. CJ대한통운이 1월 주7일배송을 발표하며 끊김없는 배송의 시대가 열렸다. 곧이어 네이버·11번가·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사업자들은 CJ대한통 운·한진 등 택배사와 물류동맹을 맺으며 주말 당일·새벽배송까지 포함한 365일 배송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일배송, 더 빠른 배송이 서비스경쟁력 강화의 핵심 지표가 됐다.

빠른 배송, 주7일 배송의 시작은 쿠팡이 었다. 올해에는 쿠팡의 독주를 막고자하는 이커머스시장 판도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 다. 네이버는 기존 쇼핑카테고리를 강화해 지난 3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애플리케이 션을 출시했다. AI기술기반 개인화추천서 비스를 차별성으로 내세워 이커머스시장에 진입했으며 컬리·넷플릭스 등과 같은 빅브 랜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장악력을 높여갔다. 이와 함께 NFA에 속한 풀필먼트 기업 또한 시장확장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토종 이커머스플랫폼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아래 이커머스시장으로 뛰어든 오아시스마켓의 행보도 주목할 이슈였다.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티몬의 새주인으로 오아시스가 결정됐다.

신선식품 특화 새벽배송 전문기업인 오아시스는 직매입 유통구조로 물류효율화를 추구하며 탄탄한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티몬 영업재개에 계속 적신호가 켜지며 현재 신선식품·새벽배송 선도기업인 오아시스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새벽배송전문기업 팀프레시는 약 150억원에 달하는 운송료 미정 산사태로 인해 앞으로 사업운영 향방이 모호해졌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 위축이 우려되는 이슈였다.

롯데그룹계열 물류기업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5월 상장을 준비했으나 상장을 철회했다.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및 시장환경 악화로 적정 기업가치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올 한해 물류·이커머스 시장은 위기 속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위해 각자도생의 전략을 세워왔다.

콜드체인물류는 상온물류대비 까다로운 운영조건 및 초기 설비투자 부담 등으로 인해 대다수의 물류기업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분야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경기악화 상황 속 올해 다수의 풀필먼트기업들이 냉동·냉장물류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운영비 절감을 이유로 콜드체인센터 가동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저온물류센터 공실률도 20% 후반에서 30%대로 여전히 높았다.

효율적 물류운영·가시성 확보, 변화시작
하지만 콜드체인시장 확장가능성은 분명하다. 이커머스시장 활성화는 신선식품 분야로 확장됐으며 신선하고 안전한 식품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올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커진 관심과 창고형 할인약국 등장으로 온도관리가 중요한 의약품물류시장의 새로운 모먼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팬데믹시기를 거치며 급격하게 성장했던 모니터링시장은 올해 고도화와 표준화라는 두가지 축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진화를 이뤄냈다. 글로벌공급망 전반에 걸친 규제강화 및 전문적인 관리를 요구하는 시장 요구에 대응해 AI·IoT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이 크게 도약했으며 점진적으로 시장에 확장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다수의 물류기업들은 첨단기술과 시스템진화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장으로의 전환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식품분야의 경우 전주기 콜드체인 관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온도 기록 디지털화도 미흡한 실정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콜드체인산업 시장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시장형성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라며 “국내 많은 물류센터및 수송차량 등의 온도검증 방법이 국제표 준화가 안 돼 협력이 어려우며 이제 우리나 라는 표준화를 넘어 표준 선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니터링관련 기술뿐만 아니라 효율적 물류운영을 위한 디지털전환에 대한 업계 전반의 인식도 여전히 미흡하다. 과열된 속도경쟁에 대비하며 파편화되고 있는 고객사 니즈를 맞추고 나아가 다양한 글로벌규 제에 대응하려면 데이터기반 AI활용 물류운 영이 필수적이다.

이 가운데 올 한해 △아워박스 △두핸즈 △오아시스 △파스토 등은 자체적 물류솔루션기반으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나갔 다. 또한 △윌로그 △위밋모빌리티 등은 물류업계내 가시성 확보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힘을 쏟았으며 △니어솔루션 △ 콜로세움 등은 디지털전환을 위한 고도화된 솔루션을 선보이며 업계를 선도해오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전략 필수선택
콜드체인뉴스와 칸kharn은 지난 1월 ‘탄소중립 실현, HFCs 냉매전환 방향은’을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하며 2025년 시작을 알렸다.

2024년 12월 발표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소불화탄소(HFCs) 관리제도 개선방 안’에 대응하며 냉매전환을 통한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 실질적 달성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냉동냉장설비 산업계 및 관련종사자 등 200여명이 참석하며 업계의 뜨거운 관심이 드러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7년~2018년 부터 냉동·냉장설비업계에서는 냉매전환에 대한 이슈가 언급돼왔으며 정부부처관계자가 참여하는 세미나나 토론회에서 지속적으로 이에 대해 문의했지만 항상 ‘확인해보겠다’라는 답변을 받은 것이 전부”라며 “2024년 수소불화탄소(HFCs) 관리제도가 발표돼 상당히 고무적이지만 확정 제도 발표가 미뤄지고 있어 불안함은 여전히 이어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올 한해 선도적인 기업들은 고압·가연성·PFAS 등 새로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지속가능한 사업추진을 위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실제 사례들을 구축해갔다.

국제티엔씨·베이어레프 등은 CO₂냉매 적용 냉동·냉장시스템을 선보이며 선도적 사례를 만들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칸 창간 10주년 세미나에서 진행된 ‘냉매전환’세션에서는 해당 사례 등이 공유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세미나에 참여한 연사들은 모두 친환경 냉매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후위기 가속화 및 AI확장 등은 전 산업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이미 몇 년전부터 언급돼왔던 변화의 흐름이 2025년에는 더욱 선명해졌다. 저성장과 규제강화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향한 구조적 전환의 길로 들어서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