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가속화 시대 속 물류·유통산업분야에서 업계의 자발적 탄소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개선 모색의 장이 열렸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물류산업연구원에서 주관한 ‘친환경 유통·물류 정책세미나’가 1월14일 국회의원회관 제 6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김주영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탄소중립은 당연히 가야 될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각 분야별로 아직 그 방향성이 구체화되지 않는 현실인 것 같다”라며 “각 산업 분야가 맡고 있는 역할이 있으며 이번 세미나는 유통과 물류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향후 국회 입법과정에서 청취한 제안들을 활용하고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미나는 △유통업계 탄소감축활동 동향과 활성화 방안(이시승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대외협력실장) △물류, 택배분야 탄소감축 활동 동향과 활성화 방안(신은규 한국통합물류협회 사무국장) △친환경 유통,배송 문화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박석하 물류ESG연구소 소장) 등의 발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됐다.
유통·물류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패킹·운송단계 등에서 실행해볼 수 있는 탄소절감 방안을 모색하며 효과적인 탄소절감을 위한 제도적 지원방법 및 향후 개선과제 등을 살폈다.
일률적 환경규제, 유통산업 시장상황 맞지 않아
이시승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유통업계 탄소감축활동 동향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 실장은 유통업계의 탄소감축 활동을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영역에서 이뤄지는 구조적 전환’이라고 정의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과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이라는 국정과제 달성을 목표로 최근 탄소중립 정책은 전통적인 제조업을 넘어 소비·유통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유통산업은 국민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계된 산업군 정 변화의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체감되는 산업이다. 특히 소비자 접점이 명확한 산업으로 기업의 ESG경영행보가 소비자 인식과 직결된다.
온실가스 배출 특성을 Scop 1·2·3 구조로 나눠 살펴보면 유통업은 특성상 Scop3 배출이 비교적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배송차량과 물류센터 장비 등 직접 배출에 해당하는 Scop1 비중은 제한적인 반면 배송방식·포장·반품구조 등 공급망전반에서 발생하는 Scop3 배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실장은 “제조업과 달리 유통산업은 공급망단계에서 탄소배출량이 더욱 많다”라며 “유통산업 탄소감축은 설비전환보다 구조와 설계변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장에서는 AI수요예측을 통한 △재고 최적화 △적재율 개선 △거점형 물류네트워크 구축 등 물류효율화 노력이 진행하며 탄소감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포장분야에서는 맞춤형 포장기술과 다회용 포장재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 실장은 “다회용 포장재는 일회성 소비재가 아닌 순환자원으로서 의미를 가진다”라며 “포장재이외에 원천적으로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합포장·무포장 배송도 시행되고 있으며 재생소재 포장재 전환 사례도 많이 보급화됐다”고 설명했다.
유통분야 실질적 탄소절감을 위해서는 규제중심 접근방법에서 나아갈 필요가 있음을 제언했다. 유통산업은 상품특성·물류방식·기업규모 등에 따라 운영구조가 매우 상이한 특성을 지닌다. 이 때문에 일률적 규제는 일부기업에게는 과도한 비용으로, 또 다른 측에서는 형식적 대응만을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섣부른 규제는 유통산업 전반의 서비스품질 저하 및 소비자에게로 비용전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실장은 “현장에서 시행 중인 자발적 노력이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 중심의 정책설계가 필요하다”라며 “자율적 감축활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과 제도적 유인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물량급증 택배환경고려 탄소절감정책 고민 필요
신은규 한국통합물류협회 사무국장은 ‘물류·택배분야 탄소감축 활동 동향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물류·택배산업은 국민생활에 내재된 인프라 산업으로 규정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인해 택배 물동량은 단기간 내 급증했다. 2024년 기준 연간 택배물동량은 약 60억 박스에 달하며 국민 1인당 이용 횟수는 연 116회를 웃돈다.
신 국장은 “이제는 하루에 한 번은 택배박스를 받아보는 것이 낯설지 않은 환경”이라며 “이처럼 택배물량 증가는 곧 운송차량 증가로 이어지며 급격한 물량증가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택배시장 구조를 염두한 탄소감축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택배분야의 탄소감축은 차량 전환 정책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에 따라 택배용 경유차량의 신규 도입이 제한되면서 전기·LPG 차량 전환이 본격화됐다. 2024년 이후 신규 유입 차량의 96% 이상이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됐다. 다만 전기 화물차 전환에서 충전 인프라부족은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택배 운송차량에 특화된 충전 인프라가 현장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아울러 대형 화물차부문에서는 수소 화물차 시범 운영과 물류 터미널 태양광사업 등 자발적 친환경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인프라 부족 및 정부 보조금 불확실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포장재분야에서는 다회용 박스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택배사들은 유통업계와 협업해 다회용 박스 회수·재사용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배송구조상 전국단위 확산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신 국장은 “쿠팡이나 컬리, SSG닷컴 등에서 다회용 박스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며 “기업단위 투자를 넘어 산업전반에 다회용 박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인센티브 적절한 결합, 제도개선 성공점
박석하 물류ESG 연구소장은 ‘친환경 유통·배송 문화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박 소장은 친환경 유통·배송 정책을 단순한 규제의 문제가 아닌 ‘생활문화 전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대중문화·음식·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는 생활양식의 변화가 물류구조와 에너지 수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 속 현대인의 물류체계는 다빈도 배송과 역물류 증가가 불가피해졌으며 유통·배송을 둘러싼 탄소 저감문제 역시 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설계돼야 한다”고 짚었다.
제도 개선방향은 규제와 인센티브의 적정한 결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현행 녹색물류 인증과 에너지 목표관리 제도가 시스템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실제 감축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평가하는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지금은 기업이 얼마나 탄소배출을 줄였는지보다 시스템을 구축했는지를 확인하는 상황”이라며 “탄소배출량을 숫자로 관리하는 성과기반 인증체계 도입이 필요하며 각 물류기업이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배출량 산정체계 마련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물류부문의 친환경 전환은 에너지정책과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데이터센터 확산세를 봤을 때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전력수요 급증이 예견되고 있으며 물류분야에선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운송수단 전환에 있어서 전기차 일변도의 접근 대신 CNG·수소·혼소 등 다양한 전환경로를 검토하는 등 전력부족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박 소장은 “중소 물류기업과 지방거점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고민할 시점”이라며 “탄소중립은 수도권만의 과제가 아니며 소규모 지역물류를 포괄할 수 있는 단순·실무중심의 산정 가이드라인과 탄소배출 저감 인센티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참여 친환경전환 방향 모색필요
종합토론은 허성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발제자 3인과 송인준 기후에너지환경부 서기관, 김효은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과 주무관이 토론자도 참여했다.
송인준 기후에너지환경부 서기관은 “유통·물류산업분야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규제를 무조건 강화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며 이를 위한 개선점을 모색하고 있다”라며 “일회용 포장재나 다회용기 전환과 관련해서는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위해 탄소중립 포인트 제도와 같은 인센티브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택배상자 다회용 시범사업은 202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정책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은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과 주무관은 “물류인프라 등 특히 충전인프라와 같은 부분은 국토교통부 내에서도 여러 부서에 걸쳐 있어 정책적으로 개선이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라며 “사실 현재 물류정책과에서는 물류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지원이나 진행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제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수 녹색물류 실천기업 제도에서 정량적 성과를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은 내부적으로도 인식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현재 물류기업의 약 90%가 중소기업으로 친환경 제도를 대응하는 전담인력조차 없는 곳도 많아 기업의 주체적인 참여는 실질적으로 어려우며 어떻게 중소기업과 함께 변화를 이끌어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