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호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활성화사업 주관사로 참여한 이수화학의 김태엽 애그테크(Ag-Tech)담당 상무를 만나 사업참여 계기 및 현황에 대해 들었다.
▎이수화학은 어떤 기업인가
이수화학은 1969년 세제원료 생산업체로 설립돼 다양한 제품을 국산화하고 공급하는 석유화학기업이다. 스마트농업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이수화학 그린바이오부문은 2017년 창설돼 스마트농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신성장사업 부문이다. 화학산업에서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과 플랜트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팜 중심의 그린바이오사업을 본격 추진 하고 있다.
△스마트팜 구축 △기자재 공급 △환경 제어솔루션 개발 등 농업 전주기를 포괄하는 벨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과 호주에서 ‘온실기반 자동화 농장’, 베트남과 한국에서 ‘도심형 수직농장’을 운영하며 실증과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수화학의 차별화된 기술인 MGS(Mobile Gutter System)는 자동화와 안전성을 극대화한 농업 생산설비로 고효율 생육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AI기반 환경제어솔루션과 자율운영시스템 개발을 통해 노동집약적인 기존 농업구조를 데이터기반의 예측·지속가능시스템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K-스마트팜 패키지 수출활성화사업 참여계기는
이수화학은 스마트농업을 미래 핵심성장동력으로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수화학의 스마트농업사업을 글로벌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시키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참여했다. 사업 참여당시 이수화학은 R&D 및 타 사업을 통해 확보한 △스마트팜설비 △자동화기술 △재배기술 △환경 제어솔루션 등 농업 전반에 걸친 통합 역량을 해외시장에서 실증하며 상용화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호주시장은 기후변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스마트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형 농업기술이 진출할 수 있는 매우 전략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온실 자동재배솔루션과 환경제어기술을 실증하고 향후 중장기 수출기반으로 확장하고자 본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수화학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기술수출을 넘어서서 데이터기반 지속가능한 농업솔루션을 해외에 정착시키기 위한 장기적 계획의 출발점으로 봤다.

▎사업 내에서 맡은 역할은
이수화학은 2023년 농식품부·농진원이 주관한 K-스마트팜 패키지 수출활성화 사업 주관사로 선정돼 스마트팜패키지의 해외실증·확산을 위한 컨소시엄을 이끌었다. 이를 위해 자회사 한가람포닉스, 이수시스템, 아이오크롭스와 협력해 호주 현지사업계획부터 시공·운영 전 과정을 총괄했다.
▎호주 스마트팜 데모온실 규모 및 특성은
1만㎡(약 3,000평)규모의 온실로 측벽은 PC(poly carbonate), 천창은 PO(Poly Olefin)필름을 적용했으며 한국표준의 내재해 온실을 기준으로 호주 현지상황에 맞춰 커스텀됐다. 온실 내부형태는 엽채류생산에 맞춰 구성됐다.
이와 함께 이수시스템이 개발한 복합환경제어기 ‘SmatRoot’를 통해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해 재배시스템을 운영할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열대기후조건에 해당하는 온실지역 특징을 감안해 여름철 작물생산을 위한 냉방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재배작물은 현지에서 소요량이 많으며 경쟁력 있고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샐러드용 엽채류로 선택해 이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 및 재배기술이 투입됐다.
▎자체개발한 ‘자동화 이동식 베드’는
거터(gutter)가 작물 생산주기에 맞춰 수확단으로 이동하는 MGS로 엽채류 대량 생산에 최적화된 재배솔루션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이수화학은 자체기술로 MGS를 완성해 상용화를 개시했으며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활성화사업을 통해 해외수출 첫 사례를 만들었다.
MGS는 ‘거터’라는 작은 관에 식물을 정식하고 순환식 양액시스템으로 배양액을 공급해 작물이 효율적으로 영양분을 흡수하게 하는 재배방법이다. 일반 온실재배에 비해 높은 작물밀도를 가질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대한의 작물 밀도를 확보하기 위해 성장상태에 따라 작물이 어린잎 시기일 때는 간격을 좁혀 밀도를 높이고 성장함에 따라 그에 맞춘 너비로 간격을 넓혀 조정해가는 시스템이다.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온실면적 사용 능력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다.

▎향후 데모온실 운영계획은
이번 사업참여를 통해 이수화학은 다양한 신규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으며 선진국 진출을 위한 여러 기반사항을 확인하며 내재화할 수 있었다. 향후 호주 데모온실을 선진국시장에 적합한 신규 기술개발 및 실증 장소로 활용하며 △작물생산 기술고도화 △원가절감 방안 △자동화시스템 개선 등다양한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속 K-스마트팜 경쟁력은
호주는 국토가 넓고 다양한 기후대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작물별 적합한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 농산물을 재배 후 각 도시로 공급하는 노지농업 중심의 구조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불안정사례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생산성과 공급망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호주 정부차원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스마트농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K-스마트팜은 기술력대비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K-스마트팜 자동화설비와 IT기반 환경제어기술은 신흥 수요국에 실용적이며 적합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스마트팜 사업계획은
지금까지 이수화학은 스마트팜기술기반 고도화에 집중했다. △전용 재배시설 △자동화설비 △환경제어기술 등 시스템 기술개발을 통해 스마트팜의 구조적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확보에 주력해왔다.
앞으로는 △재배법 △품질관리 △수익 모델 등 소프트웨어적 요소를 강화해 스마트팜 전주기를 포괄하는 통합솔루션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 전문기업 및 유관업체들과의 전략적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성이 확보되는 비즈니스 모델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도심형 수직농장과 딸기전용 수직농장모델은 스마트팜기술을 통해 유휴자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거나 기존 자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농업 생산성과 자산활용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어 기존 산업용 부동산이나 도심 내 유휴공간을 가진 투자자들에게도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