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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lventa 2022, CO₂ 등 자연냉매 대전환 예고

출품기업 대다수 CO₂냉매 전면 내세워
韓 냉동공조시장 냉매전환 방향성 제시
Low GWP·High Efficiency 경향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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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냉동·냉장분야 최대 전시회라는 명성을 보유하고 있는 Chillventa 2022가 지난 10월11일부터 15일까지 독일 뉘른베르크(Nuremberg)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글로벌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이저 냉동공조 기업들을 4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었으며 향후 국내에도 영향력을 미칠 것이 뚜렷한 유럽시장의 트렌드를 읽기에 충분한 기술향연의 장이었다.

대부분 출품기업들이 CO₂냉매 적용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암모니아 및 R448A, R449A 등 대체냉매 기기도 눈에 띄었지만 시사점은 Low GWP·High Efficiency로 귀결됐다.

△냉동공조 △AC △환기 △히트펌프 등 4가지 테마로 구성된 전시장은 상업 및 산업분야의 제품 및 기술 트렌드를 제공했다. 43개국에서 844개 출품업체와 3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았고 4년간 공백을 채울 수 있는 혁신과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다만 코로나19 봉쇄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대다수 기업이 불참해 전체 규모는 축소됐다. 일부 유럽 지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은 타 전시회에 비해 작은 규모로 출품했다.

Petra Wolf NürnbergMesse Chillventa 2022 집행위원회 위원은 “출품기업과 방문객을 포함한 사람들의 얼굴에서 미래잠재력에 대한 열정이 녹아있었다”라며 “Chillventa는 AC 및 환기, 히트펌프 등을 포함한 냉동부문의 전 세계적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간 변곡점 확인
이번 Chillventa 2022는 유럽시장의 완전한 Low GWP 냉매전환과 자연냉매인 CO₂가 주류로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또한 대다수의 기업은 에너지저감 요소로 인버터 스크롤타입의 냉동기보다 기존 스크류타입의 냉동기 개선을 통한 에너지 및 온실가스 저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GWP가 높은 HFC냉매에서 Low GWP인 자연냉매 및 HFO냉매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이에 따른 관련 신제품들이 부각됐다.

‘F-gas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시장은 2020년부터 GWP 2,500 이상 HFC냉매 및 시스템 판매 금지, 2022년 GWP 150 이상 HFC장비의 판매 금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에 의해 지난 2018년 전시회만해도 유럽시장의 냉매전환 움직임은 포착됐으나 자연냉매로 바로 갈 것인지, HFO 혼합냉매를 거쳐갈 것인지 행방이 완전히 나눠지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4년이라는 시간동안 글로벌 트렌드를 읽을 만한 제대로 된 전시회가 없었기에 이번 Chillventa 2022는 전 세계가 함께 가야 할 냉매전환 방향성을 보여준 현장이 됐다.


Low GWP 냉매 대세
냉동기의 심장에 해당하는 압축기 제조기업인 Bitzer, Emerson, Danfoss 등은 CO₂냉매를 사용하는 압축기 및 대응부품들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참관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Carrier, MYCOM, Daikin, Johnsoncontrols, LU-VE 등 국내에서도 익숙한 해외기업들도 CO₂, NH₃ 등 자연냉매를 적용한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글로벌 냉매규제가 진행되고 있는 유럽시장의 Low GWP 냉매전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KRAIA)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주도 아래 △NSV(진동방지) △에쎈테크(밸브) △가온테크(전열교환소자) △신우공조(FCU) △SKA(브레이징필터) △뉴동해(진동흡수체) 등 국내기업이 참가해 한국관을 구성했다.

경동산업은 별도로 독립부스를 마련해 인버터를 적용한 상업용 냉동기 유니트를 전시했다. HFO계열인 R449A를 적용한 고효율제품을 출품해 글로벌 Low GWP 트렌드에 합류했다.

공조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현지기업인 MTF와 공동부스를 마련했으며 LG전자는 독립부스를 꾸려 한국의 기술력을 널리 알렸다.

국내시장 방향성 제시
이번 전시회는 한국 냉동공조산업이 집중해야 할 CO₂ 기술개발 및 제품출시에 대한 영감을 제공했다. 유럽시장은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미래를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키갈리 개정의정서에 A5국 그룹1에 소속돼 2020~2022년 HFC평균 생산 소비량+HCFC 65%를 기준수량으로 △2024년 동결 △2029년 10% 감축 △2035년 30% 감축 △2045년 80%로 줄여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 9월 국회는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규제 등에 관한 법률(오존층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 키갈리 개정의정서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유럽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CO₂를 냉매로 사용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남아있다. 기업의 제품개발에 앞서 CO₂냉매 적용을 위한 정책적인 장벽해소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칠벤타를 방문한 한 한국인 참관객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계적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에너지저감을 위한 친환경〮고효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음을 파악함으로써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에너지저감 및 효율화, 친환경기술을 위해 압축기, 히트펌프 등 냉동〮냉장〮공조설비에 직접적인 기계설비 외 효율적인 에너지관리를 위한 S/W 시스템과 건축 판넬 등 소재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Chillventa는 2024년 10월8일부터 10일까지 뉘른베르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야제인 10월7일부터는 국제 냉동, AC 및 환기 및 히트펌프 커뮤니티를 위한 Chillventa CONGRESS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