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저온물류센터시장이 팬데믹 이후 공격적인 공급 확대 국면을 지나 구조적 조정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지스자산운용에서 최근 발간한 ‘2026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3년 신선식품 소비 급증과 낙관적 수요전망을 바탕으로 빠르게 늘었던 저온물류센터 공급이 최근에는 공실률 상승과 수요재편이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전체적인 물류센터 공급과잉은 점진적으로 해소되는 흐름이다. 공급과잉 우려로 위축됐던 시장은 예정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며 2025년 3분기 말 기준 거래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2% 증가했다. 또한 자동화설비 투자에 따른 전력 인허가가 새로운 물류센터 구성요소로 제시됐다.
복합물류센터, 저온면적 공실 해소흐름
팬데믹기간 물류센터 공급량은 폭증했다. 2021년 79만평이었던 신규공급 면적은 2023년 188만평으로 급격하게 확대됐다. 이 시기 저온물류센터 신규공급량은 2021년 13%, 2023년 14%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신규 공급 물류센터 부지 중 상온센터는 2021년 30%, 2023년 25%로 감소한 반면 복합물류센터의 경우 2021년 57%에서 2023년 61%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즉 이 시기 저온물류센터 상승세를 감안했을 때 저온센터가 단기간 내 폭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이 시기 건설비 증가로 인해 사업성 확보를 위한 복합물류센터 내 저온면적비율이 확대됐다. 이는 전체 신규 공급량의 30~40%를 차지했다. 과잉공급으로 인해 이후 저온물류센터 공실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전체 물류센터 공실률은 2023년 2분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2024년 1분기 저온물류센터 공실률은 약 48%에 달한다. 하지만 2024년 1분기 이후 상온물류센터 및 복합물류센터의 공실률은 감소세를 보여 2025년 3분기 상온물류센터 공실률은 11%, 복합물류센터 공실률은 29~30%로 유지되며 급격한 등락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복합물류센터 내 저온면적은 2025년 1분기에 공실률 44%에 달했으나 3분기 들어서는 40%로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상온·저온 복합형 및 상온전환센터 증가
보고서는 급격한 공급과잉시기를 지나면서 저온 단일형 물류센터보다 상온·저온 복합물류센터 비중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비 상승과 사업성 확보부담으로 인해 신규 물류센터의 저온면적비중은 전체의 약 30% 수준으로 조정되고 있는 추세이며 복합센터 내 저온·상온 혼합설계가 일반화되고 있다.
공급과잉 국면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저온센터의 상온전환(Conversion)전략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실제 2025년 브룩필드, GIC 같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저온물류센터를 상온자산으로 전환해 매입하거나 복합물류센터로 재구성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
이는 저온센터 운영에 따른 에너지비용 부담과 공실리스크를 낮추는 시도로 해석된다. 임차수요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온물류로 자산성격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인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콜드체인시장 내 구조적 선별과정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콜드체인 수요의 질적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쿠팡을 중심으로 한 자동화물류 전략 확산이 저온물류시장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컬리 등 대형 이커머스 및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등 물류기업들은 단순 임차가 아닌 초기 설계·건축단계부터 운영효율과 자동화요소를 반영한 Build-to-Suit(BtS)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임차인 유형별 선호지역과 물류자산 특징도 모두 개별화되는 추세다. 3PL 임차인의 경우 이커머스 위탁물류 수요가 증가하고 고객 다변화로 인한 물동량 안정화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또한 해외직구, 역직구, 당일배송 등 서비스 확대에 따른 물동량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물류자산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 임차지역은 이천·여주 등의 동남권역이다.
식자재(F&B) 임차인의 경우 군대 급식 등 B2B유통이 확대되고 대기업화가 진행되는 시장성격을 띄고 있어 저온·냉동물류에 특화된 수요층이다. 대게 수도권 외곽 및 다거점 전략기반 장기 임차계약이 다수를 차지한다. 주요 임차지역은 오산·화성 등의 중앙권역, 이천·여주 등의 동남권역이다.

DC결합·자동화도입… 전력사용 증가 전망
풀필먼트센터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AMR·AGV·AS/RS 등 자동화설비 투자도 주목할 경향이다. 이러한 흐름 속 저온물류센터 역시 높은 층고, 평탄한 바닥, 충분한 전력용량 확보가 핵심 경쟁요소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AS/RS △컨베이어 △로봇충전 등 자동화장비 성능을 구현하는 저온물류센터의 경우 평당 0.2kW 이상의 전력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향후 콜드체인산업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전력 인허가 리스크를 지목했다. 물류센터의 자동화 확대와 엣지데이터센터 기능결합이 논의되면서 대형 저온·첨단물류센터의 전력수요는 5~15MW 수준까지 증가하고 있다. 물류센터 전력 요구량은 하이퍼스케일 DC와 대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전력의 적시성이 중요해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On-site 발전 △PPA·VPPA 등 전력 조달구조를 사전에 확보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사업지연 또는 무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입지에서는 전력과 인허가 문제가 동시에 얽히며 저온물류 신규 공급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6년 이후 저온물류센터시장은 단순히 저온설비를 갖춘 센터가 아니라 △자동화 대응력 △전력 확보능력 △장기 임차구조 등을 동시에 충족할 때 투자·임차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회복세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관계자는 “2026년은 부동산과 인프라 경계가 허물어지는 ‘크로스에셋’(Cross-Asset) 시대가 열리면서 새로운 개념정립과 투자방식이 시장선점 핵심요인이 될 것”이라며 “저온물류센터의 경우 상온·저온 복합전략과 에너지·운영효율이 투자성패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