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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명수 CA기술포럼 회장(세중해운 대표)

“수출 전 과정 CA밸류체인 구축, 프리미엄 신선농산물 육성할 것”
산·학·연·관 협력⋯ CA기술 산업화·사업화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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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농업기술은 세계 10위권이지만 신선농산물 수확 후 손실률은 15~25%로 선진국의 5~10%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수확 후 관리기술 격차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한 해법으로 CA(Controlled Atmosphere)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산·학·연·관이 함께 CA기술의 연구·표준화·산업화를 이끌 ‘CA기술포럼’이 공식 출범했다.

CA기술포럼을 이끄는 한명수 회장은 1999년 세중해운을 창업해 25년 넘게 종합물류기업을 이끌어온 물류전문가다. 2020년 농촌진흥청과 MOU를 체결해 CA컨테이너 공동연구에 뛰어들었고 현재까지 12개국 1,800여톤의 CA 수출실적을 쌓았다. 

한명수 회장을 만나 CA기술포럼 설립취지와 비전, CA기술 확산 과제와 해법을 들어봤다.

❙  CA기술포럼은 어떤 단체인가
CA기술포럼은 신선농산물의 저장·유통·수출 전 과정에서 CA기술을 연구·표준화·산업화하고 산·학·연·관이 함께 협력해 국내·외 CA저장·유통·수출 역량을 높이기 위한 비영리 전문포럼형 사단법인이다.

기존 학회나 협회가 학술대회, 논문발표, 교육중심으로 운영되고 학계인사 비중이 높은 것과 달리 CA기술포럼은 산·학·연·관을 동등한 파트너로 구성하고 표준화, 조사, 용역, 컨설팅, 정책제안 등 산업화와 사업화에 초점을 맞춘다. CA저장고, 컨테이너, 제어알고리즘 등 CA기술 전반을 다루며 학술논의에서 나아가 실제 현장에 적용가능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설립취지는
우선 CA기술을 활용한 저장·유통·수출 체계를 고도화해 국내 신선농산물의 저장성, 품질, 수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다음으로 CA 관련 연구개발·표준화·산업활성화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산·학·연·관 정보교류를 통해 정책·사업·기술 개발을 연계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먹거리 안전성과 공급안정성을 높이고 CA산업 전반의 시너지와 일자리·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  CA컨테이너 기술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지난 25년간 세중해운은 다양한 공산품 물류를 취급하는 물류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던 중 홍콩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딸기와 일본산 딸기의 품질과 가격차이를 목격했다. 국내에서는 맛도 좋고 품질도 이상이 없던 한국산 딸기가 홍콩시장에서는 일본산에 밀리고 있었다. 이상하게 여겨 차이의 본질적인 이유를 살펴보니 핵심은 일본이 딸기를 홍콩에 수출할 때 ‘CA컨테이너’를 사용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도 물류를 바탕으로 사업을 하고 있으니 CA컨테이너를 도입해 한국 딸기가 홍콩시장에서 일본산과 대등한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극일’의 심정으로 CA컨테이너에 뛰어들었다. 이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와 MOU를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실증수출을 이어오고 있다.

❙  CA컨테이너를 활용한 수출 성공사례는
현재까지 12개국에 신선농산물 32작목 68품종, 1,800여톤을 194회에 걸쳐 수출했다. 대부분 수입국에서 품질우수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딸기, 고구마, 참외 등 3개 품목을 꼽을 수 있다.

딸기는 홍콩시장에서 일본산과 대등한 품질로 호평을 받았다. 고구마는 운송 중 부패 미생물로 인한 품질저하와 클레임이 반복됐는데 CA기술을 적용해 태국에 수출하자 품질상태가 매우 양호해 큰 신뢰를 얻었다. 참외는 수확 후 골갈변, 부패 등으로 2주일을 버티기도 힘든 작목인데 싱가포르까지 18일간 운송한 후에도 품질이슈가 전혀 없어 2일 만에 완판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  농가나 수출기업들이 CA기술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CA기술이 아직 초창기라 확산이 빠르게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출기업들이 주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인프라 문제다. CA는 콜드체인기반으로 수출 전 과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 농산물 수출 시 산지 및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의 인프라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상온에서 바로 상차해 수출할 수 있는 항공에 비해 CA컨테이너는 시간과 노동력이 훨씬 많이 든다.

둘째는 납기 탄력성이다. 예컨대 홍콩 바이어가 3일 후 매장판매를 원해 당일 오더를 낸다면 항공은 즉시 대응이 가능하지만 CA컨테이너는 홍콩까지 운송 시간만 4~5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납기 탄력성에서 불리하다. 물론 수입국 바이어가 일간·주간·월간 공급스케줄을 치밀하게 운영한다면 CA컨테이너로 운송이 충분히 가능한 측면이 있다.

셋째는 물량문제다. 항공은 1~2팔레트 수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20피트·40피트 CA컨테이너는 기본물량이 8~16팔레트 수준이어서 대량수요처가 아니면 공급이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 컨테이너 안에 여러 품목을 혼합해 운송하는 LCL(소량화물혼재)시스템이 대안이 될 수 있다.

❙  CA기술 확산을 위한 정책 및 기술은
정책적으로는 CA기술·장비·운영기준에 대한 국가표준(KS·MAFRA 가이드라인 등) 마련과 인증제 도입이 시급하다. 저장고·컨테이너·센서·제어 알고리즘에 대한 최소성능과 안전기준도 필요하다. 수출물류정책과의 연계측면에서는 CA컨테이너 해상운임 지원, 수출전용 CA 집하장·선적거점 구축 등을 포함한 물류패키지 지원이 요구된다.

기술적으로는 작목별 최적 CA조건과 품질변화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 호흡량·에틸렌·온도·습도 실시간 모니터링과 연동되는 자동 CA기체 제어시스템 및 AI알고리즘 개발도 과제다. 이와 함께 수출물류뿐만 아니라 산지-도매시장-소매까지 적용가능한 모듈형·이동형 CA장비 보급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기술도 필요하다.



❙  CA시장 확대전략은
가장 먼저 CA밸류체인 연계 수출프로젝트를 시행하고자 한다. 시행산지 선별→CA저장→CA수송→도착지 유통으로 이어지는 CA밸류체인기반 시범사업을 포도, 딸기, 멜론 등 특정품목과 동남아시아·중동시장에 적용해 성공사례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CA기반 프리미엄 신선농산물 브랜드를 육성하는 전략이다.

다음으로 CA기술 표준화·고도화 전략이다. CA저장고와 이동형 CA컨테이너의 설계·운영기준을 마련하고 산업계와 함께 표준모델(시설규격, 제어로직, 센서구성, 안전기준) 제시다. 이를 바탕으로 IT·AI프로그램을 포함한 통합솔루션 패키지를 개발·보급해 사용자 입장에서 ‘원스톱 CA시스템’을 시장에 제안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국가정책 연계전략이다. 정부·지자체·유관기관에 CA기반 수출·내수 유통 활성화 정책을 제안하고 공공·민간 R&D과제를 기획·수행하면서 결과물을 산업계와 공유해 기술상용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홍보·인식제고 전략이다. 매스미디어·SNS·세미나·심포지엄 등을 통해 CA기술의 효과(저장성향상, 손실감소, 부가가치 증대, 수출품질 유지사례 등)를 직관적으로 홍보하며 교육·컨설팅 프로그램으로 산지조직, 유통업체, 지자체담당자, 수출기업의 CA활용 역량을 높여 CA시장을 활성화 할 것이다.

❙  향후 목표와 중장기 비전은
단기(1~3년)에는 CA관련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축과 정기포럼 운영, 품목별 CA연구회·분과위원회 설치를 추진한다. 멜론, 사과 등 1~2개 대표품목에 대한 CA저장·수송표준 프로토콜(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CA저장고·CA컨테이너 실증사업 및 교육·컨설팅 패키지를 개발한다.

중기(3~7년)에는 CA기술 국가표준·인증제도화, 멜론·포도·딸기·단감 등 주요수출 품목군에 대한 CA적용 매뉴얼 확립, CA기반 수출프로젝트 확대를 추진한다. CA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품질·물류·가격데이터를 연계분석하는 기반도 조성한다.

장기(7~10년 이상)로는 한국을 동북아 CA저장·물류·장비·소프트웨어 허브로 성장시키고 국내기업의 해외 CA프로젝트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플랫폼포럼으로 도약하는 것이 비전이다. CA기술을 통해 농산물손실 감소, 식품안전·기후변화 대응, 농가소득·농업 부가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국가 핵심인프라로 자리잡도록 정책·산업 모두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산업적으로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올라선 선진국이지만 신선농산물 수출 품질 경쟁력만큼은 국가 위상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낙후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농업분야 국가경쟁력을 견인하는 하나의 축으로 CA기술포럼이 작으나마 보탬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