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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원호 기성이앤씨 전무

“환경·에너지효율 고려자연냉매 활용방안 마련돼야”
물류창고 저온비율 70~80%…저온 확대 경향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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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창립한 기성이앤씨(대표 김광호)는 △기계설비, 산업설비분야 설계감리 △에너지분야 사용계획, 진단, 절약기술 개발 △신재생에너지시스템, 온실가스 감축 컨설팅 및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의 쾌적한 환경조성시스템과 산업기계설비의 응용 및 에너지이용, 온실가스 절감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특히 최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콜드체인산업에서도 전문적인 냉동·냉장창고 설계능력을 보유한 설계사무소로 주목받고 있다.

김원호 기성이앤씨 전무를 만나 에너지효율적인 냉동창고 설계방안에 대해 들었다.

▎국내 냉동창고 설계동향은
물류창고에서 저온창고 비중도 높아져가고 있으며 기축 상온창고를 저온으로 리모델링하는 건도 일년에 2~3건씩 들어오고 있다. 신축 물류센터의 경우 5개 층을 설계한다면 3개 층은 저온으로 구성되고 있다. 

설계자 입장에서 보면 상온창고는 전체의 20~30%밖에 해당되지 않으며 저온 전용 창고 설계건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금 당장은 상온창고로 사용해더라도 나중에 저온창고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단열구성을 요구받고 있다.

현재도 중·대규모 물류창고 설계 프로젝트는 2~3년 전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 저온창고 설계건이 수주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결정된 것으로 부동산업계와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에너지효율에 대한 인식은
저온창고 설계를 하다보면 발주자들의 에너지효율에 대한 인식은 아직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요인은 사용의 편리성, 초기투자비의 경제성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효율적인 측면은 한계가 있다.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대규모에서는 개별식 냉동시스템보다 중앙집중식 시스템이 투자비나 운전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장비의 수명만 봐서도 개별식의 경우 잘쓰면 15~20년, 중앙집중식은 25~30년 가동할 수 있어 중앙집중식이 약 1.5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개별식 시스템은 멀티기종을 적용한다면 1개 시스템 안에 압축기를 여러 개 둘 수 있으니 자체적인 백업기능도 갖출 수 있다. 압축기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나머지가 정상적으로 운전된다면 보관하고 있는 상품을 손상없이 유지시킬 수 있다.

운영의 안정성 측면과 함께 우리나라 에너지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도 에너지효율에 대해 크게 고려하지 않는 이유다. 에너지비용이 싼데 굳이 중앙집중식과 백업설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비용증가를 감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해외기업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이유와 비슷할 것이다.

▎에너지효율적인 냉동창고 설계방안은
저온창고의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열성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이에 대한 효과는 금방 나타나진 않지만 저온창고 운영이 장기화될수록 차이가 벌어진다.

단열두께를 충분히 갖췄다면 에너지설비를 검토해야 한다. COP가 좋은 설비를 선정하고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GWP가 낮은 냉매를 적용해야 한다.

가장 합리적인 것은 암모니아나 CO₂같은 자연냉매를 적용하는 것이다. 자연냉매가 일반냉매보다 10~14%가량 효율이 높다. 환경적으로나 에너지효율적으로나 우수한데 지방자치단체 규제로 인해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1만9,800m²(6,000평) 이상 규모의 저온창고에서는 중앙집중식 시스템 효율이 좋지만 대부분 발주자와 미팅해보면 관리의 편이성이 높은 개별식 시스템을 선호한다. 후에 시공사가 결정되면 중앙집중식 시스템도 고려할만하다고 추천도 한다.

또한 냉동창고 에너지효율화를 위해 최근 LNG냉열을 활용하는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한국초저온에 –162℃의 LNG기화열을 활용한 시스템을 설계한 바 있다. –80~-60℃의 SF급 냉동창고, -25℃의 F급 냉동창고, 0℃의 C급 냉장창고 등에 그동안 바다로 버려진 폐열을 활용함으로써 에너지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연냉매 적용 가능성은
특히 암모니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강하다. 4~5년 전 암모니아를 사용하는 냉동설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로는 더욱 기피하는 상황이다. CO₂도 잊을만 하면 한번씩 사고사례가 뉴스에 나오니 마찬가지다. 심지어 냉동설비가 아닌 곳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뇌리에 깊히 박히는 것 같다.

감지센서의 성능이 발전했기 때문에 설비 주변에 설치하면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는 현장도 많다.가끔 녹색인증 등 친환경을 따지는 현장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물류센터에는 현재 적용받고 있는 규제만 피하자는 생각으로 Low GWP 냉매 적용을 꺼려하고 있다.

Low GWP 냉매의 단가가 일반냉매에 비해 2~3배 비싸기 때문에 경제성을 고려하면 선호되지 않는다. 관공서에서 GWP 1,500 혹은 3,000 이하 냉매를 적용해달라는 경우도 있으나 대다수가 소규모 현장이다.

▎냉동창고 효율화와 관련해 정책제언을 한다면
냉동창고와 관련된 정부 R&D가 매우 부족하다. 정책적으로 냉동창고 에너지효율화를 추진한다는 방향성은 발표된 바 있으나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냉매에 있어서는 매우 이율배반적인 상황이다. GWP가 낮고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자연냉매를 적용해야 하는데 지자체 규제로 인해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R&D를 실시해 안전에 대한 충분한 장치를 마련하고 환경·에너지 측면에서 우수한 냉매를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